신핑/Xin Ping, CGTN과 Xinhua 및 Global Times 등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국제문제 전문해설자
출처: 중국국제방송 CGTN, 2022년 9월25일자
소개의 변) ‘전쟁의 최대 희생자는 진실’이라는 말이 있다.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번 우크라 사태를 놓고 미패권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서방미디어의 행태를 보면 조작과 왜곡 그리고 과장으로 전세계인들을 농락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한국의 언론들은 그저 받아쓰기에 바쁘다. 이렇듯 편향된 보도와 시각을 조정하기 위하여 비판의 시각에서 우크라 위기를 바라보는 중국 지식인의 입장을 아래 소개한다. 이 역시 진실을 온전히 담고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으나, 최소한 우리의 시각 지평을 넓히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8월 22일 지역현지의 포도원을 방문한 가운데 한 농부가 우크라 지도자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젤렌스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주변에 그를 속이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에르도안은 거짓말쟁이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역자: 문맥상 미국임을 지칭), 최후의 패배를 당할 때까지 우크라는 러시아와 싸우기를 원했던 국가로 확실하게 기록될 것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미국이 우크라 위기에 대해 젤렌스키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두를 속였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우크라 편에 서겠다고 거듭 약속했지만 처음부터 우크라에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에 무기를 계속 제공하고 있고 러시아에 대하여 적대적 선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정작 분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의 NATO 가입 제안을 고려할 것(역자: 가입을 강요했지만)이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인 약속했습니다만 그 약속은 결코 성취될 내용이 아닙니다. 마이클 앤서니 맥폴(Michael Anthony McFaul) 전직 러시아주재 미국대사도 미국이 실제로 ‘우크라를 속이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우크라 분쟁의 성격을 “민주주의 대 독재”에 관한 것이라고 계속해서 홍보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에게 “정의”와 “악”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이 정말로 “우크라의 민주주의 수호”에 관심이 있습니까? 진실은 이번 위기 내내 우크라는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해왔다는 것입니다. 이제 위기는 200일 이상 지속되었으며 우크라는 여전히 갈등과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처음부터 러시아는 미국 거짓말의 장기적인 목표이자 희생자였습니다. 서방과 화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소련은 1991년 바르샤바 조약을 해산했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후 러시아는 미국으로부터 ‘NATO가 러시아에 비적대적’이라는 보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조치는 보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1999년 이후 NATO는 5차례의 확장을 완료하여 동쪽 경계를 러시아의 서쪽 경계에 더욱 가깝게 밀어 붙였습니다. 이는 누군가의 목에 칼을 꽂고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라고 설명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러시아의 경험에 따르면 “약속”은 미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약해진 러시아가 소련으로부터 국가기구를 물려받았을 때, 미국은 눈앞에 전개되는 전략적 이해관계의 성과를 거두려는 유혹을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 DC의 정책 입안자들은 러시아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러시아와 우크라가 싸우고 있는 대리전의 상황을 미국이 지켜보고 있습니다만, 한편 미국 거짓말의 또 다른 희생자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은 유럽입니다. 유럽을 선동하고 러시아를 도발시킨 후 미국은 갈등을 멀리하고 난장판에 휨쓸린 유럽과 거리를 유지합니다. 유럽의 안보 프레임워크는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가스의 40%와 석유의 4분의 1을 러시아에서 수입해 오던 유럽은 역사상 가장 추운 겨울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에너지와 식량에 대한 제재에 대하여 유럽을 설득하는 동안에도, 자신은 정작 대량의 러시아산 원유를 미리 사들였습니다. Markets Insider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생산하는 액화천연가스의 60%를 유럽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의 디커플링(수입금지)에 대한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유럽연합은, ‘전략적 자율성’ 달성이라는 큰 비전에 가려, 미국이 제시한 디커플링을 앵무새처럼 주장합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몸의 중요한 네(4)부분만 씻는다”는 농담은 유럽 정치인들이 미국의 거짓말에 갇힌 사실을 잘 드러내 보입니다.
유럽이 치러야 할 또 다른 무거운 댓가가 있습니다. 전 펜타곤 분석가인 로버트 E. 잉글리쉬는 지난 8월 내셔널-인터레스트 웹사이트에서 유럽인들이 우크라 재건을 위해 최소 1조 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이에 대한 EU의 전체 재정부담은 연간 GDP의 거의 10%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다른 나라의 손실로부터 이익을 얻고, 무기 판매를 늘리고, “뇌사상태” NATO를 부활시켜 유럽의 안보의제를 지배하고, 오랫동안 원했던 대로 가장 큰 라이벌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우크라 위기에 대해 전세계 모두를 속인 방법과 이유입니다.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미국은 우크라 위기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을 속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들을 항상 속일 수는 없습니다.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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