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쿠바에서 반정부 시위가 있었다. 지난 일요일(11일) 오후 하바나 근교의 소도시에서 시작되었고, 지방에서 연이어 일어나는 모습이었다. 이는 즉각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해외 주류언론을 통해 시위 소식은 일파만파로 퍼지기 시작했다. 뉴스의 최종 버전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결국 쿠바 최대 규모의 시위로 나타났고, 이로 인해 체제 위기가 임박하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
READ MORE‘한 나라 두 대통령’ 스캔들로 2019년을 뜨겁게 달군 베네수엘라 사태가 일어난 지도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국회도 아닌 광장에서 스스로 대통령으로 ‘셀프선언’한 야당 과이도 의원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일이다. 그는 2019년 1월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재선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 취임식 직후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물론 이는 라틴아메리카 전대미문의 정치권 ‘희극’이라 불러도 […]
READ MORE“쿠바 공공의료의 다른 이름, 하얀 가운 노예들”. 얼마 전 조선일보에 버젓이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 내용과는 별개로 조선일보가 제목을 다는 ‘실력’은 타의 추종을 받는다. 특히 사실관계 확인에는 극도로 인색한 해외지역 사례를 마구잡이로 인용하거나,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를 숨기지 않는 편파적 보도와 해석들로 국제뉴스의 상당 부분의 지면을 할애하기도 한다. 조선일보가 유독 집중하는 라틴아메리카의 두 나라가 있다. 바로 […]
READ MORE소위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진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살인’은 미국 사회에 만연한 흑인에 대한 차별과 뿌리 깊은 인종주의의 민낯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실 모든 인종 이슈가 그러하듯 이번 사건의 본질은 ‘순수한’ 인종차별에 기인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소수의 백인이 다수의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백인 우월주의의 핵심은 피부색이 아니라, 백인 중심의 계급사회가 만들어낸 차별이기 때문이다. 조지 […]
READ MORE코로나19가 북미에 이어 남미로, 이제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멕시코는 물론이거니와 브라질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거침없이 퍼져가는 이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건 생존의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분명한 현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빈곤하지 않다. 살인적인 사회적 불평등이 뿌리 깊은 똬리를 틀고 있는 […]
READ MORE카리브해의 외딴섬 같았던 쿠바에도 바이러스는 비껴가지 않았다. 3월 11일 이탈리아 출신 관광객이 처음 확진자로 확인되었고, 세계적으로 확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터라 코로나 대응을 위한 쿠바 정부의 첫 공식발표가 이어졌다. 약 한 달간 쿠바 국적자, 거주 비자 소유의 외국인을 제외한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의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이미 쿠바 체류 중인 약 6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에 […]
READ MORE2020년을 삼켜버린 코로나19는 앞으로 제법 긴 시간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을 바이러스가 될 것이다. 각자의 경험과 기억의 방식으로 지금의 위기를 느긋하게 회자하기에는 상처들이 깊다. 중국을 시작으로 현재는 유럽을 휩쓸고 있고, 이제는 미국을 필두로 전 아메리카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단시간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마치 기록경신 경쟁이라도 하듯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
READ MORE험지를 찾아가는 세상의 의사들은 모두가 존경스럽다. 현재 한국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대구로 모여든 의사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훈훈한 소식이다. 그들을 응원하고, 고마운 마음은 지나침이 없는 일일 게다. 새삼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의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고민해 봄 직한 소식이었다. 그래서 쿠바 의사에 대해 잠시 이야기해보려 한다. 쿠바에는 누구나 가족 주치의가 있다는 사실로부터. 쿠바 […]
READ MORE사회주의라는 시스템이 언제부터 전체주의의 또 다른 표현으로 자리를 잡았는지 정확한 그 시점은 알 수 없다. 또한, 인류 보편의 권리라는 “자유”, 그리고 “번영”이 어찌하여 자본주의가 독점하는 가치가 되었는지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적어도 라틴아메리카 국가 대부분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들이 자본주의 시스템이 태생적으로 잉태할 수밖에 없는 것임에도 말이다. 풍요로운 소수와 다수의 빈곤층이 겹겹이 […]
READ MORE마침내 1820년대 이후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유럽의 지배로부터 독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의 ‘뒷마당’으로 전락할 처지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이미 미국은 1823년 먼로 독트린 선언으로 북미 이남의 아메리카에 대한 독점적인 ‘지배권’을 확보했으며, 20세기 이후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라틴아메리카는 없었다. 쿠바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미국의 신식민지가 되는 과정이 독립과 함께 신속하게 진행되었으며, 조금 더 노골적으로 […]
READ MORE지리적 거리 만큼이나 잘 좁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라틴아메리카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고정된 시선일 것이다. 이른바 군부독재도 정당화하는 ‘개발’의 척도는 우리와 그들을 선 긋고 제1세계와 제3세계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만들어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는 소위 ‘우월’하다는 생각을 자리 잡게 한다. ‘저개발’ 국가로 통칭하여 부르는 라틴아메리카를 바라보는 우리의 의식적 기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으로 이 같은 인식은 미국을 위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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