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경제학과 지식경제(6)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에 대한 평가 : 경쟁적 선택이 선택하는 소재의 다양성에 대한 설명을수반하지 않은 경쟁적 선택이론
지식경제의 도래 2021.11.13 0 COMMENTS한계주의 경제학의 네 번째 결함은 경쟁적 시장선택의 이론으로서 이 경제학이 선택적 기제가 선택하는 다양한 소재들의 창출에 대한 설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선택에 제공되는 다양성은 경제학의 관심에 외부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은 자신의 범위, 풍부함 및 그 존재 자체를 당연시한다.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은 부담스러운 실패작이다. 경쟁적 선택방법의 다산성은 경쟁적 선택이 작용하는 자료들의 다양성에 의존한다.
폴 새뮤얼슨은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경제학의 최강의 독보적인 통찰로 묘사했다.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직관에 반하기 때문에 더욱더 강력하다. 무역이론의 전체가 그렇듯이 비교우위론도 주권국가의 엄호 아래 작동하는 상이한 경제들로 세계가 분할되는 것을 전제한다. 세계분할은 이제 특징적인 제도적 안배들의 채택을 가능하게 하고 인류의 문화이기도 한 인간성의 독특한 방식들을 지지한다. 상이한 경제적 제도들은 인간의 생산능력의 계발에서, 즉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생산하는가에 있어서 다양성을 우대한다.
19세기 후반 이래로 주류 경제이론에서 보자면 세계가 국경선으로 분리되고 상이한 법률로 통제되는 경제들로 분할되는 현상은 어쨌든 값비싼 장애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의미가 없는 사건이다. 국가주권에서 발생하는 무력충돌, 무역전쟁, 실제 전쟁을 포함하여 거래비용, 복잡성과 위험들에서 벗어난 세계정부와 그 법률의 보호 아래 통일적인 세계경제도 마찬가지로 존재할 수도 있다.
진화론에서 신(新)다윈주의적 종합은 그 현재적 구성요소의 절반(유전적 돌연변이와 재조합에 관한 나머지 절반은 없고 다윈적 자연선택에 관한 절반만 있다)으로 축소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경쟁적 선택 기제의 다산성은 기제의 효과뿐만 아니라 선택된 재료의 다양성에도 달려 있다. 나머지 절반이 없이 그러한 설명의 절반을 보유하는 것은 불확실한 가치를 갖는 견해를 유지하는 것이다. 활용 가능한 절반의 가치는 나머지 절반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 경쟁적 선택이 선택하는 소재의 다각화[돌연변이]에 대한 설명을 전개하지 못한 것은 (교환의 어렴풋한 연장으로서 생산관점 이외의) 생산관점의 부재와 (특히 시장질서의 가능한 제도와 관련하여) 제도적 상상력의 결핍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무엇을 어떻게 생산하는가에 있어서 다소간 실험적인 편차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시장경제를 규정하는 제도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자산을 창출하는 것을 우대하거나 억제할 수도 있다. 그러한 제도들은 자연에 대한 실험과 인간의 협력에 대한 실험의 연결을 단단하게 하거나 느슨하게 할 수도 있다.
다양성의 창조는 상수나 소여가 아니라 과제다. 이러한 과제의 실행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어떤 유형의 다양성이 다른 유형의 다양성을 생성하는 데에 조력한다는 원칙이다. 최상의 시장질서는 시장의 유일한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생산의 자원과 기회에 대한 다양한 분산적 접근(즉, 상이한 재산제도)이 동일한 경제 안에 공존하도록 허용하는 질서이다. 이러한 질서의 수립이 제도적 설계(생산의 자원과 기회에 대한 분산적 접근을 위한 다양한 일련의 안배들을 수용하는 체제의 설계) 작업에서 우리의 부담을 덜어주지 않는다. 도리어 그러한 설계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와 같은 언급들은 지식경제의 성격과 미래를 설명할 수 있는 어떠한 경제이론에도 특별한 효력을 가지며 적용된다. 경쟁적 선택이 선택하는 자료의 다각화에 큰 역할을 하는 정치경제학과 현재 가장 선진적인 생산방식의 친화성은 지식경제의 확산과 심화의 모든 측면에서 명백하게 나타난다. 생산공학의 미시적 특징에서 거시적 구조(경제활동의 제도적 구조틀)에 이르는 스펙트럼의 두 극단에서 이 문제를 고찰해보자.
제한적이고 고립적인 형태에서도 지식집약적인 생산방식은 상품과 서비스의 탈규격화나 맞춤제작과 대규모 생산을 결합한다. 동시에 지식집약적인 생산방식은 생산과정의 참가자에게 허용되고 요구되는 재량과 신뢰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제품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도 실험적 혁신과 다양성의 여지를 증대시킨다.
지식경제의 심화 및 보급은 분산된 경제활동의 조직과 자금지원을 위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안배들과 나아가 재산과 계약체제의 다원성을 요구한다. 시장경쟁의 방어와 확대는 경제활동의 방법과 결과에서 실험적인 다양성을 확장하는 것을 그 보충수단으로 확보해야만 한다. 경제의 제도들뿐만 아니라 생산방식은 이러한 다양성을 가정하는 대신에 추구하고 달성해야만 한다.
그러한 의제에 유용한 경제학은 누락된 부분(선택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에 대한 부분)을 경쟁적 선택이론에 제공하는 경제학이어만 한다.
지식경제, 체제 전반으로 확산하라, 한겨레

저자 : 로베르토 M. 웅거 (ROBERTO M. UNGER) / 역자 :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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