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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밀가루 값이 폭등했다. 아니 폭등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있긴 하지만 단연 기후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가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 산불에 시달리며 황폐화되었고, 기존의 지역별 농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기온이 3도 오르면,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18억 1,7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5배 정도가 된다고 한다[1]나는 이 시점에서 두 가지 대안을 – 그것이 아직 단점이 있거나 불충분할지라도 – 제안하고자 한다. 그 하나는 채식이고 다른 대안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스마트팜이다. 

소나 양과 같이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은 메탄을 배출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더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가축을 키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미 심고 가꾼 나무들이 베어진다. 지금도 브라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는 국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하에 아마존 밀림을 이런 방식으로 없애고 있다. 한편 가축을 키우고 식용고기로 만들어 우리의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쌀을 먹을 때보다 6배가 넘는 수질오염이 발생한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21세기 말에는 감자와 옥수수도 키우기 어려워지고 지구는 4.7도 더 뜨거워진다.  

실상 장기간에 걸쳐 전 지구는 100년 전보다 1도나 높아졌다[2].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가령 2019년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온난화로 인해 호주의 건조해진 숲에는 초대형 산불이 일었고 무려 7개월 동안 꺼지지 않았다. 야생동물 5억 마리가 죽었고, 코알라는 멸종위기종이 되어버렸다. 지구온난화를 막아주고 온실가스를 흡수해주는 건 숲인데 그렇게 숲은 사라졌다. 그것도 모자라 인간의 멈추지 않는 육식을 충족시키려 이 순간에도 숲은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끼라도 고기 대신 채식을 한다면우리는 지구를 살리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채식산업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된 나라는 전통적으로 독일[3]이다. 단순히 풀만 먹는 방식이 아니다. 독일은 채식 식품을 만들 때 ‘BIO’라는 유기농에서 출발했다. 물론 맛도 좋아야 하지만 해로운 식품 첨가물을 넣지 않아야 한다. 즉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건강한 제품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독일의 여느 왠만한 슈퍼마켓에 가도 ‘BIO’나 채식’ 코너는 빠지지 않고 잘 구비되어 있다. 심지어 햄이나 고기도 채소로 만들고 맛도 비슷하게 유기농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수급 문제에 스마트팜 기술로 대처하는 대표적인 나라로는 네델란드와 미국, 일본, 이스라엘, 독일, 중국, 덴마크 등이 있다. 스마트팜[4]이란 농작물과 가축의 생육정보와 환경정보 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농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점검하고, 적기에 처방함으로써 노동력, 에너지, 양분 등을 종전보다 덜 투입하고도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제고가 가능한 농업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전북지역에서도 바나나를 재배할 정도로 농작물 지도가 바뀌었을 뿐 아니라 수해나 냉해로도 이어지면서 해마다 그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다[5]. 작년에는 냉해로 인해 2010년 대비 10% 이상 농가 소득이 줄었다고 한다. 또한 전통작물은 빠르게 사라지고 불규칙한 날씨에 전염병과 해충이 늘면서 수확량이 급감하고 있다. 정부보고서는 수십년 내로 쌀은 수확량의 4분의 1, 여름 감자는 30% 이상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위기를 이겨 내기 위해 기후변화에 맞는 작물로 바꾸는 방안과 안정된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팜 농장확대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농업현장에서 작물전환은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가 어렵고 스마트팜은 그 안에서 키운 작물들이 채소 위주로 쌀이나 밀 등과 같이 근본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곡물이 아니다. 게다가 스마트팜이라 일컫는 식물공장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지만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이 낮고, 지열 및 수자원 사용량도 적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해 품종 개량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법을 개발하되 스마트팜의 순기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일반 밭에서는 3개월 걸리는 출하주기를 10분이 1로 줄일 수 있고 수직재배로 면적당 생산성도 최대 수십 배 이상 높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연중 일정한 가격에 식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스마트팜은 초기 투자 비용의 부담은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나 공급처 확보라는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점차 곡물 등으로 재배 작물을 다변화하고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재배시설로 전환 및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1] 2021.10.28. 서울환경연합 

[2] 2021. 광주광역시교육청

[3] 2021.07.11. KBS

[4] 2019.11.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스마트팜 기술 및 시장동향 보고서> 

[5] 2021.06.21.mbc 뉴스

차 유노

대학에서 법을 전공한 후 현장에서의 실천적 운동에 매진. 주로 빈민운동과 환경운동에서 활동. 현재, 조그만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운동을 통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자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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