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전, 나는 환경관련 기관에 근무하면서 일본의 원전 시설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쓰나미로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사고지점 근처에만 가도 외교부에서 방사능 노출에 조심하라는 문자가 연속 날라왔다. 그때마다 뉴스에서 보았던 대형 쓰나미와 원전사고 장면들이 소름 끼치도록 생생히 떠올랐다. 일본의 원전 시설들을 견학하면서 시종일관 듣는 내용은 원자력 발전은 효율적이고 안전하다는 소리였다. 예쁜 모자를 […]
READ MORE전세계 밀가루 값이 폭등했다. 아니 폭등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있긴 하지만 단연 기후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가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 산불에 시달리며 황폐화되었고, 기존의 지역별 농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기온이 3도 오르면,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18억 1,7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5배 정도가 된다고 한다[1]. 나는 이 시점에서 두 가지 대안을 – 그것이 아직 단점이 있거나 […]
READ MORE나의 서울생활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단연 ‘집’이다. 나를 서울에서 밀어낸 여러 요인들 중 하나도 단연 ‘집’이다. 한국 영화 ‘기생충’은 집을 배경으로 두 가족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그런 한국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을 휩쓸 때, –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기 직전 – 정작 아카데미 대상을 받은 영화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마드랜드(Nomadland)’라는 영화였다. 그 영화는 자본주의 최첨단에 서 있는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현대인의 불안한 고용과 […]
READ MORE돌아보면 내 인생이 늘 그렇듯이 시간과 돈에 쫓기다 보니 마흔이 넘어 운전면허증을 땄다. 물론 대도시에서 오래 살아 땅속으로만 주로 다녔기에 자가용을 몰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했고 환경보호라는 명목으로 ‘나’라도 운전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운전면허 따기를 미룬 측면도 있다. 그러다 2019년 여름 휴가 때, 거의 20년 만에 미국에서 함께 공부했던 대만 친구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친구가 20년 전 미국에서도 20년 후 대만에서도 운전을 […]
READ MORE“전남 무안의 바닷가 간척지 10만 평에는 태양광 패널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바로 옆 7만평 간척지에도 태양광발전 공사를 하고 있다. 무안의 복길 간척지 70만평, 영암 삼호읍과 미암면의 간척지 500만평, 나주 동강면 간척지 60만평, 완도 약산면 간척지 50만평 등 대한민국의 모든 간척지에 태양광 패널을 뒤덮는 광풍이 불고 있다. (…) 전남 순천의 작은 땅에 무려 10곳의 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강원도 영월 김삿갓 계곡에도 “풍력 반대” 현수막이 가득 붙었다. 전국의 산정상마다 풍력발전기 광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인천 굴업도와 덕적도에서부터 당진과 태안, 신안, 통영, 여수, 부산 앞바다에 이르기까지 전 해상이 풍력으로 뒤덮이고 있다.” 최병성 <탄소중립,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 녹색평론 179호 2021.07.01 “국내 최고령 석탄화력발전소인 호남화력발전소 1, 2호기가 지난해 12월 31일 밤 12시를 기해 가동을 중단했다 …… 이 발전소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단지로 발전해온 지난 반세기의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고도성장의 상징도 탄소배출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시대의 흐름 앞에 멈춰 섰다. 호남화력발전소 부지엔 최신 액화천연가스(LNG) 복합 및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선다. 하지만 이런 친환경 전환에도 그늘이 있다. 바로 석탄발전 직종 종사자들의 업무 전환 문제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그 희생양으로 선택되기 쉽다. 호남화력발전소의 경우에도 소속 노동자 601명은 모두 재배치됐지만 협력사 노동자 61명은 일을 그만둬야 했다.” 이명익 <친환경 전환의 그늘> 시사IN 748호 2022.01.18 […]
READ MORE옷,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우리집에서 엄마가 단연 제일 많은 양의 옷을 가지고 있고 그 다음 나, 마지막은 아빠다. 하지만 새 옷을 사 입는 순서로 바꾸면 ‘나 > 아빠 > 엄마’ 순이다. 나는 10년 가까이 엄마가 새 옷을 사는 걸 본 적이 없다. 엄마는 항상 구제 및 헌 옷을 파는 단골 트럭에서 옷을 산다. 나도 할인하는 새 옷뿐 아니라 헌 옷을 애용하는 편인데 아름다운 가게나 온라인 빈티지 샵에서 구입한다. 헌옷들도 디자인이나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