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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의 정기 칼럼니스트인 스티븐 M. 월트(Stephen M. Walt)는 하버드 대학교 국제관계 교수이다

출처: 포린-폴리시, 2023년 2월 9일자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한 이래, 양측의 병력은 제각각 1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고(역자: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따르면, 1월말 현재 러시아 측은 6-7만 명,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4-50만 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음) 수천 대의 탱크와 기타 장갑차를 잃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30% 이상 위축되었고 같은 비율의 시민들이 집을 잃었습니다. 인프라가 파괴되고 발전용량도 40% 정도가 손상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느 쪽도 기꺼이 타협하거나 휴전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모스크바, 키예프,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서방 지지자들의 입장은 점점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전쟁은 가혹하지만 교훈적인 가르침을 남기며, 때로는 수많은 생명의 희생 속에서 우리가 구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미래를 위한 커다란 지식과 지혜입니다. 다음의 내용은 우크라이나에서 1년 동안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전세계 지도자와 인민들이 배울 수 있는 다섯 가지 교훈입니다.

 

교훈 1: 지도자는 판단을 잘못하기는 매우 쉽습니다

필자가 작년 말에 썼듯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제대로 저항을 할 수 없고 저항을 시도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실수를 저질렀음이 이제 분명해졌습니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력에 대한 과신, 우크라이나의 강인함, 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서유럽의 능력을 잘못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을 포함한 서구인들도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수년 간의 전쟁 가능성을 무시했고, 경제제재의 위력을 과장했으며, 우크라이나를 서방 진영에 편입시키려는 노력에 대한 러시아의 거친 반대를 과소 평가했습니다. 이 경우(다른 많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실제 싸움이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전쟁의 가능성에 대하여 뿌연 안개가 지도자들의 시야를 가렸습니다.

 

교훈 2: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침략에 대응하여 강고히 단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또한 일반적으로 국제 체제의 국가들이 명백한 침략행위에 반대하기 위해 단결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이것은 푸틴이 간과한 또 다른 교훈입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고 믿는 것 외에도, NATO가 지금처럼 강력하게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 약한 상대와 일대일로 싸우는 대신, 러시아는 GDP의 총합이 러시아보다 거의 20배에 해당하는 연합세력이 지원하는 국가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연대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무기를 생산하고 러시아 에너지 공급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에서 논의하겠지만 그렇다고 외부의 연대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마냥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푸틴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던 것을 오래 지속되고 불확실한 상황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전쟁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끝나든 결국 러시아는 미래에 훨씬 약해질 것입니다.

개별 국가들은 침략 국가가 성공하게 되면 더욱 많은 침략을 시도할 것을 걱정하기 때문에 연대를 통해 저항의 균형을 잡아 갑니다. 두려움은 때때로 잘못된 것입니다만, 수정주의 국가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현상유지를 바꾸면 그것으로 만족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개별 국가들은 상황을 확신할 수 없으므로 (최소한 초기에는 아님) 문제(침략)가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억제가 실패할 경우 이를 물리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칩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기 위해 수십 년(스웨덴의 경우는 수세기)의 중립성을 포기하기로 한 결정은 이러한 경향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영토를 장악하려는 강대국의 지도자들은 이 점을 조심해야 합니다. 노골적인 침략 행위는 다른 강력한 국가들이 연합하여 대항하도록 이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대항의 연합이 이루어지면, 설령 군사작전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침략국가는 이전보다 매우 불안전해질 것입니다.

 

교훈 3: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미국인들은 전쟁을 영예와 승리 퍼레이드가 뒤따르는 짧은 충격과 경외감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미국의 최근 상대가 삼류 국가들이었고 (역자: 소련붕괴 이후 미국은 중동과 발칸의 상대적 약소국들과 수 차례 전쟁을 치렀다) 제각각 전쟁의 초기에 군사작전의 기간이 짧고 일방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경향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결국 몇 년 동안 계속되었지만 이는 미국이 이들 국가들을 점령한 이후 광범위한 정치 및 사회 개혁을 시도했기 때문에 발생된 일이었습니다. 그 결과로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고도 패배시킬 수 없는 강력한 저항이 일어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릅니다. 러시아의 초기 공격은 좌절되었고, 신속한 우크라이나 정권교체라는 목표는 실패했습니다. 12개월이 지난 후에도 두 개의 주권 국가에 속한 재래식 군대는 여전히 전장에서 전력을 다하고 상대방을 압박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몇 번 전황의 반전에도 불구하고 어느 측도 상대방에게 녹-아웃 타격을 줄 수 없었습니다

푸틴은 전쟁이 빠르고 손쉬울 것이라고 잘못 믿었습니다. 반대로 키예프에 대한 러시아의 초기 공격이 실패하고 그 군대가 큰 손실을 입었을 때, 우크라이나와 지원국가들의 연합은 충분한 외부 원조, 우크라이나 군의 결의, 광범위한 경제제재 등으로 러시아에 결정적인 패배를 안겨줄 수 있고 강대국의 대열에서 러시아를 몰아낼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지난 여름 시작된 성공적인 반격은 크리미아를 포함하여 잃어버린 영토를 모두 되찾으려는 키예프의 희망이 실현 가능한 것처럼 보였고, 일부 관찰자들은 모스크바에서 정권교체(푸틴 퇴진)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인구의 3배가 넘는 인구, 대규모 군사 산업기지, 상당한 군사장비 매장량을 보유한 강대국입니다. 러시아 지도자들은 전쟁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실존적 긴박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군대의 전투력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다소 향상되었으며 우크라이나 도시와 인프라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은 성공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혔고 현재까지 치열한 소모전은 우크라이나에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진된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전차 포함)와 훈련을 제공하려고 최근 서방이 급히 서두르고 있습니다. 외부 지원을 통해 키예프 당국이 전선을 유지하고 가까운 시일 내 제한적인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현재 러시아 군이 통제하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 이들을 축출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핵무기 사용을 포함하여 (일부 전문가들은 부인하지만 전혀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단계적 확전의 가능성이 여전합니다.

 

교훈 4: 전쟁은 극단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타협을 어렵게 만듭니다

후 폭풍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쟁 여부는 냉정한 추론과 신중한 계산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져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허풍, 희망사항, 도덕적 관점, 애국적 광풍, 집단적 여론몰이가 이어지고 강경파의 입장으로 신중한 목소리가 묻히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느 쪽도 승패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과적으로 어떤 타협도 논의하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것이 전쟁을 끝내기 어려운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중요한 이유입니다.

필자가 몇 달 전에 자세히 설명했듯이, 미국 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개토론은 매파적인 전문가들이 키예프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데 있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하는 한편 상대의 대안적 관점을 순진하고 부도덕하며 친러시아적이거나 더욱 나쁘다고 비방하는 등 유난히 독설적인 모습을 연출합니다.

반대편(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쟁에 대한 러시아 내 논쟁에서 신뢰할 수 있는 추론을 이끌어내기는 어렵지만,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러시아 비평가들은 대부분 푸틴이 전면적이고 무자비하게 전쟁을 실행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강경파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내에서도 전쟁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이 옳고, 서방은 키예프가 모든 영토를 해방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서양 양안의 정부 또는 의회의 모든 매파적인 목소리들에게 (노골적인 동유럽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과연 자신이 옳았는지 혹은 틀렸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가 반문을 해봅니다. 전쟁을 연장하는 지원의 도움이 우크라이나에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현지군에 대한 관대한 외부지원으로 전쟁을 계속했지만, 미국이 마침내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해당 국가들은 더욱 악화된 상황에 빠져 들었습니다.

미국과 나토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개입하여 싸우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번 게임에 다양한 패를 지니고 있습니다. 평화나 휴전은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전쟁을 중단하고 평화를 생각하는 것이 모든 사람, 특히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이익에 부합합니다.

 

교훈 5: 억제 전략이 전쟁의 위험을 감소시켰을 것입니다 

(역자: 필자는 은연중에 미국이 전쟁을 유도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마지막 교훈이자 가장 중요한 교훈은 미국이 외교정책으로 억제하는 전략을 채택했다면 이 전쟁의 가능성이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미국과 서방의 정책 입안자들이 NATO 동진과 확대 결과에 대한 거듭된 경고에 제대로 주의를 기울였던가요? (예를 들자면, 조지 캐넌, 민주 공화 양당에 널리 포진한 전문 경험자들과 외교와 군사에 뛰어난 인사들, 그리고 전직 러시아 대사였던 번즈 CIA 국장의 경고). 이들의 조언에 따라서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안보 및 경제 기구에 편입을 시켰다면 러시아의 침공 동기가 크게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잔인하고 불법적인 전쟁을 일으킨 일차적 책임은 물론 푸틴에게 있지만, 바이든과 행정부 인사들도 흠이 없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역시 책임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지금 푸틴의 무자비함뿐 아니라 서방 지도자들의 오만함과 순진함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추가적 교훈: 지도자가 정말 중요합니다

구조적 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조차 개별 지도자들이 때때로, 아니 크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NATO 확대(그리고 특히 우크라이나의 가입 가능성)에 대한 거친 반대가 러시아 엘리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지만, 푸틴이 아니 다른 인사가 러시아의 지도자였다면 1년 전에 “전쟁의 주사위를 굴리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바이든보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독단적이지 않은 인사가 미국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의 위기가 끓어오르기 전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사전에 많은 작업을 했을 것입니다.

Volodymyr Zelensky 대신 Petro Poroshenko가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이었다면 이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었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Poroshenko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집결하고 Zelensky만큼 효과적으로 외부 지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까?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아니면 트럼프가 바이든 대신 백악관에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구조적 역학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을 상당히 제한하지만 스스로 결과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국가 지도자들에겐 자신이 직면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탐색하는 방법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한 선택의 의지가 있습니다. 또한 그들에게는 바로 선택 의지가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현재 모스크바, 키예프, 워싱턴, 브뤼셀, 베를린 및 기타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남녀 지도자들은 특히 상기 제3의 주제(“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의무는 종료되었다(“Mission Accomplished”)고 선언했던 George W. Bush의 패착을 상기해야 합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오늘날 우리에게 일단 대담하고 효과적인 것(사실은 무능한 불법행위)로 보이는 리더십이 총성이 멈추고 전쟁의 최종비용이 집계되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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