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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S. 로치(Stephen S. Roach)는 현재 예일대학교 교수이자 과거 J.P. Morgan의 아시아 지역책임자를 역임했으며 Unbalanced: The Codependency of America and China  (Yale University Press, 2014) 및  Accidental Conflict: America, China, and the Clash of false narratives (Yale University Press, 2022) 등의 저자이다

 출처: 신디케이트-프로젝트, 2022년 11월 28일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간의 정상회담은 기껏해야 불길한 갈등의 고조과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한 홍보활동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실질적 내용도, 전략도, 갈등의 단계적 축소를 위한 경로도 없었습니다.

NewHeaven – 국가 간의 정상회담은 오랫동안 국가외교라는 왕관의 보석으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G20 연례회의 전날인 11월 14일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 열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도 그러한 희망을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3시간에 걸친 회담에 앞서 환하게 웃는 두 대통령이 서로 손을 꼭 잡은 사진에도 불구하고, 발리의 회담은 기대한 성과가 없었으며, 예상한대로 형식적인 수사만 길게 나열되었습니다. 바이든은 신냉전의 가능성을 “절대적으로” 배제하였고, 시 주석은 미중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양측의 정상회담에 대한 해설은 판에 박힌 듯 오랜 친구사이의 솔직하고 직접적인 토론이었다는 일반적인 진부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무역전쟁과 기술전쟁 그리고 새로운 냉전의 충돌에 이르기까지 미중의 갈등이 극적으로 확대되어온 상황에 비추어 발리 정상회담의 내용은 매우 부족했습니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의 대만 방문, CHIPS 및 과학법( CHIPS and Science Act )의 연방의회 통과, 첨단 반도체의 중국수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공격적인 대규모 제재로 인해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3개월 동안 양자관계는 매우 악화되었습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접근방식은 점차 강력해지는 중국의 비타협을 유도하면서 상호 간에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의 고상한 수사는 이러한 대결적 상황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무역의 쌍무관계에 양측 모두 높은 관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바이든 행정부는 영국, 유럽(특히 독일 ) 및 아시아(특히 일본 )에서 새로운 동맹의 ” 단오한 연합”을 구축하면서 인공지능 및 양자 컴퓨팅에 대한 중국의 자체적인 혁신과 국가적 추진 노력을 억누르려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대만에 대한 불안은 당장 줄어들었지만, 오래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차기 미연방 하원의장으로 예약된 케빈 매카시(Kevin McCarthy)는 시진핑이 발리에서 강조한 매우 중요한 외교적 “레드-라인”을 정면으로 타격하면서 대만의 빠른 시일 내 방문을 약조했습니다. 두 정상의 정상회담 성명에 반영된 ‘냉전에 대한 부인’은 현실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외교적 수사학과 냉혹한 현실 사이의 이러한 단절은 가부키(분칠한) 외교를 보여 주었습니다. 특히 갈등의 해결 방도가 개별 지도자의 손에 효과적으로 장악되고 판단에 따라 각자의 권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발리의 G-20 정상회의는 시 주석에게 10월 20차 공산당 전당대회 이후 엄청난 권력집중을 과시할 수 있는 이상적인 플랫폼을 제공했습니다. 동시에 바이든에게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놀라운 회복력을 보인 후 취약해진 민주주의를 고무적으로 방어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발리 정상회담은 매우 다른 정치체제 사이의 뚜렷한 대조를 강조하는 외교적 연출의 전형적인 예가 되었습니다. 서로 매우 다른 정치체제 사이의 갈등을 완화하려면 궁극적으로 양쪽 모두의 정책과 행동을 비인격화해야 합니다. 이는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 하에서 거의 불가능했습니다만, 바이든에게는 여전히 도전적인 주제입니다. 반면에 시진핑 중심의 중국에서는 매우 어렵습니다.

필자가 주장하듯이, 대신 필요한 것은 중미 간 상호참여를 위한 새로운 틀입니다. 지도자 교류의 개인화된 정치는 제도화된 관계관리의 프레임워크로 미-중 책임당국에 의해 강화되어야 합니다.

책임당국의 권한은 광범위할 것입니다. 그것은 경제 및 무역에서 시작하여 기술 및 국가보조금, 산업정책, 인권 및 사이버보안에 이르기까지 논쟁적인 문제를 다룰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분리된 두 개의 사일로 그룹이 아니라 공동으로 혼합된 하나의 팀으로서 중국과 미국의 고위급 전문가를 평등하게 구성 보완하여 현안의 문제들을 공동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중립적인 장소에 위치한 공동사무국은 상호 관계의 모든 측면에 풀타임으로 초점을 맞추며 발리에서 처럼 특정한 정상회담이나 또는 미중 전략 및 경제 현안에 대한 대화를 진행해야 합니다.

새로운 미중 공동사무국은 아래의 네 가지 주요 책임을 맡아야 합니다.

관계의 프레이밍: 이것은 양국 간 데이터베이스 개발 및 이중 플랫폼 통계의 정선된 고품질의 정보에 기반하여 공동으로 작성된 정책”백서”를 특징으로 해야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양국 정상과 고위급 책임자들 간의 정기적인 회담을 지원하고 양국 군대의 현안을 직접 대면하여 논의하기 위한 배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회의 소집: 공동사무국은 학계, 싱크탱크, 비즈니스 및 무역 협회, 소위 ‘트랙-II’의 대화에 참여하는 그룹을 포함하여 양국의 관련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합해야 합니다. 목표는 상호관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인재 및 정보의 센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COVID-19 대유행 초기 단계에 가졌던 공동노력은 분명하고 중요한 경험의 예가 되었을 것입니다.

감독 및 준수: 본 기능의 역할은 미국과 중국 간의 기존 및 신규 계약의 이행 및 모니터링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투명한 분쟁해결 및 심사기능을 갖춘 미중 간 공동사무국은 불만을 해소할 첫째 衆智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개와 확산(아웃리치): 공동사무국은 미중 데이터베이스의 공개 버전, 사무국 소속연구원의 작업 문서, 미중관계에 대한 현안 아젠다의 공동작성을 위한 분기별 검토를 통해 투명하고 개방적인 웹-기반 플랫폼을 지원해야 합니다.

요컨대, 미중 공동사무국은 양자 관계를 양국의 거버넌스 체계 내에서 합당한 주요 의제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개인 간의 친밀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공유된 작업 공간이라는 이점을 활용하면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신뢰구축은 종종 작은 단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발리에서의 양국정상 회합은 사진촬영, 일반적으로 모호한 외교보장, 미국 국무장관 Antony Blinken의 베이징 방문에 대한 언술적 과장 그리고 기후변화 및 식량안보에 대한 새로운 실무그룹에 대한 모호한 약속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심각하게 갈등이 고조되는 불길한 진행상황에서 기껏해야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한 홍보활동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실질적 내용도, 전략도, 단계적 축소를 위한 경로도 없었습니다. 과거 개인(별)화된 정상회담은 전제 정치가 번창하고 민주주의가 불안정한 경우에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종종 활용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그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협상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정치적 성명(포장)에 가깝습니다. 

미중의 책임자들은 발리의 정상회담을 분쟁해결을 위한 협력의 기회로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경제와 인권이라는 주제를 비롯하여 세계보건과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두 초강대국이 책임져야 하는 어려운 문제와 와전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다루면서, 개인적 친밀성을 넘어서, 공식적인 의제로 발전시키고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50년 만에 최악의 갈등에 휘말린 미국과 중국은 이제 어느 때보다 새로운 포용의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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