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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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야티 고쉬 Jayati Ghosh, 인도계 출신으로 Massachusetts Amherst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이자 효과적인 다자주의에 관한 UN사무총장의 고위급 자문위원회 위원이다.

출처: 프로젝트-신디케이트, 2022년 11월15일자

 

소개의 글 : 현재 전세계를 불황과 미궁의 상황으로 빠져들게 한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제국들의 장기간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과 자국주의를 안보구실로 포장한 대중봉쇄 등의 공급사슬망 혼란으로 발생한 과잉 유동성과 공급부족, 그것이다. 문제는 연준의 금리인상과 통화긴축으로 고통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이 아니라 통화주권이 없는 국가이거나 달러부채에 시달리는 제3의 국가군들이다. 금융과 통상을 포함한 경제주권이 시급한 배경이다.

 

 

미국과 유럽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이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금리인상에 대한 잘못된 판단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경제적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뉴델리 – 스페인계 미국인 철학자인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도 선택적인 기억을 가지고 잘못된 결론을 도출합니다. 이것이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글로벌 정책대응이 진행되고 있는 방식이며, 선진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급등하는 물가를 길들이는 유일한 방법은 금리를 인상하고 통화정책을 긴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1979년 폴 볼커( Paul Volcker )가 의장으로 있던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여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한 볼커-쇼크가 오늘날에도 통화긴축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Volcker의 금리인상은 실업률을 증가시켜 근로자의 협상력을 감소시키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춤으로써 임금상승의 악순환적 고리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높은 금리는 대공황 이후 미국경제 활동의 가장 큰 위축을 촉발했으며 이의 회복에도 5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Volcker의 정책은 또한 외국자본이 달러의 높은 금리를 쫓아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외채위기와 중남미 및 기타 개발도상국에서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진 중대한 경제침체를 초래하면서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더구나 현재는 임금인상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요 동인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의 강압적인 접근 방식 맥락은 지금의 상황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1년간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높은 실업률과 그에 따른 실질임금의 하락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긴축자금과 급속한 금리인상을 큰 목소리로 주장하는 인사들조차도 이러한 전략이 경기침체를 촉발하고 자국과 다른 지역에 있는 수천만 수억 명의 삶과 생계를 크게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리인상이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지 못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는 급등하는 물가가 임금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계 거시경제 정책의 “전문 고수”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보다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같은 다국적 금융기구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국가정책 입안자들은 다른 대안적 설명이나 전략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지적인 타성(오만)은 정책을 심하게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공급사슬의 제약, 에너지 및 식품과 같은 중요한 부문의 대기업에 의한 폭리, 상품가격 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의 이익률 상승에 의해 주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을 해결하려면 끊어진 공급망을 개선하고, 식품 및 연료와 같은 중요한 부문의 가격과 이익을 제한하고, 상품시장의 투기를 억제하는 것과 같은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선진국 정부들은 이러한 옵션을 잘 알고 있지만 심각하게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이들 선출된 고위직 관리들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에 맡겼고 중앙은행가들은 단지 금리 인상이라는 무딘 도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선진국의 수천만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경제적 고통을 가할 것이지만, 나머지 세계에 대해서도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문제의 일부는 세계 주요 선진국의 거시경제 정책이 다른 국가들의 자본흐름과 무역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관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경제에서 시작됐지만, 투자자들이 오히려 안전한 미국자산으로 도망쳤기 때문에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컸습니다. 그리고 선진국에서 뒤따른 막대한 유동성 확장과 초저금리로 인해 투기성 핫머니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을 때,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은 자신들이 거의 또는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불안정한 시장에 노출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급속한 통화긴축은 그러한 통합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많은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게 금융의 세계화는 정교하지만 종이로 만들어진 건물과 비슷합니다. 

네덜란드 경제학자 세르바스 스톰(Servaas Storm )의 중요한 새 논문은 통화긴축이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에서 초래할 수 있는 부수적 피해의 정도를 보여줍니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상은 많은 부채 위기와 채무 불이행, 상당한 생산손실, 높은 실업률, 불평등과 빈곤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져 경기침체와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기적인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연례무역 및 개발 보고서에서 UNCTAD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개발도상국(중국 제외)의 미래소득을 최소 3,600억 달러 감소시킬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물론 부유한 나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당한 피해를 면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정책 입안자들은 다른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지만 결국 효과는 자국경제로 역으로 파급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의 경우 이해관계가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생존을 위해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은 자본흐름을 독립(주권)적으로 관리하고 무역 패턴을 재구성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재정자율성과 통화정책의 자유를 추구해야 합니다.

진행중인 COVID-19 팬데믹과 기후위기가 보여주듯이 강력한 다자간 협력과 공정(평등)한 회복을 추구하는 것은 단지 관용이나 도덕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깨닫는 것이 부유한 국가의 자기이익에도 부합합니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이들 국가의 거의 모든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사항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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