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의 변) 하버드 대학의 케네디 스쿨을 총괄하고 대표하는 스티븐 월트 교수는 영미계의 E.H. Carr, 키신저, 미어샤이머를 이어 현실주의 정치학 입장을 단단히 견지하고 있는 인물로 현재로 국제관계학계의 구루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인으로서 조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헌신을 보이면서도 현실에 대한 치밀하고 냉정하며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현실정치인들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다른백년은 월트 교수의 입장을 온전히 지지하지는 않으나, 그의 전문적 지혜와 날카로운 통찰력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출처: 포린폴리시, 2022년 12월 28일자
지난주 FP 칼럼니스트이자 하버드 대학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스티븐 월트(Stephen Walt)는 바이든 행정부에 2022년 외교정책에 대해 B-를 주었고 노력에 대해서만은 “A”를 부여했습니다. 화상으로 진행한 포린폴리시-라이브(Foreign Policy Live)토론의 2부에서 Walt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터키와 폴란드 선거, 중국의 백지 시위가 어떻게 전개될지 2023년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포린폴리시(FP): 아마도 1년 후에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가리키며 “와, 그들이 정말 틀렸어.”라고 말할지 모르는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Stephen Walt(SW): 지난 몇 분의 미국 대통령들을 지켜 보면서 거의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와 씨름하게 되었다는 점을 항상 상기하게 됩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9/11 사태를 막지 못했습니다. 버락 오바마는 아랍의 봄이 오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COVID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려는 모든 시도는 어렵지만, 어쨌든 우리 스스로 미래의 위험에 대해 예측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P: 이것부터 시작해 봅시다. 2023년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 중에 과소 평가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공개적으로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
SW: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1년 후 푸틴이 여전히 집권하고 있고 러시아 군대가 실제로 잘하고 있는 한편, 우크라이나 군대가 힘에 부치면서 상황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FP: 그렇다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SW: 내년의 기본 구도는 어느 쪽도 상대방에 대해 상당한 군사적 이득을 얻을 수 없는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것이며,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우크라이나 자신이 그 과정에서 엄청난 피해와 파괴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양측 모두 아직 타협할 의사가 없고, 비공식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또는 대면을 시작하더라도 평화협상이 이루어지기까지 길고 고통스러운 교착상태가 될 것입니다. 양측이 충분히 양립할 수 없고 앞으로 꽤 오랫동안 그런 식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종전 진행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FP: 나에게 명확하지 않은 한 가지는 러시아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고 있으며 경제제재가 언제쯤 제대로 효과를 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SW: 일반시민으로서 러시아인이 겪고 있는 고통의 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사소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부분적으로는 지속적인 석유 및 가스 판매를 통해, 부분적으로는 재능있는 거시경제 관리를 통해 직접적인 고통을 성공적으로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에 사는 사람들이 키예프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정치적 압력을 통하여 푸틴으로 하여금 전쟁의 천막을 접고 집으로 돌아가도록 강요할 별다른 징후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둘째, 우리는 러시아 군이 입은 피해를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그들이 계속해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계속해서 많은 포병으로 우크라이나 진지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케르손에서 철수하는 것을 포함하여 일부 작전을 의도대로 수행할 수 있었고, 전쟁 개시 후 철수는 수행하기 매우 어려운 군사 작전입니다만, 그들은 그것도 꽤 유능하게 해낼 수 있었습니다. 나는 러시아군이 붕괴 직전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판단해 30년 후 되돌아 본다면, 현재 시점이 러시아의 힘이 최고조에 달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이후 서방의 제제 결과로 피해를 입으면서 장기적인 후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쟁은 푸틴 측의 중대한 지정학적 실수로 남을 겁니다.
FP: 미국의 공화당 하원이 내년에 우크라이나의 자금과 무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SW: 나는 공화당이 그 점에 상당한 제한을 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차단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슬로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하원에 대한 공화당의 통제력이 그리 압도적이지 않아서 현재의 상황을 반전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봅니다.
훨씬 더 큰 문제는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들이 무기 비축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2022년과 같은 수준의 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지원의 의사가 강하더라도 공급 라인에 충분한 물건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으며 어느 시점에서 미군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미국을 완전히 무장해제 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고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FP: 나이지리아, 핀란드, 태국,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를 포함하여 2023년에 많은 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질문할 두개의 국가를 선택하겠습니다. 터키와 폴란드가 투표를 진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SW: 나는 미국선거에서 내기를 걸면 돈을 잃을 뿐임을 배웠습니다. 역시 터키나 폴란드의 결과에도 내기를 걸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가입한 여러 동맹에서 다소 파괴적인 구성원이었던 나라들이라는 것입니다. 터키는 NATO 회원국이고 폴란드는 유럽연합 소속이자 NATO에도 가입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국가들은 둘 다 인기를 잃고 있는 정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습니다. 터어키 에르도안의 경우는 경제를 잘못 다루었기 때문이고, 폴란드의 경우는 여러 가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두 국가 모두 과거에 외교정책을 구실로 내부를 결집하는 방법으로 실패한 경제문제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벗어나게 했던 정부입니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폴란드의 집권당이 독일과 대립각을 세우거나, 터키의 경우에는 쿠르드 족과 싸움을 선택하거나 결국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에 가입하는 것을 승인하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현실 속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해야 합니다. 누가 선거에서 이길지는 모르지만, 진행 중인 국내정치의 경쟁으로 인해 외교정책 측면에서 양국의 행동이 다소 엉뚱하고 불규칙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FP: 2023년에 기후변화의 정책에 커다란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SW: 내년에는 큰 돌파구가 없을 것입니다. 파키스탄의 홍수와 같이 갑자기 정치적 결과를 초래하는 예측할 수 없는 기상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따라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사건으로 어떤 나라가 어떤 타격을 입을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에 있는 나라가 예상치 못한 일련의 재난에 직면할 것이라는 데 상당한 금액의 내기를 걸고 싶습니다.
FP: 이스라엘을 봅시다. 벤자민 네타냐후가 이끄는 극단주의 종교의 정부를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다룰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SW: 바이든은 자신을 이스라엘과 매우 친한 친구라는 점을 진정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미행정부는 웨스트-뱅크에서 증가하는 폭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를 특별히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신임 정부와는, 노골적으로는 말하지 않았지만, 어려운 관계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들(바이든과 네타냐후) 사이에는 서로 나눌만한 따뜻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바이든이 이스라엘과 공개적으로 싸우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이곳 즉 미국에서 좋은 정치적 선택사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와일드 카드는 이란입니다. 미국은 새로운 핵 협정을 맺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핵 협정을 체결한다면, 이후 이란의 핵 진전을 정말로 걱정하는 이스라엘이나,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걱정하는 사우디아라비아나 걸프 국가들이 모두 워싱턴으로 갑자기 달려 와서 “어떡할 거야? 이것에 대해?” 라고 마구 들이대면 바이든 행정부는 매우 곤란한 위치에 놓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대립하고 있고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여력이 없습니다).
FP: 현재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제로가 대부분 해제되었습니다. 감염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3년 중국에서 COVID 제로 해제 이후 어디로 향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SW: 글쎄요, 저는 역학자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팬데믹과 관련이 있고 부분적으로는 그간의 고도 발전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로 정체를 겪고 있으며, 그리고 경제 정책에 대해 저지른 몇 가지 실수로 인해 계속해서 걱정거리가 발생할 것입니다. 중국 경제는 내년에도 계속해서 역풍에 직면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2023년에 세계 경제가 갑자기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경제는 유럽과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잘 해왔습니다.
그러나 영국이 직면하고 있는 것, 유럽 대륙이 직면할 상황,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살펴 보자면, 2023년 한해는 회복이 더딘 해가 될 것이며, 중국 역시 여전히 다른 경제권과 상당히 의존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역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중국에게 있어 마지막 문제는 이번의 백지 시위가 궁극적으로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현재 완화되고 있는 제로 COVID 제한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에 의해 분명히 촉발되었지만, 시위의 배경에는 그 이상의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중국인들이 시진핑 주석 하에서 강화된 탄압에 크게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3년은 특별히 쉬운 해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시진핑이 중국의 독보적인 지도자로서의 대관식을 평온하게 넘길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실망했을 것입니다.
중국의 상황뿐만 아니라 이란의 시위와 관련된 마지막 요점은, 제 동료인 Erica Chenoweth가 수행한 연구의 내용처럼, 이러한 종류의 시민 불복종, 광범위한 시위가 과거 예전의 경우보다 덜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정치적 변화를 강요하는 매우 효과적인 형태였지만 권위주의 정부는 이러한 시위를 확산, 무장 해제 또는 진압하는 방법을 알아내는데 이제는 능숙해졌습니다. 예건데 시위방식은 궁극적으로 벨로루시에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란에서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대중적인 항의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있지만 그들이 과거처럼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아랍의 봄이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정치적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점도 기억할 가치가 있습니다 (역자: 오히려 심각한 역풍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음).
FP: 내년에 미중 관계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느냐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연방하원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2023년에 희망하는 방향으로 반전이 있을까요?
SW: 발리의 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과 바이든 사이에 합리적으로 건설적인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돌파구도 갑작스러운 긴장 완화도 아니었지만 분명히 화기애애한 대화였으며, “아이스박스(얼어붙는 상황)에서 벗어나 서로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하자”는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습니다. 중국과의 대결 여부는 초당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차기의 선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공화당원과 대부분의 민주당원이 중국에 대하여 더욱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미래의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이 펠로시 전 의장의 발자취를 따라 대만으로 날아가서 정치책임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입니다, 이런 일이 실제로 대만의 안보를 강화하지는 못하지만, Pelosi가 이미 방문했다면 매카시 역시 대만을 가지 못할 이유가 있습니까? (크게 걱정스런 부분입니다).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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