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외교관 Borrell과 서방이 서사(홍보)전쟁에서 패하는 배경
유럽연합과 나토 등 서방진영은 우크라 상황에 대한 서사전쟁에서 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애당초 이긴 적이 없습니다
이래경 2022.09.13 0 COMMENTS
램지 바로드 / Ramzy Baroud는 팔레스타인의 저널리스트이자 편집자이다. “사슬은 끊어질 것이다: 이스라엘 감옥에서의 투쟁과 저항에 관한 팔레스타인 이야기 (2019)”, ” 내 아버지는 자유투사였다: 가자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2010)”, ” 두 번째 팔레스타인의 사람” “인티파다: 민중 투쟁의 연대기 (2006)” 등을 포함한 여러 문제적 저술의 저자이며, IZU( Istanbul Zaim University )의 이슬람국제문제센터(CIGA)의 비상임 선임연구원이기도 하다
출처: CommonDReams.org, 2022년 7월 24일자
지난 7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 회의를 회상하는 블로그에서 유럽연합(EU) 최고위직 대표인 호세프 보렐(Josep Borrell)은 ‘서방 진영이 현재 진행중인 전투에 관한 자신들이 서사(말한 것)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신뢰하지 않는다’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Borrell은 “세계적인 내러티브(서사) 전투가 한창 진행 중이며 현재로서는 우리가 이기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해결책으로 “EU로서 우리는 러시아의 거짓말과 전쟁선전을 논박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EU의 최고위직 외교관이 덧붙였습니다.
Borrell의 고백은 우크라 분쟁의 이른바 ‘서사(홍보)의 전투’에서 애초 패하게 된 배경이 바로 자신의 잘못된 논리임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Borrell은 남반구의 많은 국가들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상적인 용어로 “다자주의 및 영토주권에 대한 존중 원칙의 필요성에 모두가 동의”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이러한 서술이 주는 직접적인 인상은 서방이 다자주의와 영토주권의 국제적인 보호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오히려 반대입니다.
이라크, 보스니아,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리비아 및 기타 세계 여러 지역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군사 개입은 대부분 국제적 동의와 국가 주권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리비아에 대한 NATO 전쟁의 경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1973)을 의도를 갖고 악의적으로 해석하여 대규모 파괴적인 군사작전을 시작하였습니다 (역자주: 나토의 침략 직전, 카다피 정권의 리바아는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선진적이었고 여성의 사회진출에 있어서도 모범적 국가였으나, 전쟁 이후 현재는 일상적인 내전과 인신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생지옥의 현장으로 변했다).
Borrell은 다른 서방 외교관과 마찬가지로 제3의 다른 국가들의 문제에 대한 서방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을 자기편의적으로 생략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 UN헌장과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태롭게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의 가장 극명한 사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Borrell은 유럽 국가 또는 동맹국들과 관련된 세계 여러 곳에서 진행된 또는 진행 중인 수많은 전쟁 범죄를 묘사하기 위해 상기처럼 강력한 언어를 사용한 적이 있던가요? 예를 들어, 프랑스의 비열한 말리 전쟁기록 아니면, 더욱 분명한 것으로 75년이 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하여 제대로 비난한 적이 있던가요?
Borrell은 “식량 및 에너지 안보”를 언급할 때 G20의 많은 국가들이 식량위기의 실제 원인에 대해 “크렘린에서 오는 선전과 거짓말”을 수용하는 것을 한탄했습니다. 그는 “식량위기를 극적으로 악화시키는 것은 EU가 아니라 우크라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라고 자의적으로 결론지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Borrell 논리의 전개는 일방적이며 자기선택적입니다. 당연히 세계기본식량 공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두 국가(러시아와 우크라)간의 전쟁이 식량안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Borrell은 서방이 모스크바에 부과한 수천 건의 제재로 인해 많은 주요한 자원과 원료 그리고 기초식품 등 필수적인 제품의 공급망이 혼란에 빠진 명백한 팩트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서방은 이러한 제재를 결정할 때 자신들 국익만 고려하고 러시아를 패퇴시킬 것만 생각했지, 스리랑카 소말리아 레바논 등 제3 국가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크라이나 인민들이 겪을 극심한 어려움을 자신들의 결정에 주요한 사항으로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갖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Borrell은 오히려 “우크라 전장에서 (서방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에 대한 전쟁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습니다. 그러한 Borrell 주장은 우크라의 전장이 나머지 세계에 미칠 명백한 파괴적인 결과를 무시하고 서구의 이익만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orrell은 자기모순적으로 G20 회원국들이 각자의 국가 이익에만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 대담하게 꾸짖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진실은 국가이익이 ‘보다 큰 이상’에 대한 일반적인 약속(국제적 규범)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를 물리치는 것이 Borrell과 EU의 “보다 큰 이상”의 핵심이라면, 나머지 세계 특히 남반구의 국가들이 서구의 이기적인 우선순위를 왜 무엇 때문에 무조건 수용해야 합니까?
Borrell은 또한 서구의 “세계를 향한 서사의 전투”가 우크라 내전이 확산된 2월 24일 훨씬 이전에 패배했음을 스스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반구의 대부분 국가들은 서방의 이익이 자신들의 이익과 상충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냉소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견해는 식민주의에서 시작하여 현재 일상적인 군사 및 정치적 개입으로 끝나는 사실상 수백 년간의 서방 제국을 실제로 경험한 결과입니다.
Borrell은 스스로를 ‘보다 큰 이상’을 서구의 이타적이고 분리된 방식으로 옳고 그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도덕적으로 성숙한 존재인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Borrell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을 뿐만 아니라, 자체로 문화적 오만의 표현이며, 그러한 졸렬한 언어는 비서구 국가들이 정치적 도덕성과 관련하여 서방의 입장에 협력하거나 심지어 이를 수용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Borrell 은 러시아에 대하여 “세계, 특히 아프리카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들에 대해 식량을 무기로 사용하려는 의도적인 시도였다”고 비난합니다만, 이러한 문제제기를 도덕규범에 대한 주도적인 입장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과연 그가 전 세계 “취약한 국가들”의 많은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굶주리게한 서방의 일방적 제재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백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와 부상자를 발생시킨 20년 간의 파괴적 미국/나토의 중동전쟁 덕분에 아프간 인민들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지난 해 8월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아프간에서 강제 추방당했지만,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아프간 자산의 달러가 서방은행 계좌에 불법적으로 동결되어 있어 아프간 국가 전체를 기아 상태에 빠뜨렸습니다. Borrell이 아프간 소유 달러의 즉각적인 동결해제를 요구조차 못하면서,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 대하여 자신이 주장하는 ‘보다 큰 이상’의 규범을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사실, Borrell, EU, NATO 및 서방은 글로벌 내러티브(서사) 전투에서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승리한 적이 없습니다. 전쟁, 군사침략, 경제제재와 관련하여 서방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때, 남반구의 사정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사 전투의 승패여부는 과거에도 서구 지도자들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남반구는 그러나 이제 중요합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서방이 더 이상 모든 정치적 결과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러시아, 중국, 인도 및 기타 여러 국가들이 역할을 적절히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Borrell과 그의 동료들이 너무 오랫동안 지배해온 왜곡된 세계질서를 다자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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