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변) 미국의 민주당 경제정책을 강력히 지지하는 신케인즈 학파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Paul Krugman 교수가 팬데믹 상황에 놓여 있던 지난 2년 동안 자유시장경 (LME, Liberal Market Economy)의 미국사회와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한 프랑스의 조정시장경제(CME, Coordinated Market Economy)간의 성과에 대하여 매우 인상적인 분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동산투기/금융수탈/기후위기/펜데믹 등의 복합적 조건에 직면한 현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CME를 넘어서 국가와 정부가 일반시민의 요구를 담아서 상황을 강력하게 주도하는 사회의제적 시장경제(SME, Societal Market Economy)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다만 이 경우 정부의 성격은 시민주도의 ‘열린조직’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난 번 칼럼을 통하여 저는 Covid-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있어 미국이 놀라운 성공를 보였다고 이야기헸습니다. 일반인들의 비관적인 예상을 피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를 대응한 것과 비교해 볼 때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서유럽 나라들도 어떤 면에서는 미국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 중 팬데믹 상황을 훌륭하게 이겨내고 있는 모범국가 중의 하나는 틀림없이 프랑스입니다
정말, 프랑스요?
제가 기억하는 한, 프랑스의 경제에 대한 미국언론의 보도는 변함없이 부정적이었습니다. 1997년The Times의 편집자 Roger Cohen은 프랑스를 “미국에 가장 우호적이지만 유럽의 쇠잔한 환자파트너“로 묘사했습니다(16년 후 자신의 섣부른 비관론을 조롱하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지만). 실제로 90년대 프랑스는 현대 최단기술을 따라잡기에는 산업적으로 매우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1997년에 이목을 집중시킨 잡지들의 기사 제목은 “프랑스인들이 인터넷을 싫어하는 이유”이였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현재는 프랑스가 미국보다 광대역 보급률이 높습니다). 2010-13 년간 유로화 위기의 동안, 프랑스가 타격을 입은 남유럽 경제에 조만간 합류할 것이라는 주장의 기사가 ‘포춘’지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의 데이터는 이런 비관론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실상, 진행되고 있었던 것은 미국 내 비즈니스 및 경제담론이 보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스스로 갇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이념적 시각에서는 막대한 사회적 지출, 높은 세금 및 광범위한 경제규제가 작동하는 프랑스는 망했어야 마땅합니다. 보수적 이념에 갇힌 이들은 프랑스에 대한 보도에 대할 때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재앙이 마침내 도래하고 있다는 신호로서 모든 부정적인 측면만을 포착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프랑스 경제는 계속해서 발전하여 왔습니다. 사실, 프랑스의 1인당 공칭(Nominal)국내총생산은 미국보다 약 4분의 1 수준 정도 낮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주로 조기퇴직과 무엇보다도 짧은 노동시간의 조합에서 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프랑스인은 미국인들이 갖지 못하는 장기간의 휴가를 실제로 즐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공칭 GDP가 다소 낮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해당사회의 스스로 선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미국인들보다 일은 덜 하지만, 미국인들에 비해 일생의 주요기간 동안(25-54세)에 높은 고용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여러분들이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많은 미국인들은 상기의 이야기가 25년 전의 프랑스에서는 어느 정도 사실이었으나, 이미 오래 전부터 대량실업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여전히 상상하고 있을 것입니다. 현재도 전성기 연령대의 고용상태는 프랑스가 팬데믹 기간 동안 놀라울 정도로 잘하고 있는 일입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25세에서 54세 사이의 성인고용률을 노동시장 상황의 척도로 사용합니다.
상기 연령대의 고용 비율은 코비드-19 침체이라는 최악의 기간 동안 미국에서 급락했습니다. 그 이후로 다행히 강력하게 회복되었지만 매우 엄격한 기준에서, 특히 많은 노동자들이 이전의 일자리로 되돌아 가는 것을 거부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여전히 전염병 이전의 수준 아래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초기부터 고용의 급락을 피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전염병 이전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까요?
대유행으로 경제가 일시적으로 폐쇄되었을 때 유럽, 특히 프랑스는 직접 노동자를 지원하는 미국의 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경로를 취했습니다. 예로서, 미국은 임시적으로 금액을 높인 실업수당을 제공했습니다만, 프랑스는 일시 해고된 근로자의 급여를 유지하기 위해 고용주에게 이들에 대한 보조금을 제공했습니다. 유럽식 솔루션이 미국보다 나은 이유는 노동자가 임시적 해직의 상태에서도 고용주와 계속 연결되어 있고, 백신이 제공되어 안전이 확보되면 다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 더 예를 들자면, 프랑스에도 안티-백신 운동의 조짐이 있었지만, 미국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백신접종을 보다 능숙하게 관리하였습니다. 프랑스는 또한 보편적인 보육제도와 역시 마찬가지로 일반교육의 체계를 잘 갖추고 있어서, 팬데믹 초기부터 부모, 주로 어머니들이 비교적 일찍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문제점이 많은 프랑스 경제나 프랑스 사회를 낭만적으로 미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임금을 인상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함으로써 백인노동계급의 분노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자유주의자들은, 미국의 급진적인 진보주의자들보다 왼쪽에 위치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에도 비록 우리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추악한 백인민족주의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공화당이 미국내의 불평등을 일부라도 해소하기 위하여 기울이는 모든 노력을 파괴적인 “사회주의”라고 비난하는 시기에, 사회주의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의 민주당이 제안하는 그 어떤 것보다 사회주의에 훨씬 가까운 프랑스가 자국의 경제를 미국보다 훨씬 잘 운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출처: 뉴욕-타임즈 NYT on 22-01-14.
기고자: Paul Krugman, 뉴욕시립대학교의 석좌교수이며 2000년부터 물경 22년간 뉴욕-타임즈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의 진보경제학계를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국제무역 및 경제지리학에 대한 연구로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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