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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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의 변) 높은 인플레가 잠정적인 것인지 또는 상당기간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인지 논쟁이 분분한 가운데 올 한해가 세계경제 방향의 주요한 분기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일단 세계경제에 대한 공식전망 기구인 IMF는 성장률을 2.7%(2.5%이하이면 공식적 불황국면)로 제시하면서 불황의 진입을 예고한 셈이다. 한가지 일치하는 것은 코로나-제로 정책에서 벗어나는 중국경제의 회생 여부가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는 점이다. 포장된 외교 언사를 떠나 실질적으로 원중친미遠中親美에 가담한 윤석열 정부가 이미 패착을 범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에 프로젝트-신디케이트의 질문에 대한 3명의 경제교수진 판단과 미국출신 미중관계 전문해설가의 의견을 동시에 소개하고자 한다.

 

 

1. 서구의 시각: 2023년은 과연 경제위기의 해가 될까요?

작성 : 프로젝트-신디케이트, 2022년 12월 15일자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 이란에 벌어진 시위, 유럽의 에너지 부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개발도상국의 치솟는 부채, 그리고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성장 둔화 등, 지난 12개월 동안 세계경제에는 하나의 도전과제에 또 다른 도전과제가 겹치면서 쌓여 있었습니다. 이렇듯 거대한 현안에 관하여 우리는 전문가인 Anat Admati , Jim O’Neill 및 Eswar Prasad 에게 2023년에도 중대한 위기가 임박할지에 대해 묻습니다.

 

1) 아나트 아드마티 :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재무 및 경제 교수인 Anat Admati는 ‘The Bankers’ New Clothes: What’s Wrong with Banking and What to Do About It’의 공동 저자입니다.

“여러 가지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2023년에 “경제위기”에 해당하는 상황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심화되거나 대만과 중국 간의 긴장이 심화되면 공급망이 영향을 받아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 공격은 언제 어디서나 주요 인프라를 방해하여 잠재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 시스템은 어느 때보다 취약하고 위험하며 왜곡되어 있기 때문에(아마도 훨씬 더) 위기가 확실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규제 당국은 2007-2009년 위기 이후 시스템을 개혁할 기회를 반복적으로 놓쳐 “더 많은 위기가 올 것” 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친 막대한 위험 축적(종종 규제기관과 투자자가 무시하다가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함)이 우려됩니다. 많은 유럽은행들이 이미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 연구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대차대조표 외” 부채수준이 증가했습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시장에 숨겨진 미국달러 부채가 65조 달러로 2008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다른 위험을 지적합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0년 이후로 세계최빈국들은 부유한 국가에 대한 채무상환에 수출 수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지출해 왔습니다., 부채관련 위험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경제에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격동하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일상적으로 개입합니다. 영국은행이  최근 국채시장을 지원하고 연금기금을 보호하기 위해 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 관할권과 지속 불가능한 책임이 있는 주요 기관이 관련된 위기는 쉽게 억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새로운” 위기는 궁극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얽힌 갈등의 위기에 뿌리를 두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경제 시스템은 조작되고 부당해 보이며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자본주의에 무엇이 잘못되었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에 대한 짧은 에세이를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나는 “금융화된 자본주의”가 민주주의 정부를 약화시키고 압도하고 부패시켰으며 결함이 있는 내러티브가 혼란을 일으키고 개혁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곧 출간될 The Crisis of Democratic Capitalism 이라는 제목의 책을 ​​쓴 마틴 울프(Martin Wolf, FT의 경제수석해설가)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게임의 규칙을 수정하지 않는 한 우리의 세상은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입니다. ”

 

2) 짐 오닐 : Goldman Sachs Asset Management의 전 회장이자 영국 재무장관 출신인 Jim O’Neill은 범유럽 보건 및 지속 가능한 개발위원회(Pan-European Commission on Health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의 위원입니다.

“솔직히 전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돌발상황의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고 알려지지 않은 미지수가 너무나 많습니다. 동시에 3년 동안의 팬데믹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우리 모두는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혹시나 긍정적인 반전의 놀라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 결의안이 도출되면 어떻게 될까요?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퇴출이 순조롭게 진행돼 급격한 경제반등이 가능하다면? 이러한 발전에 더해 세계무역이 갑자기 급증한다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취한다면(최신 중앙은행의 예측에 따라 가능한 시나리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랠리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낙관적이지 않은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19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경제회복을 위태롭게 하고 정치 지도자들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부문의 높은 부채 레버리지로 인한 경제의 지속적인 근본적인 문제를 감안할 때 중국 주식은 현재 약세장에 직면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을 포함한 서구의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기대치에 맞춰 완화되지 않을 수 있으며 임금상승의 형태로 노동시장에 미치는 연쇄효과의 온건한 징후가 행동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 금리는 현재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를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이것은 2022년의 반복을 위한 장면을 설정하고 본격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균형을 잡으면 낙관적 시나리오에 조금 더 기울어집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도 2022년이 도전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합리적으로 명백해 보였던 작년 이맘때와 확실히 대조됩니다.”

 

3) 에스와르 프라사드 : Cornell University Dyson School 경제학 교수이며 Brookings Institution의 선임 연구원이자 The Future of Money: How the Digital Revolution Is Transforming Currencies and Finance (Harvard University Press, 2021)의 저자입니다.

“내년도 세계경제에 힘든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성장 모멘텀 약화, 일련의 자해정책 상처로 인한 낙진, 정책입안자들의 기동력에 대한 심각한 제약은 2023년에 더욱 많은 경제적 고통과 금융혼란의 위험이 높아질 것을 예고합니다.

긍정적인 면에서 세계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불안정한 에너지 가격, 중국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19 정책으로 인한 혼란 등 지난 한 해 동안 일련의 불리한 충격에 이제 충분히 적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주요 경제권의 인플레이션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코로나-19 제로 퇴치를 시도하면서 발생한 혼란이 보여주듯이, 정책입안자들은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칼날 위에서 위태로운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국의 정책입안자들이 변덕스럽게 행동하거나 주요 지정학적 폭발을 조율하지 않는 한, 폭발적인 세계경제 또는 돌발적인 금융위기는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반면에 세계의 일부 지역은 이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저소득 국가는 식품 및 상품 가격의 급등, 기후 변화의 파괴적인 영향, 외국 금융에 대한 제한된 접근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중간 소득 및 고소득 경제에서도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망치고 있습니다. 2023년에 중대한 위기가 발생하든 그렇지 않든, 정책입안자들이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를 재건하기 위해 단호하고 건설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국가 내외의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중국 전문가의 시각: 2023년, 경기침체의 갈림길

기고자 : 토마스 W. 포켄 2세 : “US vs China: From Trade War to Reciprocal Deal”의 저자이자 아시아태평양 문제 컨설턴트이자 지정학적 평론가이다

출처 : CGTN, 2022년 12월27 일자

 

2023년은 높은 인플레이션율, 석유 및 가스 공급의 어려움, 공급망의 혼란, 노동파업과 금리인상등이 국제 비즈니스 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세계경제에 또 다른 어려운 시기가 될 것입니다. 그저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전세계 소비가 위축되고, 지속적으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식량불안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문제가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계속되는 예상치 못한 도전 속에서 글로벌 경제반등의 기회는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는 사회적 불안을 촉발하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극적인 전환을 겪고 있으며 노동 파업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물류 서비스 및 운송에 대한 중요한 흐름의 차단이 앞으로 보편화될 가능성이 있는, 격동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타 푸드 뱅크 자원봉사자들이 2022년 12월 21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이동식 식품 저장실 배급소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식료품을 싣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간의 갈등으로 인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둔화될 것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성장률이 2022년 3.2%에서 2023년 2.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1년에는 6% 이었습니다. IMF는 지난 10월 세계경제권의 3분의 1 이상이 위축될 것이며, 더욱이 내년 세계 GDP가 2% 미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25%라고 경고했습니다.

 

노동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음

미국과 유럽 경제는 각각의 노동 시장과 관련하여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수십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낮은 실업률을 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적인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율(미국 평균 약 7-8%, 영국 평균 10%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치솟는 가격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여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는 동안 더 높은 금리로 공급품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윤 마진을 좁힙니다. 미 연준은 2022년 12월 현재 기준금리를 4.5%로 인상했으며, 미연준 의장은 2023년에도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고, 일부 연준 정책입안자들은 금리가 2023년 연말까지 5.25%로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장기화된 고물가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고용주들과 심각한 투쟁을 겪을 것입니다. 고용된 직원들이 음식, 주택, 교통 및 기본 생필품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가 어려워지면 높은 임금을 찾거나 다른 곳에서 더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그러나 회사가 높은 노동임금에 동의하면 운영 비용이 증가하여 소비자에게 추가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노동임금 상승의 악순환은 중산층과 샐러리맨에게 피해를 줄 것입니다. 결국 노동자의 주머니에 돈이 들어가는 대신 더 높은 생활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인플레이션율이 GDP 성장률보다 높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경제가 성장해도 일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은 고용주에게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영국철도 파업, 시대의 징표

한 예를 들어봅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이 영국 전역에서 박싱-데이(영국 공휴일) 여행의 중단에 직면했습니다. 철도 파업으로 인해 서비스가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취소하거나 대체 교통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레일은 철도해운운송노조(RMT) 직원들의 파업으로 영국철도가 이틀 연속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파업은 RMT와 열차 운영자, 네트워크 레일(Network Rail) 간의 급여, 일자리, 조건에 대한 오랜 분쟁의 일부입니다. Network Rail의 RMT 조합원 수천 명이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 6시부터 12월 27일 오전 6시까지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RMT는 영국의 유일한 노동 파업이 아닙니다. NHS(National Health Service)에서 근무하는 많은 간호사들은 이달 초 더 많은 공정한 급여와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중국에서 날라온 긍정적 소식

2023년 세계경제 전망이 암울해 보이지만 중국이 마침내 ‘역동적인 COVID-19’ 정책에서 벗어나 경제성장에 더 집중함에 따라 중국경제의 극적인 반등을 볼 수 있습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도자들이 2023년 경제사업의 우선 순위를 선정하면서 연례 중앙 경제 사업 회의가 12월 15~16일 베이징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회의에 따르면 “중국은 현대적 산업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중국의 주요 제조산업 체인에서 핵심 기술과 구성 요소의 취약한 고리를 파악하고 자원을 모아 산업 시스템이 독립적이고 제어 가능하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내년에 세계경제 성장의 주요한 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과 국가(서방진영)들은 주춤할 것입니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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