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그리고 2020 대선 주자들
War and Peace and the 2020 Presidential Candidates
열린광장 세계의 시각 2019.04.22 0 COMMENTS편집자 주: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지형과 풍향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2020년에 있을 대선의 결과를 지금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위험하기 조차 하다. 더구나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의 경우, 뉴욕 주 감찰과 법원에 의해 성매매와 은폐행위 탈세 등 협의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재선에 실패할 경우 구속될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사활을 건 진흙탕의 싸움판이 예상된다 때마침 미국 내 반전평화 운동에 앞장 서서 활동하며 사드와 관련하여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CodePink의 설립자이며 공동대표인 Medea Benjamin과 그녀의 동료인 Nicolas Davies가 민주당 후보 군들의 군사비 축소와 반전평화의 성향에 대하여 조사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발표하였다. 미국 대선후보 군을 지켜보는 흥미를 더할 것이다.
대선 주자들이 공약을 따를 것이라고 확실 할 수는 없지만, 분명 물어봐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다: 이들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평화에 대하여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을까?
베트남 전쟁 이후 의회가 전쟁권한법을 통과시킨 지 45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예멘 내전을 종식하고 전쟁과 평화의 기로에 선 예멘에 합법적인 정부를 세우기 위해 이 법이 처음으로 효력을 발휘했다. 이 법이 아직 전쟁을 멈추지는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의회에서 의결안이 통과되었고, 이로 인해 촉발된 토론은 예멘, 그리고 여타 국가들을 대하는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군국주의적인 색채를 제거하는 (좋은 의미의) 가시밭길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역사 대부분은 전쟁으로 얼룩져 있긴 하지만, 9/11 테러 이후 미군은 20년 가까이 전쟁에 매달려 있었다. 많은 이들은 이들 전쟁을 “끝없는 전쟁 endless war”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우리가 배운 가장 기초적인 교훈은 전쟁을 시작하는 건 쉽지만 끝내는 것은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비록 우리가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작금의 전시상태를 “새로운 기준”으로 생각하게 되긴 했지만, 미국의 대중은 조금 더 현명한 태도로 군사적 개입을 자제하고 의회의 감독이 강화되길 바라고 있다.
미국 외의 전세계 시민들도 우리의 전쟁에 대해선 더 현명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예로 들어보자.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옵션이 “고려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주변국들은 눈치를 보면서 미국과 합세해 베네수엘라 정부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 중 자국의 군대를 제공하겠다는 국가는 단 하나도 없다.
사우디의 전쟁 전초기지가 되길 거부하고 있다. 전통적인 서방세계 동맹들은 트럼프의 일방적인 이란 핵협상 폐기에 반대하고 있으며, 이란과의 전쟁이 아닌 평화적 접근을 원하고 있다. 남한은 북한의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트럼프간의 협상이 변덕스럽게 진행되어감에도 북한과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2020 대선에 뛰어드는 민주당의 주자들 중 하나는 진정한 “평화주의자 후보”일 것이라는 희망은 어디 있는가? 그들 중 하나가 이 전쟁을 끝내고 새 전쟁을 예방할 수 있을것인가? 점점 정도를 더 해가고 있는 중러와의 군비경쟁과 신냉전 체제를 되돌릴 수 있는가? 미군을 감축하고 아무런 생산성도 없는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외교를 지향하고 국제법을 준수할 수 있을 것인가?
“부시/체니 행정부가 오늘날의 ‘장기전’을 시작한 이래, 이후 선출 된 대통령들은 대선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피상적인 평화 구호만을 외쳐왔다. 하지만 오바마나 트럼프 모두 ‘끝 없는’ 전쟁을 끝내려 노력하거나 고삐 풀린 군사비 지출을 통제하려는 진지한 시도는 하지 않았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애매한 약속만으로도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었고 노벨 평화상도 받았다. 하지만 그도 평화를 가져다 주진 못 했다.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행정부보다 더 많은 군사예산을 지출했고, 더 많은 나라들에 더 많은 폭격을 가했으며, CIA의 드론 공격은 10배나 급증했다. 오바마가 이뤄낸 혁신은 비밀작전과 대리전이었고, 이로 인해 미군의 사상자를 줄이고 국내의 반전여론을 불식시켰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리비아, 시리아, 그리고 예멘에 새로운 형태의 폭력과 혼란을 야기했다. 오바마는 “제국의 무덤”이라고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전선을 확대했고,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은 미국의 아메리카 대륙 정복 이후로 미국이 겪은 가장 긴 전쟁이 되고 말았다.
트럼프의 당선 또한 평화에 대한 거짓된 약속이 있어 가능했다. 이 약속을 믿은 참전용사들은 펜실베니아, 미시간, 그리고 위스콘신에서 반대표를 던져 당락의 판도를 바꾸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군출신 인사들과 네오콘들을 주변에 포진시켰으며,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확대하고 사우디가 이끄는 예멘 내전에 완전한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의 매파 보좌관들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한국에서 있었던 평화 체제 구축(?) 노력을 의심 속에 함께 진행하여 왔지만,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새로운 전쟁위협을 가중시켰다. “우리는 이제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트럼프의 불평이 되돌아와 배회하고 있으며, 불길하게도 트럼프가 “이길 수 있는” 전쟁을 찾고 있다는 암시를 보내고 있다.
후보들이 공약을 지킬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새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대선 주자들을 살펴보고 전쟁과 평화에 대한 그들의 견해, 가능하다면 의결 기록도 살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후보가 백악관에 불러올 평화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샌더스 상원의원은 전쟁과 평화 이슈에 대해선 다른 어느 후보보다도 긍정적인 의결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이 점은 군비 지출에 관해서 더욱 두드러진다. 국방성의 비대한 예산에 반대하는 그는 2013년 이후 19개의 군비 지출 법안 중 3개에만 찬성표를 던졌다. 이 기준으로 봤을 때 누구도 샌더스 상원의원에 근접하는 후보는 없다. 다른 전쟁과 평화 관련 의결에선, 2011년에서 2016년까지의 기간 중 있었던 의결 중84%를 피스 액션 (Peace Action: 미국의 비영리 평화단체)의 요청에 따라 진행하였다, 하지만 2011에서 2013년 간, 이란에 관해서는 매파적인 표를 던지기도 했다.
샌더스가 보인 약점 중 하나는 그가 고삐 풀린 국방비 지출에는 반대하면서도 세계 역사상 가장 비싸고 낭비적인 무기체계에는 지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바로 3조 달러에 이르는 F-35 전투기 사업이다. 샌더스는 F-35 사업에 찬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역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압력을 가해 버몬트 주 방위군의 버몬트 공항에 F-35를 배치하도록 했다.
예멘 내전에 관해서 샌더스는 영웅이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샌더스와 리, 그리고 머피 상원의원은 상원을 통해 전쟁권한법을 예멘 내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샌더스가 캠페인의 공동의장으로 선택한 로 칸나 하원의원도 하원에서 같은 노력을 이어갔다.
샌더스의 2016년 대선 캠페인은 보편적 건강보험과 사회-경제적 정의를 강조했고, 이러한 국내정책 공약은 큰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샌더스는 대외정책 공약에 있어서는 비판을 받았다. 힐러리 클린턴이 “레짐 체인지에 너무 빠져있다”고 꾸짖으면서도, 그는 매파적인 의결 이력을 가진 힐러리 클린턴과 대외정책에 관해 논쟁하는 일은 피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의 철군을 지지하며 베네수엘라에 미국이 가하는 전쟁위협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외정책에 관한 그의 수사는 이따금 타국의 지도자들을 악마화하곤 하며, 이로 인해 자신이 반대하고 있는 “레짐 체인지” 정책에 자신도 모르게 힘을 싣곤 한다. 이는 카다피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불량배들에게 살해당한 직후, 리비아의 카다피를 “불량배이자 살인자”로 매도했던 미국 정치인들의 행렬에 그가 동참한 이력으로 나타난 바 있다.
Open Secrets에 따르면, 샌더스는 2016년 대선 캠페인 동안 “방산업계” 에서 366,000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하지만 2018년 상원 재선 캠페인 당시에 방산업계에서 받은 기부금의 액수는 17,134 달러에 불과했다.
결국 샌더스 의원에 관해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백악관에서 보게 될 샌더스 의원은 누구인가?” 일 것이다. 상원에서 분명하고 용기있게 군비지출 법안의 84%에 반대표를 던졌던 샌더스 의원인가, 아니면 F-35 사업처럼 쓸 데 없는 군비지출을 지지하고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선동적인 언사를 참지 못하는 샌더스 의원인가? 샌더스 의원이 진정 진보적인 대외정책 참모들을 캠페인에 기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래야만 그가 이끌 행정부에서 국내정책에 대한 샌더스 본인의 경험과 관심에 더불어 부족한 대외정책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샌더스 의원은 북한에 대해 평화협정의 원칙은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엘리자베스 워렌은 미국 내 불평등과 기업의 탐욕에 대한 선 굵은 도전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대외정책에 대한 입장은 천천히 정립해 간 편이다. 그녀의 캠페인 웹사이트는 그녀가 “비대해진 국방 예산을 삭감하고 국방 정책을 옥죄는 방산 외주업자들의 전횡에 마침표를 찍는데” 지지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상원에서 “비대해진” 군비 지출 법안3분의 2이상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녀의 웹사이트는 또한 “병사들을 집으로 데려올 시간” 이며 그녀는 “외교에 대한 재투자”에 찬성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녀는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에 다시 임하기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고, 미국의 핵무기 선제공격을 방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녀는 “핵 오판의 가능성을 줄이기를” 원한다는 말로 해당 결정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상원에 있던 짧은 시간 동안 그녀의 피스 액션 관련 의결 기록은 샌더스의 그것과 완전히 일치했으며, 그녀는 2018년 3월 샌더스의 예멘 전쟁 권한 법을 공동 발의한 다섯 명의 상원의원이기도 했다. 워렌은 2018 년 상원의원 재선 캠페인 당시 “방산업계”들로부터 34,729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워렌 의원은 이스라엘 문제에 관해서는 그녀의 진보계층 지지자들을 여러차게 분노케 한 바 있다. 2014년, 2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남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지지한 바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책임을 하마스에게 전가하기도 했다. 그 이후 그녀는 조금 더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였으며, 2018년 들어서는 이스라엘을 보이콧하는 행위를 범죄화 하는 법안에 반대하고, 평화적인 시위 중이던 가자 지구 시위대를 치명적으로 진압한 이스라엘을 규탄하기도 했다.
보편적 건강보험부터, 기업과 불평등, 금권 이익에 대한 도전까지, 워렌은 샌더스가 닦아놓은 길을 가고 있으며, 예멘을 비롯한 전쟁과 평화 관련 이슈에서도 샌더스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워렌은 국방 예산 법안의 68% 가량에 찬성표를 던지며, 그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커다란 장애물을 돌파하려는 확신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를 통해 바로 “미국의 군사 정책을 옥죄는 방산 외주업자들의 전횡”의 실력을 느껴 볼 수 있다.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해리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고향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긴 연설과 함께 대선 출마를 알렸다. 해당 연설에서 그녀는 많은 이슈들을 이야기 했지만, 미국이 수행중인 전쟁이나 국방비 지출은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외정책에 대한 이야기라고는 “민주적 가치,” “권위주의” 그리고 “핵 확산” 에 대한 애매모호한 말들뿐 이었으며, 이야기 한 문제들이 생겨나는 데에 미국이 기여한 점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마 대외 혹은 군사 정책에 관심이 없는 것이거나, 바바라 리 하원의원의 진보적인 지역구인 그녀의 고향에서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피력하기가 무서운듯 하다.
다른 장소에서 해리스가 목소리를 높인 이슈중 하나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이다. 2017년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위원회) 컨퍼런스에서, 그녀는 “이스라엘의 안보와 자위권에 대한 폭넓고 초당적인 지지를 위해 저의 최선을 다 할 것” 이라고 말 한 바 있다. 그녀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어느 수준 까지 지니고 있는 지 보여줬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내 불법 정착촌 형성을 국제법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성명에 미국이 참여하도록 했을 때, 해리스, 부커, 클로버셔와 함께 30명의 민주당(그리고 47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미국의 해당 결의안 참여를 막는 법을 공동 발의했다.
2019년의 AIPAC 컨퍼런스를 보이콧하라는 풀뿌리 유권자들의 압력을 받았을 때도, 해리스는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달리 2019년 AIPAC 모임 참석을 강행했다. 그녀는 또한 이란 핵 협정 재가입을 지지하고 있다.
상원에 있었던 짧은 시간 동안, 해리스는 여덟 개의 군사지출 법안 중 여섯 개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샌더스 의원의 예멘 전쟁 권한 법을 공동발의하거나 찬성하지 않았다. 해리스는 2018년 당시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으나, 2018년 선거기간 동안 “방산업계”들로부터 26,424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코리 부커(Cory Booker)
부커 상원의원은 상원에서 있었던 19 차례의 군비 지출 법안 표결 중16회의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스스로를 “이스라엘과의 돈독한 관계에 대한 굳건한 지지자”라고 부르며, 2016년 유엔 안보리의 대 이스라엘 결의안을 규탄하는 상원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그는 2013년 12월 발의된 대 이란 제재 법안의 공동 발의자이기도 했으나, 2015년 핵협상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워렌 의원과 같이, 부커 의원은 샌더스가 발의한 예멘 전쟁 권한법 공동발의자 5명 중 한 명이었으며, 의결 관련 피스 액션 요청 수락률은 86%였다. 하지만 대외정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음에도, 그는 미국이 벌이고 있는 전쟁이나 기록적인 군비 지출을 삭감하는 데 있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다. 군비 지출 법안의 84%에 찬성표를 던졌던 그의 의결 기록으로 봤을 때, 부커 의원은 군비 삭감을 감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부커 의원은 2018년 재선에 나서지 않았으나, 2018년 선거 기간 중 “방산업계”로부터50,078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에이미 클로버샤(Amy Klobuchar)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상원의원 대선주자들 중 가장 색이 분명한 매파이다. 2013년 이후 군사비 지출 법안에 있어, 클로버샤 의원은 단 한 건을 제외한 95%의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의결 중 피스 액션의 요청을 수락한 것은 69% 정도이며, 이는 상원의원 대선주자들 중 가장 낮은 수치이다.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2011년 미국과 나토가 이끈 리비아의 레짐 체인지를 지지하였고, 공식석상에서의 발언들로 미루어 볼 때, 그녀가 생각하는 군사력 투사의 주요 조건은 동맹국들의 공조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리비아에서 실현 된 바 있다.
2019년 1월, 클로버샤 의원은 상원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와, 미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가 이스라엘을 보이콧하는 회사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수 있게 해 주는 BDS 금지 조항이(Anti-BDS: 보이콧/Boycott, 투자 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를 금지하는 조항)포함되었던 S.1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녀는 2018년 샌더스 의원의 예멘 전쟁 권한법을 공동발의 하지 않은 유일한 민주당 상원의원 대선주자이기도 했으나, 2019년에 들어서는 공동발의와 찬성의결로 돌아섰다. 클로버샤 의원은 2018년 재선 기간 중 “방산업계” 로부터 17,704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베토 오로크(Beto O’Rourke)
전직 하원의원인 오로크는2013년 이후29개의 군비 지출 법안 중 20개(69%)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의결 중 피스 액션 요청 수락률은 84%였다. 피스 액션 요청을 수락하지 않은 의결중 대부분은 특정 예산에 대한 삭감을 반대하는 의미였다. 오로크 전 의원은 2015년에 있었던 11번째 항공모함 예산에 찬성표를 던졌고, 2016년의 국방비 1퍼센트 삭감에는 반대했다 .그는 2013년 유럽에 주둔중인 미군의 숫자를 줄이는 데에도 반대했으며, 해군의 비공개 예산을 제한하는 법안에도 두 차례 반대했다. 오루크는 하원 군사 위원회의 위원이었으며, 상원 입성 캠페인 중 “방산업계”로부터 111,210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는 민주당 대선주자들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텍사스의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듯 군산복합체의 이권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지만, 오로크는 상원 혹은 대선 캠페인에서도 대외 혹은 군사 정책을 강조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길 꺼려한다는 의미이다. 하원시절, 그는 진보주의자들이 금권과 기업 기득권의 도구로 여기는 신 민주 연합 모임에 속해 있었다.
제이 인슬리(Jay Inslee)
워싱턴 주지사인 제이 인슬리는 1993년부터 1995년, 1999년부터 2012년까지 하원의원직을 맡았다. 인슬리는 이라크 침공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으며, 알베르토 곤잘레즈 법무장관이 미군의 고문행위를 용인했다는 이유로 탄핵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기업가 민주당원 모임인 신 민주 연합의 일원이었으나,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편이다. 2010년 재선 캠페인 동안 “방산업계”로부터 27,250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인슬리 주지사의 캠페인은 기후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의 캠페인 웹사이트는 지금까지 대외 혹은 군사정책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마리앤 윌리엄슨, 앤드류 양(Marianne Williamson and Andrew Yang)
이 두 후보들은 정치권 밖의 인물들로, 대통령 선거전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인물들이다. 정신적 스승을 자처하는 윌리엄슨은 “우리 나라가 안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구식이다. 야수 같은 힘으로 세계의 적들을 제거하는 방식에 의존할수만은 없다” 고 믿는다. 그녀는 미국의 군사화 된 대외정책이 적을 만들고 있으며, 거대한 군비 예산이 “군산복합체의 금고만 채워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자신의 저서에서, 마리앤 윌리엄슨 후보는 “이웃과의 평화를 만들어 내는 방법은 평화롭게 지내는 것 밖에 없다”고 쓰기도 했다.
윌리엄슨 후보는 10개년 혹은 20개년의 장기 계획을 통해 미국의 전시경제를 “평시 경제”로 되돌리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윌리엄슨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청정 에너지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부터 건물과 교량 개선, 학교 신축과 친환경 제조업 기반을 통해 죽음이 아닌 삶을 촉진하는 데에 미국인들의 재능을 쏟아야 한다”고밝혔다.
기업가인 앤드류 양은 “군비 지출을 제대로 통제하고, 미국이 외국의 분쟁에 분명한 목표 없이 참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며, 외교에 재투자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많은 군사 예산이 “수십년 전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으며, 2020년 현재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그 때와 다르다” 고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복잡한 문제를 외부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대응의 차원에서 보고 있으며, 미국의 군국주의 자체가 주변국들에게 중대한 위협임을 인지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조 바이든(Joe Biden)
조 바이든은 아직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대외정책 관련 전문성을 홍보할 영상과 연설을 만들고 있다. 바이든은 1972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부터 대외정책과 인연이 있었으며, 4년간 상원 대외정책 위원회의 의장을 맡기도 했고, 종국에는 오바마의 부통령으로 일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 주류계파의 의견을 그대로 되풀이 하는 그는 트럼프가 미국의 세계적 리더쉽을 버리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미국이 “자유 세계의 필수적인 맹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은 스스로를 실용주의자로 소개하며, 베트남 전쟁을 반대했던 것은 비도덕적이어서가 아니라 전쟁에 이길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바이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한 국가 재건을 지지했으나, 그것이 실현 불가능에 가까움을 깨닫자 입장을 바꾸고 알카에다를 무너뜨리는 일을 마치는 즉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통령으로서, 그는 2009년 당시 오바마의 확전을 반대한 유일한 내각 인사였다.
하지만 이라크 문제에 관해서 그는 매파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이 생화학무기를 보유 중이며 핵무기를 제조하려 한다는 허위 정보를 반복해서 이야기 했고,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후일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찬성한 것은 “실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은 스스로를 시온주의자로 칭하곤 한다. 그는 민주당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속에서 나와, 심장을 통해 움직여, 머리에 도달하는 것이다. 거의 유전적인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문제에 있어서 현 이스라엘 정부와 대립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에 관한 문제이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은 안 좋은 선택 정도가 아니라 재앙이 될 것”이라 밝힌 바 있고,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협상을 지지하기도 했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다시 한 번 핵협상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이 외교를 중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상 그는 나토 연합을 통해 “우리가 싸울 때 동맹들도 함께 싸우는” 구도를 선호하는 것이다. 바이든은 냉전이 끝나며 나토가 그 소임을 다했다는 점, 그럼에도 나토가 스스로의 야망을 전 지구적인 차원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고, 이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신냉전 체제가 구축되었음 또한 외면하고 있다.
바이든은 국제법과 외교에 대한 립서비스를 잊지 않지만, 맥케인-바이든 코소보 결의안을 공동발의하여, 1999년 미국이 주축이 된 나토의 유고슬라비아 공격과 코소보 침공을 인가 한 바 있다 .이는 미국과 나토가 탈냉전 시대 이후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큰 규모의 전쟁을 치른 첫 번째 사례이며, 9/11테러 이후 이어진 전쟁들에게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
“많은 기업가 민주당원들이 그렇듯, 바이든은 미국이 지난 20년간 맡아 온 위험하고 파괴적인 역할의 본질을 호도하고 미화하고 있다. 그가 부통령으로 재임한 민주당 행정부는 물론,공화당 행정부의 행적까지 모두.”
바이든은 국방성 예산의 소규모 감축을 지지할 지는 모르지만, 그가 오랜 기간전력을 다해 봉사해왔던 군산복합체에 정면으로 맞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그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그의 아들이 이라크와 코소보에서 복무하면서 군부대의 쓰레기 소각에 노출된 사실과 아들이 얻은 치명적인 뇌종양을 결부시키고 있으며, 그로 인해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하는 일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지도 모른다.
반면, 군산복합체와 미국의 군국주의 대외정책의 지지자로서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고려했을 때, 대통령의 자리에 앉은 바이든이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의 중요한 갈림길에 선 순간, 숱한 압력과 스스로의 타성이 결국 비극적인 개인사를 누르고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결론
미국은 17년 이상 전쟁 중에 있으며, 우리는 대부분의 세수를 전쟁비용, 그리고 전쟁에 들어가는 군인들과 무기들에 들이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 없거나 많지 않은 대선주자들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순간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꾸고 현재의 흐름을 되돌릴 것이란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다. 오로크 등 2018년 선거 캠페인에서 군산복합체의 기부를 가장 많이 받았던 두 후보가 이러한 시급한 문제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함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특히나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작금의 군국주의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조차 진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있다. 그들 중 단 한 명도 지금의 전쟁들에 동력을 공급하고,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기록적인 군사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나서지는 않고 있다.
1989년 냉전이 끝날 무렵, 전직 국방성 관료였던 로버트 맥나마라와 래리 코브는 상원 예산 위원회에서 앞으로 10년간 군사비의 50%를 감축해도 안전하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물론 이런 예산감축은 일어나지 않았고, 아들 부시, 오바마,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미국의 군비 지출은 냉전시대 군비의 최고치마저 갱신하고 말았다.
2010년, 바니 프랭크와 당을 초월한 그의 동료의원 세 명이 유지 가능한 국방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25%의 국방예산 삭감을 요구했다. 녹색당은 오늘날의 국방예산 중 50%를 삭감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들이 급진적인 것 같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군비 지출은1989년보다 지금이 더 높으며, 이를 감안했을 때 지금의 50% 감축은 맥나마라와 코브가 그 당시 요청했던 감축보다도 그 폭이 좁은 것이다.
대선 캠페인은 이러한 이슈를 제기하기에 가장 적합한 순간이다. 우리는 전쟁과 군국주의 종결을 대선 캠페인의 중심적 가치로 설정한 털시 개버드의 용감한 행동에 큰 용기를 얻었다. 우리는 또한 말도 안 되게 비대해진 군사 예산을 꾸준히 반대해 왔고, 그의 정치 혁명이 맞서야 할 이익집단들 중 하나로서 군산복합체를 지목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행동에 감사한다. 또한 우리는 엘리자베스 워렌 후보가 “미국의 군사정책을 옥죄는 방산 외주업자들”을 규탄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이 토론의 장에 독창적인 목소리를 보탠 마리앤 윌리엄슨과 앤드류 양 후보를 환영한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우리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더욱 활발한 토론을 들어야만 한다, 그리고 모든 후보들로부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전쟁과 군국주의, 그리고 고삐 풀린 국방 예산이 가져오는 악순환이 우리의 자원을 말려가고 있으며, 국가적 우선과제를 오염시키고 국제적 공조를 폄하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핵무기 확산 같은 문제는 인류의 존재자체를 위협하고 있고, 그 어떤 나라도 이런 문제를 혼자서 해결 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죽은 수백 만 명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원하기에 이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당신에게 다른 우선순위가 있다면, 우린 그를 이해하고 존중한다. 하지만 군국주의와 그로 인해 손실되는 막대한 국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 한다면, 미국과 세계가 21세기에 들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불가능할 것이다.
Medea Benjamin(메디아 벤자민)
Global Exchange 와 CODEPINK: Women for Peace의 공동 창립자
『Inside Iran: The Real History and Politics of the Islamic Republic of Iran』의 저자
Nicolas J S Davies(니콜라스 J S 데이비스)
『Blood on Our Hands: the American Invasion and Destruction of Iraq』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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