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국제정치의 거의 모든 영역을 지배함에 따라 양극화의 세계가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양극화는 이념적 적대감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으며 배타적 동맹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조장합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서로 간의 경쟁을 민주주의와 독재체제 간의 싸움으로 치부하면서 중국의 인권침해에 대한 대중의 비판을 증가시키면서 태평양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실재적 위협으로 묘사하면서 미국은 민주주의 동맹을 구축하려고 시도합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정부는 미국과 맞서기 위해 전면전을 펼치면서, 코로나19 위기의 대처에서 중국 권위주의 모델의 우월성을 강조했으며, 러시아, 파키스탄, 이란 및 기타 국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국제적인 ‘반-헤게모니(반미)’ 연합을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이념적 적대감은 과장된 것입니다. 중국은, 과거의 소련이 공산주의를 장려하고 미국이 민주주의를 장려하는 것처럼, 자신의 정치체제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전위로서 자신을 정의하지 않습니다. 첨단의 감시시스템을 통하여 작동하는 중국의 권위주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도덕적으로 또한 설득력있는 대안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권위주의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미국이 중국에게 서구식 민주주의를 전파하려는 시도를 더욱 두려워합니다. 베이징은 타국에로 권위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한 단호한 노력 대신 국내에서 정보방화벽을 구축하고 이념통제를 강화했습니다. 중국은 서구의 자유주의적 가치를 보편적인 것으로 거부하면서, 세계가 중국 공산당의 통치를 이해하도록 설득하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미국이 가하는 이념적 내용도 매우 과장되어 있습니다. 미국 내의 인종적 긴장, 정치적 양극화, 사회경제적 불평등, 외국인 혐오증에 대한 보편적인 찬사가 세계인들의 실망으로 바뀌면서 미국의 정치체제는 더 이상 민주주의의 등대가 아닙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보여준 것처럼 미국이 민주주의를 퍼뜨리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 파괴적인 결과는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키고 반미주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미국의 힘은 상대적으로 쇠퇴했고 회복의 가능성은 지극히 회의적입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원칙적인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전에 자신의 국내 현안을 정리해야 합니다
배타적 동맹을 구축하려는 시도도 잘못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양극화는 동등한 강대국의 충돌에 대한 고전적인 비전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초강대국으로서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 러시아, 일본, 인도는 여전히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어 미중 간의 세력균형을 뒤엎을 수 있습니다.
많은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는 미중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경제와 전략적 우선순위가 다르고 위협에 대한 인식도 다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험난한 전투를 각오해야 합니다. 미국의 강점에 대한 환상이 없는 국가들은 비용과 이익을 저울질하고 이에 따라 자신의 독자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쟁 속에서 미국 동맹국들은 경제적 전략적 이익에 대한 위협 때문에 중국에 맞서 왔지만, 또한 일방적인 미국의 편을 결단코 취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에 맞서기까지 합니다. 최근에 AUKUS를 발표하면서 호주는 프랑스와 맺은 660억 달러 규모의 디젤발전 잠수함 계약을 중단했습니다. 파리는 이를 ‘뒤통수 치기‘라고 부르며 격노한 반응을 보이며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불러들였고, AUKUS로 인하여 미국은 가장 오래된 유럽 동맹국과 긴장 관계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은 이데올로기적 리트머스 테스트를 기반으로 반미동맹을 구축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제기한 위협에 대한 잠재적인 불안을 바탕으로 반미동맹을 구축했습니다.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감상적이기보다 매우 거래적입니다.
세계는 다행히 아직 두 개의 경직된 이데올로기적 블록과 지정학적 블록으로 나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미묘한 힘의 균형은 현재화하는 양극적 대립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은 과거 미국을 무조건적으로 강대국으로 수용하는 입장에서 더 이상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의도된 자신감은 국내의 도전과 불안을 감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연 중국이 신흥 경제국가들이 경험한 고소득 국가의 진로를 막는 중진국의 함정을 모면할 최초의 권위주의 정권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중국은 자신의 군대를 현대화하기 위하여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맞대결을 할 수는 없으며 세계적 규모로 작전을 수행할 수도 없습니다. 반면에 중국이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력에 필적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국은 말년의 소비에트 연방이 보여준 불안정한 통제(계획)경제를 뛰어넘어, 매우 선진적이며 광범위하고 역동적인 기반기술을 통하여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지닌 경제를 구축했습니다. 중국은 이념적으로 폐쇄되고 스스로 고갈된 과거의 강대국인 소련과는 거리가 멉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혐의와 압박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국에 대한 중국인민의 적대감으로 미국의 압력에 맞서는 시진핑의 인기를 더욱 부추깁니다.
과거의 역사에서 워싱턴은 베이징과 같은 라이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서로를 지배할 수 없는 두 세력이 양극적인 대결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자신의 권위주의 체제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으며, 역으로 미국도 중국의 내재적 가치를 바꾸거나 이의 부상을 막을 수 없습니다.
단일한 국가가 스스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지만, 실수로 인해 갈등이 확대되고 폭력적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양국 지도자들은 건설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출처: 동아시아 포럼 in Sydney on 2021-10-14.
Suisheng Zhao, Denver 대학교(Josef Korbel International Studies) 교수이자 중미협력센터 소장 겸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의 편집장이다. 최근 “The US–China Rivalry in the Emerging Bipolar World”라는 저술을 출간하였다.
[열린광장 - 세계의 시각] "세계의 시각"은 핫한 외국기사들 중 일반대중들과 함께 공유하고픈 글을 알리기 위함이다.
후원으로 다른백년과 함께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