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의 변) 최근 10월 초 바이든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은 한마디로 미국을 위하여 전세계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자국 중심의 극단적인 패권주의와 상대방를 악마화하려는 마니교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하여 지정학적으로 상대적 중립의 입장을 지닌 알-자지라 지의 수석정치분석가 해설과 친중적인 입장을 지닌 영국인 자유평론가 칼럼 등 2건을 함께 소개한다.
1. 바이든의 국가안보전략(NSS)이 지닌 결점과 망상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은 야심적이지만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에 관한 망상일 뿐입니다
마르완 비샤라Marwan Bishara. Al Jazeera의 수석 정치 분석가. 세계정치에 대해 광범위하게 글을 쓰는 작가로 미국 외교정책, 중동 및 국제전략 문제의 선도적 권위자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과거 파리 아메리칸 대학교(American University of Paris)에서 국제관계학 교수를 역임했다
출처 : Al-Jazeera, 2022년 10월 14일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 새로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은 전임자들의 독트린을 결합한 것입니다. 그것은 아버지 Bush와 같이 없어서는 안될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주장하고 Ronald Reagan 및 아들 Bush와 같은 마니교적 세계관(민주주의 대 독재, 선과 악)을 함께 수용합니다. 동시에 ‘자유민주주의’라는 복음과 빌 클린턴과 같은 자유시장을 홍보하고, 버락 오바마와 같이 ‘불량 정권’과 협력하고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심지어 트럼프와 같이 국내 지출과 투자를 우선시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접근방식을 강조하기까지 합니다. 모든 내용들은 바이든 자신이 ‘낡은 인물’이라고 무시하던 상기의 전임자들에게서 빌려온 것입니다.
쉽게 이루는 성취는 없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NSS 최종 초안이 복잡해지고 공식발표가 몇 개월 지연되었습니다. Mike Tyson의 말을 빌리자면, “얼굴이 주먹질로 강타를 당하면 누구에게나 전략이 생깁니다”. 문건 속에 웅장하게 표현된 위대함은 일관성에 미치지 못하지만 “번영하고” “포용적인 세계”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될 국가의 역할에 대한 쉽지만 진부한 내용을 반복합니다. 처음부터 바이든은 미국의 세계 리더십에 대해 여러 가지 공상적인, 심지어는 망상적인 가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략문건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미국 이외에는 힘과 목적을 가지고 세계를 이끌어 갈수 있는 국가는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가정은 탈냉전 시대에는 사실이었을지 모르지만 현재에는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특히 지난 삼십여 년간 실패와 재앙의 연속인 지나친 과잉대응 그리고 과잉확산으로 점철된, 그리곤 최근 국제무대에서 철수와 축소(retrenchment)를 보인 이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의 NSS는 “우리의 이익과 가치에 따라 국제질서를 주도적으로 형성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유주의적 가치가 국내외에서 퇴보하고 있음에도 미국은 스스로 자신의 의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힘의 모범을 보일 때마다 모범의 힘이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새로 공개된 전략의 핵심에는 미국국가안보에 대해 명확하게 명시된 이중도전 형태의 역설이 있습니다. 즉, 중국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협과 글로벌 위협(기후변화, 테러, 새로운 전염병 및 식량 불안정 등 )입니다.
장기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부상하는 중국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현재적으로는 유럽 안보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독재정권(미국 스스로 규정한?)들이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국내에서는 억압 그리고 해외에서는 강압으로 특징지어지는 통치의 모델을 수출하기 위해 초과 근무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제는 국경이나 지리를 넘어서는 공통의 초국가적 위험(기후와 전염병 등)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필수적인 다자간 협력을 방해합니다.
이러한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NSS는 “규칙기반 국제질서 내에서 국제기관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경쟁시대에 국제협력을 유지 및 증대”할 것을 제안합니다. 따라서 바이든은 중국과 ‘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규칙에 입각한 국제체제’를 ‘미제국주의의 화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 지도자들은 바이든의 말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으며, 단지 미국이 실제로 행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전략적 봉쇄, 군사력 증강, 동맹 형성 및 확장을 전세계적인 도전(기후와 전염병 등)에 대처하는데 필요한 협력과 조정을 확실히 약화시키는 경계선 긋기와 적대 행위로 여깁니다.
또 다른 문제는 NSS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원과 선택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문건에서는 “사람들이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권리와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번영하며 안전한 국제질서”를 건설하려는 열망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렇듯 가치가 있고 고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오히려 물리력을 키우고 국제연합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며 군대를 현대화하고 강화할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미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고 동맹국인 다음 9개 국가보다 군사비를 더 많이 지출하고 있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의 현대화를 진행시키려는 것입니다.
사실인즉, 바이든 행정부는 길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세계의 경찰로서 행동할 수 있고 행동해야 한다고 믿으며 해결사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망치(조폭)처럼 행동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핵 현대화와 비확산 사이에도 모순이 있습니다. NSS는 검증가능한 군비통제와 글로벌 비확산 체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의 핵 삼중전략(Nuclear Triad) 및 관련 기반시설을 현대화할 것을 약속합니다. 즉, 미국은 중국,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핵보유국이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군축을 추구하도록 하는 비확산조약(NPT)을 계속 위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모순되게 이란이 NPT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독재정권을 지지하고 러시아에 대항해 결집시켜온 중동에서 일반적인 외교정책과 일치하지 않는 가치와 이익의 추구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NSS는 또한 팔레스타인과 아랍인의 권리를 희생시키더라도 미국이 이스라엘을 이 지역에 적극적으로 통합시킬 것을 약속합니다. 보다 나은 선택으로 2개 국가의 해법을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것은 이스라엘에 기울어진 편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이든을 신뢰하고 보자면, 그는 트럼프와 달리 알카에다나 ISIL(ISIS)과 관련하여 이슬람이나 무슬림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거나 언급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바마의 소위 “뒤에서 지원을 주도하는” 접근방식을 따라 바이든은 “미국의 주도하에 파트너의 지원” 전략에서 “파트너가 주도하고, 미국이 지원”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에 대한 협력 및 지원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NATO의 가입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유럽연합의 가입만을 지지했습니다.
이것은 중대한 결점과 환상이 있는 지나치게 야심찬 전략입니다. 그것은 자비로운 초강대국에게 보호와 지원을 원하는 미국의 친구들에게 위안을 주는 반면에, 미국이 지닌 제국주의적 아젠다를 비방하는 상대방에게는 군사무기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이미 언급한 바처럼, 전략이 단지 ‘힘의 균형이 시사하는 것보다 상황에서 보다 많은 것을 끌어내는 “권력을 창출하는 정치적 기술”을 의미한다’면 미국의 이번 국가안보전략은 걸작품입니다. 단지 이론상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것은 우리가 천년 동안 알고 있던 사실을 재확인시켜줍니다. 떠오르는 세력이 지배적인 세력에 도전할 때, 안전 벨트를 착용할 때입니다(it is time to put on the seat belts).
2. 미국국가안보전략은 글로벌의 혼란과 무질서를 야기하는 처방전
Keith Lamb.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현대중국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제문제 평론가로 활동 중. 주요 연구 관심사는 중국의 국제관계와 “중국특색 사회주의”로 CGTN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출처: 중국국제방송, 2022년 10월 14일자
새로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이 일관된 중국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심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지닌 “종합적 스펙트럼의 능력”으로 인해 미국에 대한 ‘최고의 지정학적 도전자’로 설명합니다. 러시아도 위협국가로 포함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은 중러 모두를 제압하려고 합니다. 이제 전세계는 ‘글로벌의 혼란과 무질서에 대한 지침서’인 미국안보전략NSS의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언어로 금박을 입힌 미국의 서술적 목표는 “이러한 민주주의 원칙에 서명하는 모든 국가가 규칙에 참여하고 규칙을 형성하는 데 역할을 하는 세계입니다. 이들 국가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번영을 유도하며, 모든 국가가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침략과 억압과 간섭에서 자유로운 안보를 보장하는 것입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지도력은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다”고 평가하지만 미국이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지도력을 잃게 되는 변곡점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하고 번영하는 세계에 대한 그들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는 자결권,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의 기본 원칙이 존중되어야 함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자신이 국내외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미국은 개별국가들의 영토보전을 전혀 존중하지 않습니다. 사실이 그러한데, 과연 미국은 무엇을 공유하려고 하는 걸까요? 대중 선거는 자유나 민주적 성과와 동등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사람들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국제적으로는 모든 국가들이, 자신의 정치 시스템에 상관없이, 민주주의를 위하여 공동으로 규칙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미국이 국내에서는 대량 노숙자의 문제에 시달리고 국제적으로는 불법적인 전쟁을 지속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혼란스러운 세계질서에 따른 강압적이고 침략적인 행위의 결과입니다. 어쨌든 보고서가 말하는 세계의 번영은 모든 글로벌 행위자들, 특히 현재는 서로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제협력 덕분에 발생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의 민주주의적 가치에 비추어 볼 때 중국이 실천하고 있는 ‘다자주의의 목표’와 ‘주권적 간섭에 대한 저항’은 세계 민주주의의 기본 토대이자 내부 민주주의의 전제 조건입니다. 중국사회주의 건설의 목표는 민주주의 확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2020년에 이르러 빈곤한 중국 농촌 주민들 모두를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실천한 것입니다. 민주적 정책은 소수가 아닌 대중을 위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중국은 미국의 ‘민주주의’ 적이 아니며, 미국의 시스템을 바꾸려는 것이 중국이 추구하는 목표가 결코 아닙니다. 기껏해야 중국이 미국에 가하는 위험은 중국정치의 시스템이 효과적임을 입증하면서 미국 시민들이 자신들에 대하여 스스로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점이 바로 미국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가 아닌가요?
NSS 보고서는 국가의 경계를 다시 그리려는 나라들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주로 미국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주도하는 불법 전쟁을 당한 유고슬라비아는 여러 국가로 쪼개지면서 발칸화되었습니다. 중국의 경우, 이것이 바로 미국이 대만 지역의 분리주의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신장의 거짓집단 학살 이야기를 조작하여 민족적 긴장을 이용하려는 바로 그 전략이 문제입니다.
미국은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동맹을 기반으로 산업을 강화하고 군사의 현대화를 통해 “강대국과의 전략적 경쟁시대에 대비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글로벌 혼돈의 레시피(지침서)라는 점입니다. AUKUS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보다 큰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NATO의 우크라이나 개입은 지역 갈등을 촉발했습니다. 미국의 하드-파워 사용을 정당화하고 적나라한 패권주의를 숨기기 위해, 보고서는 자유 민주주의의 마니교(선과 악의 대결)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이러한 전략적 구분은 “대화”할 수 있는 비자유 진영의 행위자들이 추구하는 합리적인 이익조차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실제 세계안보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생각이 다른 국가들과 더 많이 소통해야만 합니다. 미국은 자신이 정한 의제에 관하여 비자유민주주의 행위자들과 관계를 맺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인즉, 미국은 이들 국가가 미국의 이익에 종속되는 한 그들의 통치 시스템을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패권주의를 우선하고 규범적 원칙을 선택사항으로 삼으려 할 때에는, 모든 국가는 어떤 체제에 속하여 있든 경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OPEC+ 국가들이 미국의 노선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여 작성된 이번 보고서의 ‘통합 중동’을 위한 계획은 매우 우려할 만합니다. 실제로, 혼돈과 파괴(미국의 NSS)에 대한 우려가 바로 세계의 대다수 국가들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로 특징지어지는 건설의 힘에 동참하는 이유입니다. 미국의 NATO 동맹국들조차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대한 자신들의 예속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의 평화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럽연합의 경제는 쇠퇴할 것입니다. 고가의 미국 가스 값을 지불하기를 꺼리는 EU의 산업은 결국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유사한 전략이 해당 산업이 이동하도록 “장려(강요)받는” 동아시아에서도 전개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전략적으로 자신의 이해를 위하여 주요 동맹국조차 압박하고 강요합니다.
이 모든 것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거대한 미군사력에 의해 뒷받침됩니다. 동맹이든 적이든, 자유진영이든 비자유진영이든, 미군사력은 현재의 혼란스러운 세계질서에서 민주적 주권을 추구하는 모든 국가들을 위협하는 미패권 전략의 최종 보증인이 될 것입니다.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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