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투즈/Adam Tooze.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의 정기적 칼럼니스트이자 콜롬비아 대학의 유럽 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음
출처: 포린-폴리시, 2022년 9월 2일자
2022년은 달러의 힘, 즉 명백하고 미묘한 형태로 힘을 표출하는 한 해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 침공에 따른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금융제재는, 특히 미국의 유럽 파트너들과 협력할 때, 미국금융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수입보다 수출이 훨씬 많아 5,000억 달러와 같은 엄청난 외환보유고를 보유하는 러시아는 자산을 안전한 달러나 유로 외에는 보유할 곳이 없습니다. 대결의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 금융당국과 동맹 파트너의 손에 넘어가게 되면서, NATO는 스스로가 지닌 재정적 힘을 드러냅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제재의 폭풍우를 이겨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외부세계에 대한 금융 시스템을 폐쇄해야 했습니다. 수입량은 위기 이전 수준의 절반을 겨우 넘을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제재가 가해졌을 때 러시아에 대한 충격은 세계인들에게 미국에 일방적인 권력을 부여한 통화체제가 과연 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분명히 대체통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할 것입니다. 아마도 러시아 루블 또는 중국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주요한 상품의 교환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하나의 제시된 모델로 최근 중국통화로 러시아 석탄수입 비용을 지불한 인도의 주요 시멘트 생산업체가 중개한 일종의 거래를 예로 둘 수 있습니다. 전세계의 통화책임 당사자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역외의 인민폐 부채를 발행하는 홍콩의 소위 딤섬 채권시장에서 차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미국으로부터 일정한 독립을 확보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당한 규모에 도달하려면 수십 년은 아니더라도 수년이 걸릴 것입니다. 또한 주요 원자재의 지속적인 부족으로 인해 특권적인 고객-공급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적 주제로 등장할 것이며, 중국경제가 미래경제의 챔피언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시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 달러에서 독립되는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멀게만 보입니다. 세계경제가 둔화되면서 원자재 가격은 최고점에서 멀어졌습니다. 석유, 가스 및 석탄에 대한 초과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철광석과 같은 기타 상품들은 저렴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경제의 대안적 중심으로서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기보다는, 2015~2016년 위기의 기간보다 빠른 속도로 외자가 유출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달러 시스템에 대한 경쟁자들의 위상이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중반 세계경제의 주요 뉴스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미국 금융권력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인플레이션과 급등하는 미국달러에 대응하여 연준이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법적 또는 지정학적 개입이 아니라 통화가치, 이자율, 신용의 수요와 공급을 통해 전체 세계경제가 작동하는 조건을 변경하는 것을 뜻합니다. 금융제재의 보다 명백한 영향력이 궁극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바로 여전히 강력한 달러의 존재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달러시스템은 상업 및 금융의 네트워크입니다. 정치 및 군사력은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 재무부의 부채가 궁극적으로 세계최강의 군사력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세계경제에서와 오늘과 같은 지위를 갖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무역과 금융의 주요 통화로 달러를 채택하는 일반적 동기는 달러가 유동성이 풍부하고 저렴하며 지급수단의 통화로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쌍방(자산비축과 거래결재의 수단)에서 적용되는 통화인 달러가 바로 모든 통화 거래의 거의 90%(COVID-19 전염병 이전 6조 달러의 일일 거래량)가 관련 되는 이유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새로운 냉전이 있든 없든,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미국금리 인상은 신용상태를 강화하고 달러를 강세로 몰아가면서 세계전체의 상업거래 네트워크에 충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달러의 상승은 승자와 패자를 만듭니다. 이는 다른 통화가 상대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달러상승의 영향이 다른 통화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상쇄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만, 그러나 달러가 지닌 일반 유통성 때문에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달러가 상승하면 달러로 빌린 사람(전 세계적으로 수조 달러의 부채가 남아 있음)은 더욱 고통스러운 채무상환 비용에 직면하게 됩니다. 급등하는 달러는 또한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 수출의 글로벌 비용을 증가시켜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전반적으로 달러가 1% 상승하면 1 년 이내에 세계 무역이 약 0.7% 감소할 것으로 추정각됩니다.
따라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2021년 중반 이후 달러가 주요 통화 바스켓(평균)에 대해 15% 급등 했다는 것은 나쁜 소식입니다. 유로와 엔 모두 하락하여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칠레에서 터키, 이집트에 이르는 신흥시장의 통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러강세에 따른 자국통화의 상대적 평가절하는 달러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발산되는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증폭시킵니다. 이들 국가가 평가절하와 그에 따른 수입가격의 급등을 피하려면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2022년에 우리는 선진국과 신흥시장경제 모두에서 중앙은행 정책의 전례 없는 동시긴축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금융제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신용조건이 강화됨에 따라 달러기반 금융시스템을 구성하는 연결이 끊어질 위험이 항상 있습니다. 최악의 상태에 있는 경제권의 경우, 위험은 매우 즉각적입니다. 연준의 긴축사이클은 물론 제재의 체제는 아니지만 달러시스템에 약한 경제권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수준으로 중요한 수입품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연료와 전력을 강제로 배급하고 신용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는 등 예측이 가능한 효과를 불러옵니다.
스리랑카는 채무불이행과 정치적 위기의 가장자리를 넘어섰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막대한 에너지 수입비용에 직면해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현재의 상품가격, 이자율 및 달러가 급등하기 전에는 경제가 이미 약했고 부채를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조건은 그들의 상황을 분명히 지속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여, 공개적으로 위기를 촉발하는 배경을 제공하였습니다.
세계은행은 저소득 차입국가들 거의 60%가 부채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부채위기에 처해 있다고 추정합니다. 2000년 초에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를 삭감한 세계적인 ‘부채희년 캠페인’이 성공한 이후, 많은 국가들이 변동금리 차입을 포함하여 시장기반금융을 이용했다는 것이 이번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020년까지 그들의 부채의 30% 이상이 변동금리 기반이었고, 이는 금리가 낮을 때 매력적이지만 오늘날과 같이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훨씬 위험합니다.
스리랑카와 아르헨티나의 드라마와 저소득 국가들의 불안정성을 감안할 때 2022년에도 1980년대와 같은 포괄적인 부채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재정적 어려움은 이미 수천만의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으며 머지않아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6개 이상의 채무국가들이 부채 구조조정 및 국가부도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고자 악전고투를 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고통은 지역자원이 부족하고 달러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분명한 가장 취약하고 가장 가난한 경제권에 주로 집중될 것입니다.
우리는 달러시스템이 본질적으로 안정적이거나 충격에 내성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1990년대 이후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처하도록 진화했고 네트워크에서 보다 중요한 노드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훨씬 더 잘 되었기 때문에 포괄적인 위기를 피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달라진 점은 전세계의 기업과 정부가 달러기반 국제금융 시스템의 가능성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당연히 부채수준이 적정하고 소득흐름이 안정적인 사람들이 더 잘할 것입니다. 그러나 압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달러와 현지통화의 부채 및 자산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 달려 있습니다.
달러시스템은 말 그대로 달러시스템인 한, 극도로 취약합니다. 통화를 달러에 고정하거나 환율 및 금리 변동에 대한 보호 없이 달러로 차용한 국가, 특히 차용한 정부나 가계인 경우 심각한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행히 달러에 대한 그런 종류의 의존은 점차 줄어 들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 것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금융의 세계화에 수반되는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작동방식의 도입입니다.
브라질과 태국과 같은 거대 신흥시장 경제는 외국 대출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을 경우 자국통화로만 대출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여전히 통화가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을 매도하면 평가절하를 겪을 가능성이 높지만 위험의 적어도 일부는 대출기관이 부담하며 최소한 부채를 상환하기에 충분한 지역자금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외화차입을 해야 한다면 가계나 정부가 아닌 개인과 기업으로 하십시오’.
2008년 위기를 겪은 동유럽 경제권은 외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모기지 또는 자동 대출에 내재된 위험을 비용으로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면 기업이나 가계의 외화부채가 너무 커서 지방정부 입장에서 부실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신뢰와 국가경제의 생존을 위해 그들을 구제해야 합니다. 사실상, 그들은 모니터링, 억제 및 설명되어야 하는 정부예산에 대한 청구를 구성합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병든 전력회사인 에스콤(Eskom)의 재정구조 조정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2022년에 밝혀진 사실은 달러시스템이 상업 및 지정학적 이익 모두에 의해 깊이 뿌리내리고 뒷받침되기 때문에 복원력과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인 다니엘라 가버(Daniela Gabor)가 강조하였듯이, 달러기반 글로벌금융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있어 투자 은행가, 펀드 매니저 및 고객 차용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월스트리트 합의”를 통하여, 주요한 위기의 과정이 진행되면, 연준으로부터 시작하여 유럽, 라틴 아메리카 및 아시아의 주요 중앙은행들 사이에 확장된 유동성 스왑 라인에 의해 ‘위에서 아래로 확보된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형성됩니다. 즉, 지정학적 대결에서 미국과 유럽 및 동아시아의 안보정책 파트너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범위가 확대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달러중심의 글로벌 금융을 위해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위험회피 정책은 여전히 배경에 남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무엇보다도 미국경제와 역동적인 금융시장의 회복력을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강력한 미국경제는 성장을 촉진하면서 미국자본과 글로벌 자본축적에 대한 미국 주식시장의 중심성을 확보합니다. 그러나 이는 또한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보다 엄격한 스탠스를 필요로 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결정적인 것은 후자입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세계경제의 긴장이 얼마나 심해질지는 무엇보다도 연준의 긴축정책이 얼마나 진행되는지에 달려 있으며,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빨리 진정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경제가 견실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연준은 보다 높은 이자율에 의존해야 하며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소식은 달러 시스템에 좋은 소식입니다. 왜냐하면 경제의 둔화는 연준이 올해 말 추가로 금리인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락하는 동시에 완만한 경기침체를 겪는 소위 연착륙의 미국 모습일 것입니다.
달러 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세계는 여전히 “앞부분(미국 등 선진경제)은 이기고 꼬리(후진 경제권)가 지는” 양상을 보일 것입니다.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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