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변) 우크라 부차 시의 참혹한 시민살해현장이 공개되면서 이를 저지른 현지 러시아군의 잔혹행위에 대한 비난이 요란한 동시에, 우크라 당국과 영국첩보기관 M16의 조작과 과장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우크라 군인들이 부상당한 러시아 군인들을 총격으로 가차없이 살해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또 다른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도적인 참담함의 배경과 주범은 전쟁 그 자체일수밖에 없습니다. 조속한 종전이 이루어져야 할 까닭입니다.

1.’부차 사태’가 우크라 분쟁을 악화시키는 악재가 되어서는 안된다.

유엔안전보장 이사회는 4월 5일(동부 표준시) 회의를 열어 ‘부차 사건’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우크라이나는 키예프 서부 교외에 위치한 부차(Bucha) 시를 점령하는 동안 러시아군이 수많은 민간인을 살해했다고 비난하는 반면에 러시아는 이를 단호히 부인하고 우크라이나 측의 영상조작 등 실증적 증거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부차에서 민간인 옷을 입은 수백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 군대를 따라 도시로 진입한 서방언론은 도시 거리에 흩어져 있는 시신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구실이 무엇이든 민간인에 대한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규탄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이것이 실제 국제사회의 합의입니다. 그러나 불안과 전쟁에는 항상 이와 같은 비참한 비극이 따르기 때문에 우리가 혼돈과 전쟁을 단호히 반대하고 평화와 대화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비극의 원인이 전쟁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지 못하는 한 인도주의적 비극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차 사건’ 폭로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주동자인 미국이 평화를 촉구하고 대화를 추진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 참으로 유감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에 보다 많은 무기를 제공하고, 외교와 여론에서 러시아를 지속적으로 압박함으로써 양측 간의 평화회담을 방해합니다. 이제부터 워싱턴은 다양한 중화기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안보지원 요청을 “전례없는 속도로” 지원하기 위한 작업을 공개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전쟁의 불길을 부채질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입니다.

많은 서방 언론들이 ‘부차 사건’을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의 전환점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모호한 판단입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의 전환인가?’ 라는 질문을 통하여 바로 세계의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경계해야 합니다. 현재 ‘부차 사건’은 정상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보이며, 여론전쟁과 심리전쟁의 분위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용해 일방적으로 ‘도덕적 고지’를 점유하고, 지정학적 이익을 얻기 위해 갈등을 지속시키려는 시도는 결국 더욱 커다란 인도적 비극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차 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서방의 분노 배후에는 심오한 이중 잣대와 매우 편협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시각입니다. 이미 우크라에서는 수년에 걸쳐 일부 극우적 군대가 처벌받지 않고 민간인을 살해하는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중동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에 달하는 아프간 민간인이 미국의 총격으로 사망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어린이입니다(브라운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미군이 점령한 중동에서 지난 20년간 최소 80만 명이 희생되었다). 호주 특수부대가 “연습”을 위해 목을 베어 청소년을 포함한 비무장 아프간 민간인 39명을 살해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 전쟁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미국무부는 이들 조사관들의 미국 입국을 거부하였습니다.

“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는 진실이다” 라는 유명한 서양 속담은 미국과 영국의 의원들과 정치인들이 여러 번 인용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진실”을 추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비극을 피하는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부차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든 적어도 한 가지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전쟁 그 자체가 인도적 재앙의 주범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인도주의적 재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 새로운 압력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휴전과 평화회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재앙이 닥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차 사건’은 책임과 수사의 엄정한 추진과 함께 불길을 부채질하고 ‘무기제공‘을 삼가야 한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평화를 옹호하고 대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결과적으로 휴전과 평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평화만이 생명을 보호하고 평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출처: 글로벌타임즈 사설, 2022년 4월 6일

2. ‘부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키예프 교외에 있는 우크라 북부의 부차 마을은 끔찍한 전쟁범죄로 보이는 사건의 현장이었습니다. 지난 며칠간 거리 곳곳에 시신이 흩어져 있는 영상과 이미지가 유포됐습니다. 우크라와 미국주도의 서방 파트너들은 철수하는 러시아군이 작전에 반대하는 행위로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했으며 따라서 전쟁범죄로 기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모스크바는 본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몇 가지 심각한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부차 시장이 러시아군이 떠난 다음날 비디오 연설에서 이러한 범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배경도 포함됩니다. 그들은 또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 언론들이 부차에 진입한 며칠 후까지 영상과 이미지가 유포되지 않은 이유와 시체가 며칠 동안 이들에게 노출된 흔적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질문했습니다.

러시아는 심지어 언론에 나온 사망자가 우크라 극단주의 민병대에 의해 살해된 러시아에 동조하는 우크라인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으며, 우크라 당국이 이번 사건을 역으로 조작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모스크바는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우크라 지역에서 많은 희생자들이 민간인과 러시아인과 관련된 동일한 흰색 완장(친러시아의 상징)을 착용하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주장을 펼쳤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처음에는 이 해석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전혀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군이나 정보부대의 조작 가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가짜 공격의 일환으로 러시아가 시체와 배후가 포함된 매우 노골적인 선전 비디오를 제작할 것으로 믿는다”고 경고했습니다만,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거짓 조작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역으로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주장대로 이를 조작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유엔안전보장이사회(UNSC) 회의가 4월 5일에 열렸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극적인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활동을 ISIL과 같은 테러리스트의 활동과 비교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우크라 전역에서 그러한 전쟁범죄 혐의가 더 많이 발생했으며 부차는 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를 가장 가혹한 말로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탈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게다가, 우크라 지도자는 혐의를 받는 러시아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현대의 ​​뉘른부르크 재판소의 구성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젤렌스키는 국제 문제의 평등과 정의를 회복하기 위해 광범위한 유엔개혁을 요구했습니다.

다양한 국가를 대표하는 공신력있는 전문가들의 독립적이고 다자적인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우크라 지도자가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며 국제사회에 압력을 가하면서, 의도적으로 ‘부차 사건’을 정치화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일어난 일에 대해 그가 매우 화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질문에 답해야 제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유엔은 이에 대한 응당의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합니다.

가능한 빨리 범인을 재판에 회부해야 하지만 조사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그러한 문제에 대해 UNSC는 그러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법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독일과 같은 국가에서는 ‘부차 사건’과 관련하여 임의적 간첩혐의를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많은 러시아 외교관을 이미 추방했습니다.

유엔주재 중국상임대표인 장쥔(Zhang Jun)대사는 어젯밤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이 사건의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와 러시아의 상반되는 비난의 내용은 매우 심각하지만 현 시점에서 어느 쪽의 주장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사건에 대한 일방의 주장과 해석을 기반으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대응해야 하는 것은 이미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계질서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이 극적인 갈등에서 또 다른 갈등이 나선형으로 고조되고 촉발될 위험을 차단하는데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미국 주도의 서방이 러시아에 더 많은 제재를 가하도록 촉발했다는 새로운 주장은 또한 특정이해 관계자가 정의가 실현되는 것보다 자신의 지리경제적 의제를 발전시키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지만 미국이 저지른 시리아의 수많은 화학무기 스캔들과 같은 유사한 스캔들에 대한 접근방식과 일치합니다. 바로 전쟁범죄 혐의는 정의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도발을 위한 구실을 구축하기 위해 증폭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책임이 있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Bucha에서 발견된 시체의 인물들을 학살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실히 모릅니다. 이 문제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확인이 시급한 일이지만 공정한 조사가 시작되거나 성공적으로 완료될지 여부는 고사하고 이러한 조치가 일어날지 여부는 현재 불분명합니다. 당분간 관련 당사국들이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존중을 위해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고자 : Andrew Korybko,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미국출신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