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노르웨이가 이를 추가 비축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생산국이며, 유럽대륙의 심각한 에너지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최근 천연가스의 수출을 20억 입방미터 늘리는데 동의했습니다. 영국과 같은 이웃국가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한 줌의 가스공급에도 감사해야 할 형편입니다.
그러나 노르웨이 사람들이 가스가격의 상승과 수출호황 덕분에 막대한 수입을 즐기고 있으면서도, 노르웨이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 추가적인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다른 7개 북유럽 및 발트해 연안국가들과 함께 2025년부터 아프리카 및 기타 지역에서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자금지원을 중단하도록 세계은행에 로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응하여 COP26 회의에서 부유한 20개국은 해당의 자금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해외의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신, 북유럽과 발트해 연안국가들은 세계은행이 “녹색이라는 이름으로 수소 및 지역단위의 스마트-소규모-그리드 네트워크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솔루션에 자금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복잡하고 값비싼 에너지 기술인 녹색수소를 사용해야 하며 필요한 지역에 가까운 규모 곳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스마트-소규모-그리드 네트워크”를 수 년 안에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입니다. 태양 에너지나 풍력조차도, 설령 기대만큼 빨리 건설될 수 있다 해도, 화석연료(현재까지 천연가스가 가장 깨끗함)를 사용하는 예비전력 없이는 남반구의 개발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습니다.
주변의 연안에 대규모 가스전이 있고 세계 최빈국의 다수가 포함된 사하라 사막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스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의 조달이 금지되면, 경제발전을 지원하고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필요한 핵심 에너지의 기반시설(가정과 학교 그리고 공장용 전기포함)을 사실상 중단하는 것입니다. 시멘트 및 철강생산을 위한 공업용 연료, 합성비료의 필수성분인 탄소산화물, 운송 및 요리연료용 액화가스 등의 공급이 차단되는 것입니다.
아래의 추가적인 사례가 천연가스 개발지원 중단에 대한 노르웨이의 로비압력이 가난한 국가의 인민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380만 명이 매년 실내공기오염의 영향으로 조기 사망하며, 이러한 사망의 대다수는 여전히 요리를 위해 실내에서 나무, 석탄, 숯 또는 동물 똥을 태우는 가난한 국가의 26억 인구 가운데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집안일을 하는 여성과 아이들이 폐속 깊숙이 침투하는 유독성 연기에 노출됩니다.
인도, 중국, 기타 가난한 국가들에서 밀폐된 용기에 담긴 요리용 가스를 대대적으로 사용하면서 이들 개발도상국가의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개발도상국가들이 오슬로 워싱턴 베를린보다 더욱 강력한 목소리를 내면서, UN이 천연가스를 청정 에너지원으로 인정하고 저렴한 에너지의 국제적인 개발을 추구하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맥락에서 요리용 가스의 승인을 촉구하는 이유입니다.
세계은행에 로비를 하고 있는 부유 국가들은 이런 배경에도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날씨에 의존하는 풍력 및 태양열을 뒷받침하기 위해 화석연료기반의 발전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합니다. 그들은 또한 깨끗한 스토브의 이점을 인정합니다. 그리나 온실가스의 문제자체인 석유와 가스의 생산인 경우, 노르웨이는 자국생산의 제한을 거부합니다. COP26에 앞서 노르웨이 총리 Jonas Gahr Store는 미래의 석유 및 가스의 시추가 중단되고,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노르웨이는 천연가스가 당장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가 이를 추가로 생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노르웨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매우 교묘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자국가로 남아 있되, 대신에 남반부 국가들이 개발을 중단하고 배출가스량을 줄이면 자선을 베풀 것입니다.”
스페이드 패를 스페이드라고 부릅시다(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자). 노르웨이는 녹색버전의 식민주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지 노르웨이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요약하면, 부유한 국가들이 남반구의 빈국들에게 계속 가난하게 지내면서 개발을 중단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한편 에너지 사용의 상당한 증가없이는 어떤 개발의 시나리오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대신 개발원조는 기후관련의 (조건)지원으로 재포장되어 남반구 국가들이 이에 의존하게 만듭니다.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 우간다 대통령은 지난달 기고에서 “선진국과 지원기구들이 아프리카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계획은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아프리카의 시도를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4 억 이상의 아프리카 사람들은 하루에 미화 2달러 미만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의 녹색에너지 기술의 수요는 이들 생계를 충족하기에는 너무나 크며, 또한 이들 정부의 재정으로 개발하기에는 너무나 비쌉니다. 값비싼 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은 전세계의 과거 및 현재 탄소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유한 국가에서만 부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로–탄소 그리드는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 전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모든 곳에서는 날씨에 의존하는 풍력과 태양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화석연료의 발전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비료 시멘트 및 철강 등 생산분야를 예를 들어보면, 저비용의 탄소를 대신할 대안적 청정에너지를 구할 수 없습니다.
전기 외에 화석연료는 아프리카의 개발에 매우 중요합니다. 대륙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농촌 젊은이들에게 나은 미래의 생계를 제공해야 하는 현대농업은 석유와 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농업수확량 향상을 위한 합성비료는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생산됩니다. 도로 및 건물 건설은 에너지 집약적이며 식품 및 의약품의 냉장보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송부문은 거의 전적으로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의 에너지 수요를 무시하고 이에 대해 정직하지 않은 것은 비인간적이고 무자비하며 부도덕합니다.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화석연료 의존도가 가장 높은 부유한 국가입니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수출의 41%, GDP의 14%, 정부수입의 14%, 고용의 6~7%를 차지합니다. 노르웨이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탄화수소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천연가스 수출국입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교묘하게 말합니다.
“우리는 부자 국가로 남아 있되, 대신에 남반부 국가들이 개발을 중단하고 배출가스량을 줄이면 자선을 베풀 것입니다.”
COP-26이라는 국제회의를 통하여, 정치지도자들은 세계의 대부분 지역에서 보다 공정한 경제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노르웨이가 보인 위선은 물론 다른 부국들로 확산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후에 대하여 높은 목표를 설정했지만 주요 에너지 공급업체들OPEC에게 미국의 석유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원유의 생산량을 늘리도록 촉구했습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야심찬 기후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자국의 독일인에게는 석탄에서 벗어날 충분한 시간(거의 20년)을 부여했습니다.
가난한 국가에 대한 제재를 지지하는 많은 국가들은 역설적이게도, 기후정의라는 이름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하면서, 지구상의 빈곤층이 기후영향으로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음을 올바르게 지적합니다. 그러나 적정한 개발을 이루지 않고 어떻게 전세계의 빈곤층이 극단적인 기상현상과 기후변화의 영향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습니까? 전세계 빈곤층은 에어컨 그리고 관개시설과 같은 적응조치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커다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한편, 사하라 사막 이남의 48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세계 누적탄소 배출량의 1% 미만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이 천연가스만으로 전력생산을 3배로 늘린다 하더라도 전세계 배출량은 약 1% 만 증가할 것 입니다. 반면에 이들 10억 명의 사람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전기에 접근할 수 없으면 가난한 상태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 부유한 국가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는, 기후온난화에 더욱 취약해질 것입니다.
노르웨이와 같은 부유한 국가들은 자신들이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같은 가식적인 주장을 하는 대신에, 청정기술과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가난한 나라를 지원해야 합니다. 그들은 말뿐인 슬로건을 멈추고 사회적, 경제적 결과를 고려하여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방법과 시기에 대해 신중히 재고해야 합니다. 가난한 국가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향후 20년 동안 천연가스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지속해야 합니다.
부국들이 국제사회의 정의를 무시하면서 자신들만의 기후목표를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남반구 국가들에게 소득, 회복력 및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에너지개발의 지원이 없다면 목표는 공허한 주장으로 남을 것입니다.
북유럽과 부유한 국가들은 자신들의 국내에서는 부담이 되는 정책은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는 채, 기후목표를 달성하는 데 내기를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국가를 포함하여 부유한 국가의 지도자들이 가난한 빈국들에게만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 뒤에서 기후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위선적일 뿐만 아니라 부도덕하고 부당하며 ‘그린 식민주의화-Green Colonialism’에 해당합니다.
출처 : 포린폴리시 Foreign-Policy on 2021-11-03
Vijaya Ramachandran, Breakthrough Institute (돌파기술 연구소)의 에너지연구개발 책임자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후원으로 다른백년과 함께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