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라 함은 단순계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근대물리학의 결정론과 환원주의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약 40년전에 태동한 이론으로 복잡계 이론은 현재 물리학의 영역뿐만 아니라 생물학, 사회학, 경영학 등으로 확장하며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아서교수는 복잡계 이론을 규정하기를 구성 요소의 상호작용이 기존 질서에 미치는 영향 또는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구성요소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기존질서를 어떻게 붕괴시키며 나아가 어떻게 새로운 질서와 시스템을 생성해나가는 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여 복잡계는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원인을 독립변수로 조건을 종속변수로 상정하여 이들 2가지 변수만(예를 들면 자본과 노동)의 상호작용을 연구하여 원인이 조건인 타자에게 선형적으로 일방적으로 미치는 영향만을 계량하는 닫힌계인 단순계와는 전혀 다른 계system로서 복잡계는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구성요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질서와 시스템을 창발 emergence하는 열린계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즉, 복잡계는 단순계와 달리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은 비선형적non linear으로 이루어지기에 결코 미래를 결정론적으로 예측할 수없고 다만 확률적 예측만 존재할 뿐입니다.
다시 말해 스튜어트 카우프만이 말했듯이 ‘혼돈의 가장자리’에 복잡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복잡계는 질서와 완전한 무질서의 중간에 있으므로 필연과 우연 사이에 있는 확률적인 인과론을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지적설계론 intellectual design을 과학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창발로 인해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으므로 미리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복잡계 이론은 창조주의 의지와 무관하게 우주와 존재는 자신들의 의지와 창발원리에 의해 스스로 자신들의 세계를 창조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필자는 제1원인인 신성, 영성 또는 불성에서 비롯해서 그들의 목적인causa finalis에 따라 우주의 뭇 존재들을 결정론적으로 창조하였다가 이후 다시 자신 안으로 환원시킨다는 기독교신비주의나 스피노자의 범신론 나아가 뭇 존재에 최초의 주체적 지향initial aim을 제공하며 자신만이 영속적 초월을 유지한다는 화이트헤드의 신개념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되는데, 더구나 화이트헤드는 신의 원초적 본성과 결과적 본성이라는 구도를 이용하여 신비주의의 유출-환원론을 다시 재현하고자 하는데 그러한 그의 시도는 제1원인자 또는 자기 원인자를 상정하는 실체론의 틀을 근본적으로 벗어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은 이제는 현대물리학이 제시하는 존재론인 생성론의 관점에 의거하여 재구성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 표현하면 복잡계를 이루는 구성요소가 2가지를 넘어서기에 무수한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은 단순계처럼 단일한 법칙하에 움직이지 않으므로 단지 확률적인 예측만 가능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나아가 우주는 양자도약quantum jump과 같이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이 임계점critical point을 넘어서는 순간 비약적인 창발convergence로 이어지는 불연속적인 비선형함수로 이루어져 있기에, 새로운 질서의 속성은 창발로 인하여 결코 그 구성요소로는 설명될 수 없기 때문에 우주를 구성요소로 분해하여 부분들의 합이 전체라는 관점의 환원주의 reductionism와 그에 기초한 기계론적 세계관은 근대물리학이 만든 허구적인 단순계라는 허상의 계에서만 존재하는 철학이라는 것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즉, 현대물리학은 40년전 우주가 전일적인 복잡계라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면서 기존 뉴튼물리학이 제시한 기계론적 세계관에 기초한 선형적이고 목적론적이고 결정론적인 단순계와 실체론적 존재론을 재검토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구성요소들은 스스로 끊임없이 자기조직화self organization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질서는 그 구성요소들과는 전혀 다른 존재의 모습으로 창발되기에 그 구성요소의 속성보다는 자기조직화의 과정과 그 결과로서의 창발된 질서에 귀기울여야 전체를 전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직관적인 전일주의holism가 분석적인 환원주의를 대신하여 현대과학의 패러다임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요즈음 우주를 양자도약과 같은 불연속적, 비약적, 혁명적 생성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복잡계 이론을 새로운 존재론과 우주론의 토대로 적극 수용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과거와 전혀 단절적인 상황을 설명해야하는 경우 또는 단절적인 상황, 즉 패러다임이나 기존 질서의 혁명적 변혁을 요청할 때는 (뒤에서 보듯이 사회학이나 경영학적 관점에서) 복잡계 이론의 자기조직화 과정 중에서 긍정의 되새김positive feedback 과 공진화co-evolution 개념은 이들을 설명함에 있어서 아주 유용한 기제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원핵생명에서 어떻게 진핵생명이 나왔는지를 설명하는 린 마굴리스(칼세이건의 부인)의 공생진화론은 고세균과 원핵세포의 공진화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소를 가진 진핵생물로 진화하는 과정을 밝혀냄으로써, 즉 종들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진화한다는 공진화이론을 주창함으로써 기존 진화론의 특징인 자연선택, 즉 조건과 환경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자연선택이론을 거부하고 복잡계 이론의 공진화co-evolution를 진화론의 새로운 흐름으로 재해석해낸 것입니다.
이에 복잡계 이론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현재 상황이 혼돈의 가장자리edge of chaos에 직면해야하는데 이는 기존 질서의 바탕field이 뒤틀리기 시작하는 곳으로, 즉 기존 질서의 주파수와 외부 사건의 주파수가 공명resonance을 일으켜 이에 의해 판이 흔들리며 무너지는 혼돈의 가장자리에 있어야하는 상황이 설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수동적으로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와 의도적으로 그런 상황을 유도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변혁을 꾀하는 경우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둘째 각 구성요소actor, 즉 원인과 조건 사건들 사이에 긍정적 피드백 positive feedback의 고리가 생겨나서 상황의 전이phase transition가 일어나는 상황으로 전개되어야합니다. 다시 말해 각 요소들의 상호작용, 즉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n를 통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부터 기본 쪽거리fractal구조를 창발emeregence하게 됩니다.
셋째, 이에 기본 쪽거리 fractal structure구조가 만들어진 이후부터는 쪽거리와 환경과의 공진화co-evolution를 통해 보다 큰 쪽거리 구조 (자기닮음 구조로 새로운 질서를 의미합니다) 즉, 새로운 쪽거리로 이루어진 새로운 질서new order가(과학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 만들어지면 우주의 패턴은 구성요소와는 전혀 다른 구조system로 전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대의 복잡계 이론은 위에서 언급한 과정 중에서 2번째 항목(자기조직화와 창발)을 복잡계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복잡계의 3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폭발적, 혁명적 상황에 적용되는데, 예를 들면 토마스쿤의 패러다임이론과 사회변혁이론 및 경영혁신이론(조직을 일부러 혼돈의 가장자리에 위치시킴으로써 조직원들의 절박한 상호 되새김을 통한 재조직화를 하면서 재조직화가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전혀 새로운 경영조직으로 창발된다고 봅니다. 나아가 negative feedback이 아닌 positive feedback만이 새로운 질서를 창발하기에 적극적인 긍정적인 도전적인 되새김의 경영철학을 다시금 강조합니다)에 적절하게 적용된다할 것이기에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피드백, 창발, 공진화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할 것 입니다.
따라서 나비효과 같은 경우는 극히 예외적으로 위 3조건을 충족하는 상황에서나 가능하다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주가 유기체로서 자신의 안정된 항상성 homeostasis유지를 위해 연기적인 생성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은 구성요소들의 긍정적 자기조직화와 창발(도약)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현대과학은 새삼 확인시켜주는데 그렇다면 자기조직화와 창발을 자신의 기본 요소로 가지고 있는 복잡계 이론은 이제는 우주를 전일적인 유기체로 해석해야한다는 화이트 헤드의 유기체 철학과 이를 뒷받침하는 그의 존재론인 과정철학 (합생론)이 존재와 우주의 실상이라는 것을 더욱 확신시켜주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할 것입니다.
(한편 가시계는 아직도 뉴턴물리학이 유용하듯이 정량적인 기계적 대상을 분석하는 데는 아직도 요소환원주의가 유용하기 때문에 환원주의와 전일주의를 서로 양 극단으로 배척하는 것보다 쌍차쌍조하는 중도적 지혜도 필요하다할 것입니다)
즉, 우주 전체는 한 몸의 유기체로서 항상성 유지를 위해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끊임없이 내부 환경에 적응하는 새로운 질서를 창발 하고자 하는 정보처리시스템인 ‘마음'(일심)이며 나아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인 자기조직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창발하는 ‘생성의 과정’,즉 사건들의 인과적 과정으로서 아리스토테레스의 4원인설중 하나인 작용인causa eficiens을 실상에 가장 부합되게 표현한 이론이 복잡계 이론이라 할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 강조할 점은 우주의 뭇 존재가 비록 나비의 날개짓처럼 아주 미미한 사건 이라하더라도 우주 생성, 즉 창발의 주체가 된다고 볼 수 있기에 단순히 우주의 구성요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주 창조에 있어 등가적 가치를 지닌 주인공이라는 것으로 이는 인간과 생명체뿐만 아니라 무기물조차도 우주 창조의 존귀한 주체라 할 것입니다.
더구나 복잡계는 창발을 통하여 무궁무진하게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에 우주생성에 있어서 결정론은 사라지고 뭇 존재의 창조적 의지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의 생성에 있어서 원인과 조건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연기법에 따르면 원인의 주체적 ‘개체성’을 복잡계 이론으로 새삼 확인할 수 있으며 나아가 조건과의 ‘관계성’,즉 공동체성은 양자 얽힘을 통해 우주론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로써 뭇 존재는 개체성과 공동체성을 분리해서 어느 하나로만 존속할 수없는 중첩적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할 것입니다. 한편 여기서 종교적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개념이 좀 더 명확하게 그 의미가 드러난다 할 것입니다. 흔히 중도에 대한 개념정의를 하는 경우 주로 성철스님의 쌍차쌍조를 거론하지만 복잡계이론에 의하면 중도는 창발을 의미한다할 것이므로 양 극단이 대립하는 경우의 중도는 양 극단의 구성요소로는 환원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제3의 존재로 창발 되는 것을 의미한다할 것입니다)
나아가 단순계의 존재론인 실체론에서 가장 중시했던 가치는 절대 진과선이었지만 복잡계의 존재론인 생성론에서는 항상 합생(여기서는 되새김과 공진화)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창발하는 조화와 균형의 미를 가장 중시하게 되므로 화이트헤드가 예언한 것처럼 미래의 시대는 진과선이 아닌 미를 추구하는 세계가 될 것입니다.
하여 세계의 창발성을 강조해온 화이트헤드는 신(여기서 신을 인격신이 아닌 목적인과 작용인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이 세계를 창조하지만 세계도 신(새로운 목적인과 작용인)을 창조한다라고 갈파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주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자기존속을 위해 끊임없이 자기조직화와 창발을 멈추지 않는 영속적 과정이기에 존재론적으로 실체론이 아닌 생성론(혹은 과정론, 사건론, 관계론), 우주론적으로는 환원주의적인 기계론적 세계관이 아니라 전일적인 유기체적 세계관이 진리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할 것입니다.
ㅡ실체론에서 생성론으로!
수십 년간 시민운동의 경험을 통하여 얻은 성찰을 토대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과 종교 그리고 과학의 융합을 통하여 21세기의 새로운 존재론과 우주론을 추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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