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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화염과 분노’라는 발언 이후, 전세계는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지도자 간 세 건의 회의가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하였다. 두 정상들의 회담이 낳은 희망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는 여전히 큰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신, 상기 회담들은 효과가 갈수록 체감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핵폐기주의 관점의 접근, 미국의 적대적 대중(對中) 정책, 실제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남한 정부의 노력이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 왔다.

미국과 북한의 첫 번째 회담은 협상 원칙에 대한 합의뿐만 아니라 군사적 긴장의 대폭 완화로 이어졌다. 두 번째 회담은 비록 실패하였으나, 거의 합의에 도달할 뻔 했다. 세 번째 회담은 본질적으로 아무런 합의도 끌어내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그 결과, 완전하고, 입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는 여느 때보다 더욱 도달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핵폐기주의 관점의 접근이 화근이었다. 트럼프는 취임 이래, 북한 군비축소를 위해 절충이라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군비축소 문제를 일방적으로 해결하려 하였고, 그럼으로써 북한 역시 6자회담 등의 다자간 접근을 거부하게 되었다.

실존적 위협의 인지, 그리고 적정 수준의 재래식(핵무기가 아닌) 방위력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경제적 제약 앞에서, 핵무기 개발 외에 평양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거의 없다. 이것이 평양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프로그램을 계속하고자 극단적인 위험도 무릅쓴 이유다.

북한이 군비축소를 하도록 설득할 유일한 방법은, 핵무기가 없는 것이 평양에 더 이롭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체제 안보와 군사 안보, 경제 성장을 보장하여야 한다.

세가지 주요한 이유로, 미국 정부는 이러한 보장을 단독으로 이행할 수 없다. 먼저, 미국은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고 내정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북한에 납득시킬 수 없다. 현 행정부가 이러한 약속을 하더라도, 다음 행정부에서 그 약속을 유지하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다. 둘째로, 미국은 확실하고 영속적인 군사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중대한 경제적 원조를 이행할 수 없다. 백악관은 북한과 같은 나라를 위해 그러한 일을 한 적이 없으며, 이를 국회에서 승인할 리 없다.

미국이 위 세가지를 상당한 신뢰와 함께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이해관계자와 공조하는 것 뿐이다. 다른 이해관계자와 함께할 경우,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이익을 제공하는 다자 간 합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은 그러한 접근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2년 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한 노력은 ‘전략적 경쟁자’라는 호칭의 사용, 무역전쟁을 시작하는 것, 화웨이와 같은 중국 하이테크 회사를 쫓는 것, 영토 분쟁을 국제 관리하에 둔 것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적의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있어 두 가지 주요한 함의를 갖는다. 중국과 미국이 대립 상황으로 나아갈수록,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해도 될 것이라 믿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과의 대립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베이징은 비핵화의 실현보다는 평양과의 친선에 더욱 높은 우선 순위를 부여할 것이다.

남한이 UN 제재 축소와 함께 단계별로 비핵화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 역시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남한은 여전히 비핵화를 원하지만, 즉각적인 CVID 방식이 실현 가능하다고 믿지는 않는다. 이 역시 북한으로 하여금 오로지 미국만이 즉각적인 CVID를 주장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하였다.

미래를 생각해보자면, 세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이다. 첫 번째는 북한이 CVID를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단계별 비핵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세 번째는 현재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핵 실험을 하지 않고, 타 국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나 추가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이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개연성이 낮다. 워싱턴의 적의를 고려해볼 때, 북한이 새로운 실험을 시행하지 않는 이상 중국이 추가 제재를 승인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은 남한과 공조하여, 북한이 추가 실험을 포기하는 대가로 현재의 제재를 축소하는 것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계속하여 대립하는 방식을 취할 경우, 베이징은 현재의 제재를 축소하거나 철회하는 것을 고려할지도 모른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단계적 비핵화 전략 역시 효과가 없을지 모른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핵폐기주의 접근을 고려할 때, 북한의 우려를 만족시킬 수 있는 동시에 믿을 만한 유인책 묶음을 제시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세 번째 시나리오, 현재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만 남는다. 이는 우선시되는 결과는 아니지만, 이해관계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결과이다. 북한은 평양이 핵무기를 계속 보유할 수 있기에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 남한은 북한이 추가 실험을 멈추고, 궁극적으로는 비핵화를 실현할 것을 약속하는 한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장거리 미사일에 설치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한, 미국이 실존적 위협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대해 승리를 주장하며 핵무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한 묵살, 그리고 김정은과의 추가 회담을 희망한다고 반복적으로 나타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북한 비핵화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트럼프가 일방적 핵폐기주의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 베이징이 미국과의 대립에 대비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느끼는 점, 남한이 단계별 해결책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는 핵 확산 방지제도에 있어서 나쁜 소식이다.

 

2019. 08. 18.

 

Jia Qingguo

북경대학교 국제대학 외교학∙국제관계학 교수

열린광장 세계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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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황명석 Posted on 2019.08.31 at

    을 이라고 표현하는 기사에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기사내용에도 헛점들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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