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관세부과로 중국의 성장률이 저하되고 있고 중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들이 떠나가고 있다”고 허풍을 떠는 트럼프에 대해서 명백하게 틀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어려움은 2008년 발생한 월가 금융위기 이후 과다한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수준으로 부채가 증가하고 정확한 실태가 파악되지 않는 그림자 금융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점에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무역분쟁이 중국에 경제 미치는 영향은 실제적인 것보다 심리적인 것이 훨씬 크며, 중국 중앙 당국은 자책으로 발생한 내부의 어려움에 대한 책임을 트럼프에게 화살을 돌리면서 내부의 결속과 독려를 위해 오히려 무역분쟁을 즐기는 측면도 있다. 결국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공여부는 기술과 혁신을 통하여 생산성을 끌어 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과 무역분쟁에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타산지석을 삼을 만한 내용이다. 아래의 글은 FT 중국경제 분석가인 제임스 킨지(James Kynge) 칼럼을 번역한 것이다.
늘 그렇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분석할만한 것들이 많다.
이번 주 중국이 거의 30년 중 가장 낮은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대해 미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가 중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중국의 2사분기 성장률은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 관세가 중국을 떠나 비 관세 국가로 떠나고자 하는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 천 개의 기업이 떠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중 일부, 아마 조금은 진실일 것이다.
애플과 같은 미국의 기술 거대기업들을 포함한 몇몇 회사들의 경우 실제로 그들의 공급망 일부를 중국에서 이동시킬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 잠재적 변화는 부분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러나 미 관세가 중국을 끌어내린다는 트럼프 트윗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무엇이 중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가에 대한 단순한 무지와 오해에 의존하고 있다. 요즘 중국의 활력은 대부분 내부에서, 즉 투자 및 소비자 지출에서 비롯되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성장스토리에서 무역은 조연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지 오래다.
왜 중국 국내 경제가 미국의 무역 전쟁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가? 매튜스 아시아의 투자 전략가 앤디 로스먼은 “트럼프의 협박이 중국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데에 기여했지만, 직접적으로 무역보다는 정서에 가장 큰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해 순수출이 중국 GDP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1% 미만임을 기억하십시오.”
따라서 미국 관세가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다. 중국의 성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견해 역시 어폐가 있다.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 2018년 6.6%보다 하락한 6.3%을 기록했다고 해서 이것이 궤멸을 가져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수치들을 미 달러로 표기해보면, 트럼프의 말의 우둔함이 분명히 드러난다. 지난 해 중국은 13조 6천 억 달러 규모의 경제에 1조 4천 5백 만 달러어치의 부가가치를 더하여 단연코 세계 GDP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가 되었다.
2018년 중국 경제 생산에 추가된 1조 4천 5백 만 달러는 스페인 또는 호주의 경제 규모와 대략 동일한 수준이다. 중국이 올해 6.3%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더라도, 이는 또 다른 “스페인”을 더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비교는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맥락 속에서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중국의 여러 취약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데, 그 중 다수는 낙관적 공식성명 하에 의도적으로 가려졌다.
중국 성장의 주된 구조적 장애물은 자국 내에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쏟아져 나온 경제 부양책들로 인해 현재 중국 정부의 정책 옵션을 제한하는 수준으로 부채가 급증했다. 국제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총 부채는 40조 달러 이상이며 GDP의 310%에 육박한다.
이는 2008년 150%를 조금 넘었던 수준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중국 황금기의 성장 대부분이 구매력 증가를 통한 것이 아니라 돈을 풀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취약점으로 인해 중국은 이제 그들의 성장에 대한 야망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관계자들은 막대한 규모의 규제되지 않은 (그림자) 금융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한다. 한편 지방 정부는, S&P 애널리스트 글로리아 루(Gloria Lu)와 로라 리(Laura Li)가 “타이타닉형 신용 리스크와 부채이라는 빙산”이라 부르듯이, 부실부채의 내용을 탐색하고 있다.
가계부문 역시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의 결과로 중국 정부는 검증되지 않은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그 동안 사용했던 신용으로 성장을 사들이는 사치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위험 요소가 왜 중국 정부가 2009년과 2015년의 고고(go-go) 성장 우선 정책으로의 복귀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말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한 부양책이 시작된다면, 그것은 매우 제한적이며 단편적일 것이라 전망한다. 중국 정부가 유동성에서 손을 떼는 것은 더 많은 신용으로 인해 팽창하는 중산층이 얻을 수 없을 정도로 주택 가격이 더욱 폭등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지난 6월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위원 궈슈칭(Guo Shuquing)은 “경제적 번영을 위해 부동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모든 나라는 결국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며 경고했다.
반면에 중국 정책 책임자들 역시 부동산 가격이 완화되면 가계가 더욱 가난해 졌다고 느끼고 지출을 줄여 전반적인 경제에 영향을 끼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균형잡기 절차가 발생한다. 성장이 지나치게 하락하면 세금 감면, 리베이트 및 유동성의 신중한 투입이 이루어진다. 과열되는 경우에는 일부 재화가 회수된다.
중국의 유일한 돌파구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트럼프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배경이다. 미국의 무역 관세는 중국에 손해를 입힐 힘이 거의 없지만 미국 기술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미국과의 경제적 경쟁은 강력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로스먼에 의하면 중국은 무역 전쟁에 대한 미국과의 결의안을 오히려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장기간에 걸쳐 기술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성 향상을 이루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James Kynge(제임스 킨지)
FT 중국경제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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