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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인류는 하이델베르크인 또는 네안데르탈인 시절부터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고 보고있는데 그 이유는 그때부터 인류는 장례나 예술활동을 하였다는 것이 고고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는데 이는 인류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집단행위를 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당시 집단내부 또는 집단간에 소통을 하기위해서는 반드시 언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통설이라할 것입니다. 즉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는 달리 언어, 특히 말을 통한 소통이 가능하였기에 오늘날의 인류로 진화가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해체주의 철학자 데리다

한편 이를 좀 더 세분화해서 표현하자면 해체주의자 데리다는 고대문명 중에서 오늘날까지 인류의 사고 원형을 결정지워온 그리스 문명의 핵심을 ‘말logos에 의한 현전Anwesen의 형이상학의 세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그는 인간은 소통수단으로 문자보다는 말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말이 상황을 설명하고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 월등히 뛰어났기 때문인데, 즉 말은 문자보다 과거와 미래조차 현재로 인입하여 마치 상황을 3D처럼 생생하게 현전(현재로 드러내줌) 시켜주기 때문에 인류는 소통수단으로 글자보다 말을 우선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한편 그는 이러한 말에 의한 현전의 형이상학은 서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존재를 동일한 속성을 지닌 외재적으로 독립된 자기원인자self cause로 추상화하고 고정불변의 실체substance로 표상화해버림으로써 인간이 만든 상상적 관념, 즉 실체라는 허상을 실재로 간주해버리는 실체론의 오류를 서구문명은 오늘날까지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기에 이제는 이런 실체성을 해체하여 있는 그대로의 존재 실상을 드러내자고 주장하면서 반실체론의 단초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면 존재를 실체로 간주해온 서구의 존재론ontology, 즉 실체론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실체substance라는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면, 첫째 존재론적으로 타자와 내재적 상호작용이 전혀 없는 독립된 존재를 의미하며, 둘째 고정불변의 단일한 속성을 지닌 존재를 의미합니다. 이는 무엇보다 실체론은 가시계의 일상적인 존재를 실재reality로 보아왔기에 위와같은 허구적 관념을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실체론에서 주장하는 실체의 특성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실체는 반드시 단일한 속성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동일한 속성을 정체성으로 삼고있다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기하학적으로 시간이 지나도 위상의 변화가 없는 직선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라 모든 실체는 선행원인에 의존할 수밖는 단성생식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 역사의 경로는 선행원인을 따라야하는 결정론을 따르게됩니다. 하여 실체론의 인과율은 단순인과를 따르게 되어 복잡계인 우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우주를 선형linear인과인 신중심 또는 인간중심으로 단순화시키는 오류를 벗어날 수없었습니다.

둘째 실체는 구조적으로 타자와 독립되어있어 상호의존적 생성을 거부하고 독존을 고집하기에 존재방식은 약자인 타자에 대한 약탈과 착취에 의해 얻는 에너지에 의존하지않을 수없습니다. 따라서 강자는 약자를 에너지로만 파악하기에 존재들의 구조는 수직적 지배복종의 약탈적 관계를 벗어날 수없습니다. 결국 실체론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는 계속하여 자신을 잉여를 축적함으로써 양적으로 패창하는 제국주의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서구의 역사에서 날 것으로 드러나는데 이데아와 현상, 신과 피조물, 주체인 인간과 대상인 자연처럼 실체론에 입각한 서구는 오늘날까지 계서적 약탈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 독립성을 속성으로 하다보니 인간사회의 구성단위를 공동체가 아닌 개인중심으로 파악하게되는데 이는 자본주의를 현대의 생산양식으로 발전시키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즉 자본과 노동의 사유화는 자본주의의 가장 강력하고 본질적인 유인동기로 작용한 것이라할 것입니다.

넷째 위에서 보았듯이 실체의 역사법칙은 동일자가 타자를 지양하고 박멸하는 변증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위 자신과 반대되는 상대를 악으로 실체화시켜 완전히 소멸시키는 것을 정의의 이름으로 정당화시키고있는데 예를 들면 중세의 마녀사냥과 오늘날 악의축 이론이 이에 해당한다할 것입니다.

위에서 본 바와같이 실체론은 우주를 신중심주의 또는 인간중심주의에 부합하는 존재론임에도 불구하고 또한 위에서 본 바와같은 모순과 폐해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단순성과 현실적인 필요성과 유용성(이는 뉴튼 물리학에서 극명하게 입증됩니다) 때문에 2천년이상 서구문명의 토대로 기능해온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과학에 의해 고정불변하며 독립적인 실체라는 존재는 실재하지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며 결국 실체론은 우주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설명하고자하는 인간의 욕망에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유(거짓 존재)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에따라 현대과학에 의해 새롭게 확인된 존재론을 생성론이라 부르고자 하는데 이는 현대물리학뿐만 아니라 불교의 연기법,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 복잡계의 창발론 나아가 진화생물학등에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성론의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생성론에서 존재는 실체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으며 도리어 역으로 실체는 없고 다만 시공간 사건들의 연속적인 인과적 과정을 잠정적으로 존재로 인정하자는 입장입니다. 다시말해 정태적으로 이름과 모양을 가진 존재, 즉 실체라는 것은 성립될 수없고 단지 사건들의 연속적 흐름을 존재라고 부르자고 얘기할 뿐입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생성이라함은 원인이라는 사건(시공간의 교차점)이 조건이라는 사건들과 합생 concrescence 즉, 상호작용하여 사건들의 집합인 결과를 창조하는 것으로 모든 존재는 구조적으로 상호내재, 상호인과할 수밖에 없기에 실체처럼 외재적이며 독립적인 존재는 없다고 보고있습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우주는 자기언급self reference이라고 부르는데 우주 만물이 나와 모두 연결된 한 몸이기에 나아닌 것이 없다라고 부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따라서 생성론의 존재의 정체성은 실체와 같은 동일성이 아니라 연속성에 있다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50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둘 다 모두 동일한 나라고 지칭할 수있는데 그 이유는 동일성은 없지만 연속성이 있기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불교는 윤회를 심리적, 물리적 사건의 중첩적이고 연속적인 흐름으로 보고 있기에 윤회는 생성론의 가장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할 수있다할 것입니다.

셋째 존재는 사건들의 연속적 흐름이기에 단일한 성질로 설명하는 실체론과는 달리 생성론은 복잡인과와 상호인과를 따르기에 세계를 기본량과 상보량의 중도로 설명하는 양자역학의 양자중첩이론과 상보성이론, 불확정성원리 및 나아가 복잡계이론의 토대가 된다할 것입니다. 따라서 생성론에 의하면 양자역학이 말하는 존재의 이중성,중첩성을 인정하지않을 수없으며 하여 뭇 존재는 단일하고 동일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실체라고 설명하는 실체론에 입각한 뉴튼 패러다임은 이제는 용도폐기되어야할 것이며, 세계를 다양한 사건들의 연속적 합생과정으로 보는 복잡계에 기초한 현대과학을 수용함으로써 실체론이 아닌 생성론의 존재론적 토대위에서 새로운 문명을 구축해야할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생성론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상보성이론과 불확정성원리를 불교의 금강경에서 A는 A가 아니나 잠정적으로 A라고 표현하고있는데 이 또한 모든 존재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는 양자중첩과 생성론을 표현한 것이라할 것입니다)

넷째 모든 존재는 원인인 사건과 조건인 사건들의 상호작용의 과정, 즉 합생이기때문에 이에 참여하는 뭇 사건들은 등가적 교환을 통해 새로운 존재를 생성, 창발해가기에 뭇 사건들은 평등한 존재라할 것이며 따라서 우주는 근본적으로 뭇 존재들이 수평적 관계를 맺는 평등구조를 갖는다할 것입니다.

다섯째 실체론은 단순인과의 결정론을 따르지만 생성론은 복잡인과 또는 상호인과를 따르기에 인과법칙은 확률론을 따르게됩니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우주의 모든 정보를 담고있는 쉬뢰딩거의 파동함수가 붕괴되어 입자가 창조되는, 즉 우주가 창조되는 과정도 철저하게 확률론을 따르는 이치와 동일하다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결정론도 우연론도 또한 완전한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할 것입니다.

여섯째 생성론의 역사발전론은 지양Aufheben이 아니라 중도를 따르게 됩니다. 이는 양립할 수없는 극단을 실체로 간주하여 강자가 약자 또는 선이 악을 약탈하고 제거하는 방식을 거부합니다. 즉 소위 대립하는 양 극단을 불변의 실체로 보지않고 다만 다양하게 표현된 양태에 불과하다고 보기때문에 서로의 한계를 극복하여 취장단사한 제3의 대안을 제시하고 창발하는 중도법을 따르게 됩니다. 예를 들면 보수와 진보, 남한과 북한,자본과 노동을 서로가 지양해야하는 고정불변의 실체로 보지않고 다만 양태의 차이로 보면서 그 한계와 폐해를 뛰어넘는 대안을 창발하는 자세를 중도라 부르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인류문명의 위기는 중세의 신중심과 근대의 인간중심의 실체론이 빚어낸 결과이기에 실체론의 허구성과 모순과 폐해를 드러냄과 동시에 새로운 존재론으로 현대과학에 기반한 생성론을 토대로 중도적 문명을 다시 구축해야할 것입니다.

하여 근본적으로 실체론에 입각한 자본주의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을 생성론의 관점에서 모색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자본과 노동을 실체로 간주하여 원자적 사유화에서 출발한 자본주의의 한계를 뛰어넘기위해 사유화의 해방 또는 자본과 노동의 중도적 해방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더불어 생성론을 사회의 모든 영역, 즉 정치, 경제, 교육, 복지분야에 적용하여 서로 상생하는 실천론을 적극 모색해야할 것입니다.

박헌권

수십 년간 시민운동의 경험을 통하여 얻은 성찰을 토대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과 종교 그리고 과학의 융합을 통하여 21세기의 새로운 존재론과 우주론을 추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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