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나 마주카토.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경제학 교수이며 혁신공공연구소(Institute for Innovation and Public Purpose )의 창립이사 겸 책임자이자 세계보건기구(WHO)의 ‘모두를 위한 건강경제위원회’의 공동의장이다. “The Value of Everything: 세계경제 새로 만들기(Penguin Books, 2019)”, “Entrepreneurial States: 공공 대 민간의 신화 폭로 (Penguin Books, 2018)”, “Mission Economy: 변화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Moon-shot Guide (Penguin Books, 2022)” 등 여러 화제적 저술의 저자이기도 하다.
출처: 프로젝트-신디케이트, 2022년 10월05일자
소개의 변) 이재명의 민주당을 포함하여 이 땅에서 개혁과 진보를 꿈꾸는 모든 제 세력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의 내용이다. 황당한 영국 Liz Truss 신임수상과 쌍생아 수준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취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운명은 불문가지(확증된 실패)이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아젠다와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진보개혁세력의 정책과 연대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이질 않고 있는 것이 현재의 문제이자 과제상황이다.
과거의 정책실패와 이행불가의 포퓰리즘적 약속은 진보적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재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권력을 얻으려면 단순히 재분배뿐만 아니라 부와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춘 일관된 대안경제정책의 프로그램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런던 – 전세계 대부분이 피할 수 없는 공공보건, 에너지, 생활비, 기후변화 등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진보적인 정치 지도자들은 구태의연한 기존 경제정책의 결정에 대한 의미있는 새로운 대안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습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는 방법에 대한 대담하고 일관된 비전을 전달해야 합니다.
지난 주 영국노동당의 연례회의에서 당대표인 Keir Starmer는 영국을 새로운 일자리, 산업 및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녹색성장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자신의 야망을 설명했습니다. 영국의 산업변혁의 핵심에 녹색문제를 두는 것에 관하여 노동당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저는 Starmer가 필요한 종류의 야망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번 상황에 대하여 전세계의 진보적인 지도자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당이 제시한 비전은 막 출범한 리즈 트러스(Liz Truss) 총리의 보수당 정부가 발표한 비참한 수준의 “낙수(trickle-down)”에 기반한 감세정책, 노동력 감소정책(더욱!), 기업영역에 대한 1980년대식 패키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재정 안정성을 노리는 보수당의 도박으로 인해 영국 정부는 최고 소득자에 대한 감세제안에 대해 결국 대대적인 유턴을 실행했지만, 경제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 혁신 및 교육과 같은 분야에서의 공공투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감세 정책은 공공부채를 증가시켜 정부가 절실히 필요한 투자를 줄이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담하고 분명한 진보적 정책의 부재로 인해, 극우가 유럽 전역 특히 조르지아 멜로니(Giorgia Meloni)의 포스트-파시스트식 동맹에 의해 통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탈리아는 퇴행의 견인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소득 집단이 고통을 받을 때마다 – 지금과 올 겨울에도 계속될 – 외국인 혐오정당은 현재의 어려움을 악용하고 자신들의 엉터리이며 일관성이 없거나 불가능한 정책 제안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사회영역에 (도널드 트럼프가 그랬던 것처럼) 비난을 돌릴 것입니다.
이들이 보인 과거의 정책실패와 실행불가한 포퓰리즘적 약속은 진보적 지도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제적, 정치적 역풍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재분배뿐만 아니라 부와 가치창출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의 충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것만이 목표는 아닙니다. 긴축에 반대하는 진보적 주장은 “재정투입” 프로젝트에 대한 전통적인 호소를 넘어서 강력하고 지속가능하며 포괄적인 회복을 제공하기 위해 포괄적인 경제전략을 촉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Net-Zero경제로의 전환은 우리가 어떻게 건설하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지내는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 경제를 변화시키는 야심찬 산업 및 혁신 임무에 의해 주도되어야 합니다. 이는 정부가 잘못된 정책과 해로운 비즈니스 관행으로 인한 혼란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의 방향을 분명히 설정하고 과감히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창출할 것입니다.
승리하는 진보적인 경제정책의 의제에는 아래의 다섯 가지 핵심사항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첫째, 민간부문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국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패를 고칠 뿐이라는 기존의 확고한(고리타분한) 내러티브를 대체하기 위해, 가치가 어떻게 창출되는지에 대한 새롭고 참신한 내러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필요한 것은 공공부문이 최후의 대부자가 아니라 최초의 투자자라는 ‘공동선을 위한 책임투자’에 대한 명확한 개념입니다.
둘째, 진보적 의제는 자원이 풍부한 복지국가와 역동적인 혁신국가를 모두 제공해야 합니다. 사회 서비스가 없다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취약한 상태로 남아 교육, 고용 보장, 건강을 비롯한 웰빙과 경제적 참여를 위한 기본요소에 접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혁신없이는 경제성장과 긴급한 사회적 문제(팬데믹, 기후 변화 또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해결책의 지속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진보주의자들은 학교급식을 더욱 건강하고 맛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에서부터 mobility 시스템의 혁신속도를 가속화하는 것까지 산업전략의 초점으로 현재의 사회적 과제를 활용해야 합니다. 성과기반조달(Outcomes-based procurement) 시스템은 학교에서 보건 및 교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형의 공공 활동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위기를 철강과 시멘트를 포함한 모든 산업 분야의 녹색혁신을 주도하여 포용적이고 지속가능 하도록 성장을 재정립하는 기회로 활용하여야 합니다.
셋째, ‘그린’만큼 ‘딜’을 강조하는 “그린-딜”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사회계약을 의미합니다. ‘녹색전환에 대한 공공투자자와 관련된 위험과 보상은 모두 사회화’되어야 합니다. 현재처럼 투자가 증가하지 않는 반면 이익만 증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는 단순히 Fortune 500대 기업전반에 걸쳐 금융화가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5조 달러 이상이 주주만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사용되었으며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금융, 보험 또는 부동산(Fire 영역)에 집중하여 투자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정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목표에 부합하는 투자를 유도하고 기업이익이 사회적, 환경적으로 유익한 방식으로 재투자되도록 하는 많은 정책적 도구(동적 조달방법, 보조금, 대출 및 규정)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가 아무런 조건 없이 EasyJet에 6억 8,300만 달러를 대출한 반면, 프랑스는 팬데믹 시대에 배기가스 감축 약속을 조건으로 에어프랑스와 르노에 대출을 제공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보조금 520억 달러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CHIPS 및 과학법이 조건부로 도입되었습니다. 이들 정부처럼 창출된 가치가 해당시민들과 지구환경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집단적 부의 창출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현대금융에 만연한 단기주의를 감안할 때, 공공은행 및 커뮤니티 자산을 포함한 기타 공공자금 조달 기구들을 활용하여 보다 큰 ‘인내자본’을 창출해야 하며, 이들 자금은 투자할 용의가 있는 기업에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진보주의자들은 또한 데이터-공유제(Data-Commons)를 추진하여 중요한 21세기자원(데이터)이 거대기술 기업들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에 의해 소유되고 관리되도록 해야 합니다. 바르셀로나 시장인 Ada Colau는 공공이익을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를 개선하기 위해 해커를 시정부에 과감히 도입(고용)함으로써 고무적인 모범을 보였습니다. 진보적인 정부는 자체조직의 능력에 투자를 강화하고 무책임하게 아웃소싱으로 향하는 추세를 반드시 역전시켜야 합니다. 아웃소싱은 심지어 일부 우파조차도 너무 멀리 갔다고 생각하는 관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진보적인 경제의제는 영감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습니다. 진보적인 경제정책은 사람들의 삶의 개선에 대한 명확한 연결고리를 구축하기 위해 시민참여를 동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 시절의 Works Progress Administration처럼, 오늘날에도 예술이라는 창의적 영역을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진보적인 지도자들이 미래에 대한 긍정적이고 포괄적인 이야기를 장려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입니다. 승리하는 전략을 수립하려면 먼저 너무 오랫동안 경제정책 결정을 형성해 온 낡은 관행과 사고와 결별해야 합니다.
영국 노동당 대표인 Starmer의 계획은 이러한 방향에서 환영할만한 조치입니다. 대담한 약속은 그러나 포괄적이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 의제와 반드시 통합되어야 합니다. 이탈리아 좌파가 이번 선거의 패배에서 배웠듯이, 진보진영이 상대방보다 그들끼리 서로 싸우면 패배라는 결과에 대해 거의 비판도 불평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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