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주의 전향에 의해 시작된 경제학의 세 번째 한계는 적절한 생산이론의 빈곤이다. 한계주의 경제학은 어떤 생산이론도 갖지 못한 경쟁적 시장교환의 이론이다. 경제학 입문서의 생산에 관한 장을 들추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한계주의 생산이론은 교환이론의 솔직한 연장이다. 산업조직의 하위분야조차 경제의 다양한 부문들의 시장형태를 주요 주제로 삼는다. 이와 같은 한계에서 나오는 이들의 실천적인 태도와 경험은 다시 이러한 한계를 강화시킨다. 이러한 경제학자는 공장보다 헤지펀드에 더 큰 관심을 둘 가능성이 높다.
19세기 후반부터 주류 경제사상은 생산을 교환과 상대가격의 시각에서 관찰해 왔다. 새로운 경제학이 다루는 경제들의 일정한 특징, 즉 생산현실에 중요한 노동이 이러한 경제 안에서 매매될 수 있다는 특징으로 인해 생산관점은 교환관점에 더 용이하게 종속되었다. 임노동이 자유노동의 압도적인 지배형태가 되는 경우, 생산의 안배들을 단지 상대가격의 작동을 위한 또 다른 대지로 보는 길이 열린다.
특히 애덤 스미스와 카를 마르크스의 저작에서 보는바 전(前)한계주의 경제학은 생산과 그 역사적 변혁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설명은 교환이론으로 환원될 수 없었다. 생산은 이러한 경제학자들의 관념에서 적어도 시장, 가격, 경쟁에 대한 관념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스미스와 마르크스는 공장을 연구했다. 당시 가장 선진적인 생산방식(기계화된 제조업)을 따르는 공장들이 그들의 사유에서 영감의 주요한 원천들이었다.
현재 가장 선진적인 생산방식으로서 지식경제의 성격과 미래를 다루는 이 책에서 가장 적절한 경제학 분야는 생산에 관한 연구다. 가장 선진적인 생산방식이 현재뿐만 아니라 장차 도래할 노동자와 기계의 관계와 과학에 의해 지원받고 기술로 구현된 자연의 변화에 대한 우리의 실험들과 우리가 협력하는 방식에 대한 실험들 간의 관계 등과 같은 경제생활의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특징들에 대하여 무엇을 계시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러한 생산연구의 몫이다. 이러한 주제들은 생산과 그 진화를 이해하는 데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주제들을 시장에 기반한 교환의 단순한 사례 정도로 처리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러한 주제들은 상대가격의 관점에서 자신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러한 주제들은 또한 수학적인 표상의 대상이 아니며, 더구나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에 봉사해온 상대적으로 단순한 수학적 표상의 대상은 전혀 아니다.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에서] 누락된 생산이론의 모든 주요요소는 가장 선진적인 생산방식의 성격과 대안적인 미래들에 관한 논의에서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
지식경제, 체제 전반으로 확산하라, 한겨레
저자 : 로베르토 M. 웅거 (ROBERTO M. UNGER) / 역자 :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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