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초 뉴욕 소재의 콜롬비아 대학교 Adam Tooze 교수가 작성한 기후위기에 대한 문명사를 겸한 국제지정학적 시각의 칼럼을 시작으로 해외 주요 매체와 기관에서 발표하는 기후 관련 기사와 칼럼을 40차례 소개하여 왔습니다. 소개된 전체 분량은 가히 두꺼운 책 한 권이 족히 될만한 분량이라고 생각됩니다. 대개의 내용은 기후 온난화와 생태계의 교란에 따른 다양한 위기의 징후와 메시지를 포함하여 이를 대응하기 위한 과학적 기술방안과 공동대처를 위한 국제사회의 각종 모임과 기구들이 발표하는 성명내용 그리고 사회경제적 시각의 접근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산업화를 주도하면서 긴 세월 동안 생태계를 교란하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주범은 역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가군들입니다. 아마도 누적시킨 비중으로 따지자면 70-80%는 족히 될 것입니다. 또한 소비재의 수출 때문에 탄소배출이 설령 개도국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해도, 보다 중요한 일인당 탄소 소비량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서 2-3배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전체 온실가스의 연간 배출량 약 40 GT(Giga Ton) 중에 중국이 10GT, 유럽과 미국의 합계가 9.0GT, 나머지 국가들이 21GT을 차지하는데, 특히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BRI 사업에 참여하는 개발도상국 126개국을 모두 합하면 총 비중이 50%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참여여부와 향후 정책의 방향이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당장의 현안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행히 중국당국은 올 초에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에 이어 최근에는 시진핑이 유엔총회의 동영상 연설을 통하여 BRI와 관련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해외소재 발전소 계획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의 절반이 중국과 관련국들에서 이루어지면서 일단의 희망을 갖고 가능성을 지켜봅니다.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파괴에서 오는 위기의 미래 시나리오(예측)는 관련 과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취합하고 분석하여 발표하여온 IPCC(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제6차 보고서에 잘 담겨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것은 이번의 보고서는 그간의 애매모호한 추정의 태도에서 단호한 경고의 형태로 사안의 시급함을 알리고 있습니다. 티핑-포인트의 기준점으로 삼아왔던 ‘산업화 이후 온도상승 1.5 °C가 2040년 훨씬 이전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 발표되면서, 이후로는 대표농도경로의 지표로 삼아온 RCP 시나리오가 4.5(비교적 비관전망)를 넘어설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후회스럽지만 그동안 우리는 자연계에서 보내고 있는 징후와 메시지를 충분히 받고 있었으며 너무나도 이를 무시하여 온 셈입니다. “생물 다양성은 지구의 생명체를 지지해온 받침대(Web) 역할을 해왔으나, 이대로는 식물종의 40%가 곧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난 1970년에서 2016년 사이에 포유류를 포함하여 조류와 양서류의 60%가 이미 사라졌습니다 – 세계자연기금 보고서” “인류인구의 40%가 살고 있는 열대지방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더불어 습도가 증가하면(습구온도 현상), 상당지역이 사람이 살수 없는 지역을 변하기 때문에 수억 명의 인구이동이 불가피해 집니다” “IPCC의 예측에 따라 대표농도경로 RCP의 시나리오가 4.5를 넘어서면 2100년 안에 해수면이 1 미터 이상 상승하면서 섬지역 뿐만 아니라 주요 해변도시들의 상당지역을 잠식하게 될 것입니다” “자연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교란되면, 현재의 코로나-19보다 훨씬 지독한 제2, 제3의 전염병이 창궐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여름 대한민국은 다행스럽게 무사히 넘겼습니다만 세계의 여러 곳에서는 혹독한 어려움을 경험하였습니다. 유엔산하 세계기상기구 WMO보고서는 2020년의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줍니다. 1. 바다의 80 %는 적어도 한번 이상의 해양폭염을 경험했으며 이는 인간활동으로 발생하는 오염의 90 %를 흡수하는 해양으로서 기록적인 현상입니다. 2. 북극의 해빙량은 기록상 두 번째로 낮은 최저치에 도달했으며,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수천억 톤의 얼음이 손실되어 해수면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심각한 홍수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많은 지역을 강타하여 아프리카의 뿔지역에 메뚜기 전염병을 촉발했습니다. 4. 극심한 가뭄은 2020년 남미의 많은 지역에 영향을 미쳤으며, 브라질에서만 30억 달러에 가까운 농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에서도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5. 미국에서 타오른 산불이 새로운 기록적인 한편에, 호주의 시드니 서부 기온이 48.9 °C 인 더위 역시 기록을 깼습니다 (미국 서부지역과 캐나다도 50 °C가 넘는 유례없는 폭염에 시달렸습니다). 6. 북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에는 기록상 가장 많은 30 건의 폭풍을 기록했으며 이중 12 건이 미국에 상륙했습니다. 이것도 새로운 기록입니다. 7. 사이클론 암판은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강타했으며 이는 북인도양에서 관측된 가장 강력한 열대성 사이클론이었으며, 필리핀을 가로지른 태풍 고니는 육지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사이클론 중 하나였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지구온도가 2.0 °C 이상 상승하면 매년 G7 등 선진국가들 중심으로 GDP 8.5%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기후이변으로 발생할 것이며, 한국 역시 잠재력의 10% 이상을 상실할 것이라는 경제관련 전문기관의 보고서가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Green Capital과 Green Deal 등을 내세우면서 일부는 이에 숨어서 Green-Washing 작업을 진행하고 Brown Capital의 이중성을 노출하기도 합니다만, 이 또한 기존의 경제적 논리 즉 합리성과 효율성을 내세워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 오고 있습니다. 일군의 경제학자들은 인류가 봉착한 기후위기와 팬데믹 그리고 반복되는 금융위기는 기존의 경제학적 관점 즉 인간의 이기심에서 출발한 합리성과 미시적 효율에 기반한 신자유주의적 고전경제학으로는 결단코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이제부터라도 경제학의 핵심주제를 합리성과 효율이 아니라 지속가능성Sustainabilty과 회복여부Resiliency를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에 더하여 공존 혹은 공생(Co-existence or Symbiosis)이라는 개념을 추가하고자 합니다. 영국 런던칼리지대학교(ULC)의 중견학자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위기들을 시장기제에만 의존해서는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60년대 미국이 아폴로계획을 추진할 당시 사업을 개별 조직과 민간 기업의 수준이 아니라 국가의 민관군 모든 자원을 전시총괄적 체제로 동원하고 조직하고 재구성하여 추진한 결과로 성공한 사례를 경험삼아 상업적이고 시장 의존적 방식에서 탈피하여 정부가 중심이 되고 시민사회의 모든 역량과 민간기업 및 공조직의 자원과 경험을 총동원하여 재결집시켜야만 비로소 극복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 나가서 개인적 자유와 사유재산을 보호하는 존 로크의 야경국가적 개념을 탈피하여 장 자크 루소의 일반의지론에 입각하여 시민들의 광범한 참여를 전제로 국가권력이 시민주권적 공권력을 강력히 행사하여 사회보호와 정의(social & economical justice)를 강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강력한 규제와 통제를 시행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국가의 귀환을 주장하는 이들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도와 법규를 기후위기의 대응중심으로, 다시 말하면, 기후(정의)법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이의 연장선상에서 모든 국제기구들 역시 기후와 생태의 현안을 조직활동의 제1 아젠다로 삼고 지구적 협력체제로 신속히 전환되어야 합니다. 오는 11월 영국의 글래스고우에서 있을 COP26 총회가 이의 중대한 가름자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번 COP26의 회의를 통하여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판단에 의거하여 개별국가마다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국가별 공헌할당량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강제력있게 합의해 내고 이의 실천여부를 단계마다 검증하지 않고는 인류의 미래가 암울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
READ MORE편집자 주: <생태문명을 위한 연재칼럼을 기획하면서> 올해로 파리기후협약을 맺은 지 5주년 되는 해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팬데믹 덕분에 탄소배출량이 소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잔류기간이 길게는 수십 년에 달하면서 누적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온실가스 원인의 1/3을 차지하는 메탄과 질소산화물은 오히려 증가추세에 있다 합니다. 12월초 유엔 사무총장은 특별기자 회견을 통하여 기후위기가 인류의 재앙으로 […]
READ MORE생태문명이 단지 유토피아적 아이디어라는 의견에 대해 우리는 생태적 토대 위에 사회를 재건하기 위한 첫 걸음을 떼었을 때 실제 세계가 어떻게 보이는지 알려줄 수 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생태문명을 위해 일하는 게 그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베이비 부머부터 밀레니얼 세대까지 희망의 상실이 가장 큰 화두가 된 시대에 이런 희망은 어떻게 가능할까. 기후변화에 대해 자주 강연하는 […]
READ MORE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과제 가운데 하나는 인간을 ‘재발명’하는 일이다. 만물의 영장이자 자연의 정복자로 군림해온 인간이 지구생태계의 모든 존재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뿌리깊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의 위치를 다시 규정해야 한다. 문화사학자이자 환경사상가인 토마스 베리는 이를 인간의 ‘재발명’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종의 차원에서, 비판적 숙고를 통해, 공동체의 생명체계를 고려하여,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야기와 꿈을 공유하는 경험을 […]
READ MORE문제는 경제다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느낄 것인가. 그것은 정보의 문제도, 지식의 문제도 아니고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의 문제이다.” 오래 전 책을 읽다가 메모해둔 구절이다. 작가는 문학작품에 대해서 한 이야기였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직면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에 해당하는 말이고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환경, 생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와 문화적 인식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미국 예일대의 문화인지 프로젝트) 결과에 […]
READ MORE근대적 사고와 화이트헤드 철학 화이트헤드와 생태문명은 내 삶의 심장과 같은 주제이다. 나는 화이트헤드 철학을 만나면서 인생의 무의미함에서 탈출했다. 그의 철학은 근대적 사고를 무조건 규범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켰다. 내 경험상 근대적 사고는 늘 니힐리즘으로 귀착된다. 무엇이 옳은지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내게 필요한 것은 근대적 사고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전제들에 근거하고 있다는 통찰이었다. 나는 화이트헤드를 […]
READ MORE현재 인류는 자멸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구헌장(Earth Charter)을 여는 글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지구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서 있다. 지금은 인류가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다. 인류는 결정적 선택의 순간에 도달했다. 지구와 호혜적 균형을 이루면서 평화, 아름다움, 창조력, 물질적 만족, 그리고 영적 풍요라는 오랫동안 부정돼온 인간의 꿈을 이루는 것은 우리 인간의 […]
READ MORE생태계 파괴는 산업문명의 후유증이다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산업문명은 인류 역사상 그리 오래된 문명 형태가 아니다. 16세기 유럽에서 근대적 사고방식이 시작된 것을 기점으로, 이후 과학과 기계기술의 발전과 함께 폭발적으로 확산된 삶의 방식이다. 산업문명은 인류에게 유례없는 물질적 풍요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이 산업문명에도 부작용이 생겼다. 첫째는 구조화된 빈부차이다. 산업혁명에 의해서 가능해진 물질적 풍요가 모든 사람에게 […]
READ MORE문명은 타인, 환경과 살아가는 방식이다 생태문명’이란 맥락에서 ‘문명’이란 용어는 대개 ‘공유된 가치를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뜻한다. 문명은 농업부터 경제, 거버넌스, 교육, 종교, 교통, 의학, 건축, 예술, 음악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기본적으로 우리 인간이 타인, 그리고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방식이다. (생태문명이라는 대안이 필요한) 현재 우리의 문명은 ‘현대문명’ 혹은 줄여서 ‘현대성’으로 불린다.철학자 찰스 테일러는 […]
READ MORE편집자의 글: 올해도 예외 없이 기후변화에 따른 온갖 재난이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모두를 열거할 수 없는 엄청난 재난현상들이 해가 갈수록 정도를 더하고 있고, 연전(年前)부터 국제회의마다 기후변화를 넘어서 생태위기와 인류세의 멸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사회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무감하고 무책임으로 일관해 오고 있다. 에너지 과소비의 산업구조, 일인당 폐비닐 배출 세계 1위 국가, 탄소배출량을 감소하기는커녕 화석연료발전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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