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0
  • 국제사회에서 추락하는 달러화
  • 어른이 된다는 것
  • 글로벌 금융 위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 미국의 은행위기에서 중국이 얻는 반사이익
  • 커뮤니티 변천사: 1.0부터 3.0까지
       
후원하기
다른백년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달이 오셨다. 달이 오시기 며칠 전부터는 유난히 신경질이 나고, 피로가 쌓이고, 세상이 디스토피아로 변한다. 달을 통제하지는 못한다. 달은 호르몬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신경안정제나 진통제를 먹으면 효과를 본다고 하지만 자주 챙겨 먹을 시기를 지나쳐 버린다. 안전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달이 오시는 전후로 주의해야 한다. 달은 이름도 다양하다. 대자연, 달거리, 마법, 생리, 정혈, 월경.

호르몬에 지배당하는 감각은 달갑지는 않다. 사실 불쾌하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매달 중학교 2학년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건강한 자궁을 가지고 태어난 여성은 7일간 자궁내막의 탈락, 혈액, 분비선, 경부점액, 질내 정상세균, 질상피 세포가 섞인 피를 쏟아낸다. 생물학적 여성의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세상 여성의 대부분은 10대부터 정혈을 시작한다. 초경부터 완경까지 평생 동안 450-550 정도를 한다. 나는 12세부터 시작했으니 55 전후로 완경을 맞을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30년은 호르몬 과부하, 피로감, 빈혈, 복부 통증과 감정 기복의 고난을 겪어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한국은 생리대 값이 아주 비싼 편이며 저소득층을 제외한 정부의 지원은 (거의) 없다. 나는 환경과 경제성을 고려해, 재사용이 가능한 생리컵과 면생리대를 사용한다. 매번 소독하고 세척하는 노동이 요구되지만, 하루에 개씩 일주일간 일회성 플라스틱 생리대를 사용하면 많은 양의 쓰레기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달이 오시면 어쩔 없이 일회성 생리대를 구입해야 한다. 빈곤층은 청소녀는 생리대를 구입할 여력이없어, 신발창을 깔아야 했다. 또한 생리대 가격이 부담스러워 저렴한 제품을 사용할 때는 밑이 빠질 같은 통증이일었는데, 반면에 유기농 순면 생리대를 사용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이토록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조차 자본과 계급에 따라 나뉜다.

그런데 월경[月經]일까? ‘Menstruation’이라는 용어는 라틴어 Menstruus’에서 파생되었다. 달을 뜻하는 라틴어‘Mensis’, 그리스어 Mene’에서 유래한다. 고대에는 달의 움직임과 여성의 정혈의 주기가 모두 29일간 지속되기때문에 서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문화와 고대 신화, 전설에서는 여성의 월경 주기와 달의 주기를 연결한다. 월경혈은 사회적으로 금기되면서 동시에 숭상되기도 하는 이중적인 여성 혐오를 받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부족은 생리혈을 신성하고 귀하게 여기며, 다친 상처에 바르는 약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힌두교는 월경이 부정하다고 믿어, 월경 중인 여성의 사원 출입을 터부시한다. 발리의 힌두교 사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여성 방문객의 월경 여부를 따로 확인하거나 묻지는 않았지만,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관습이다.

음양 yin yang’ 조화를 얘기하는 유교, 도가 등의 철학적 전통에서는 Yin’ 여성, 어둠, , , 달을 상징하고, ‘Yang’ 남성, 태양, , 천을 상징한다. 여성의 재생산 능력은 생명을 창조하고 순환시키는 물이나 대지의 힘과유사하며, 이러한 요소들은 측면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여성은 달의 에너지, 음기가 비교적 많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월경 시기에는 유독 음기가 가득해진다. 왜인지 달이 밤이면 편안한 기분도 든다. 구글신은 여성의 신체와 달의 주기가 같은 것은 전적으로 우연의 일치이며,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아니라고 말한다. 물의 흐름, 바다도 보름달이 뜨면 물이 유난히 가득 찬다. 어쩌면 과학의 언어로 아직 설명하지 못한 아닐까 싶은 우연이다.

하나의 우연 있다. 여성들끼리 함께 있으면, 특히 같이 사는 여성들의 월경 주기가 비슷해진다는 설이다. 이러한 현상을 Menstrual Synchrony’라고 한다. 여성들이 함께 지낼 , 호르몬의 분비가 상호 작용하여 월경 주기가 서로 비슷해진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이에 상충되는 결과도 있다. 이러한 매커니즘 자체는 분명하지 않지만, 사회/심리/호르몬 여러 요인이 월경 주기에 영향을 끼치기에 틀린 말은 아닌듯하다. 아니면, 월경 주기가 엇갈려 돌아가며 PMS 겪으면 세상이 음기로 가득해질 테니 달이 평화를 위해 호르몬을 조절하는 것이려나? 

 

 

페미위키의월경 참고해 작성한 글입니다.

편지지

카메라를 들고 지구를 유랑하는 낭만적 유목민. 네트워크 안팎에서 이미지와 신체로 연결되는 작업하는 사람. 기술을 경유해 생명의 공통 언어를 모색하는 미학적 수행자. 종의 경계가 허물어진 생태적 관계망을 상상하며, 더럽고 아름다운 것들을 채집한다.

후원하기
 다른백년은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 회원들의 회비로만 만들어집니다.
후원으로 다른백년과 함께 해 주세요.
 
               
RELATED ARTICLES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