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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rishen Mehta, US Russia Accord 미국위원회 위원이자 Yale University의 글로벌 정의연구소 선임 펠로우.
출처: 미국진보시민단체포탈 CommonDreams.Org. 2023년 2월 23일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지 약 8개월 후인 2022년 10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는 세계137개국의 시민들에게 서방, 러시아, 중국에 대한 견해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종합된 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진지한 관심을 요구할 만큼 매우 심각합니다.

서구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63억 인구 중 66%는 러시아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끼고 중국에 대해서는 70%가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남아시아 응답자의 75%, 아프리카 응답자의 68%, 동남아시아 응답자의 62%가 러시아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여론은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에서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이러한 발견은 서방 국가군에서 약간의 놀라움과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서구 지식인들은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이번 분쟁에서 서구와 동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남반구가 서구의 편을 들지 않는 데에는 대충 다섯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래의 짧은 글에서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1. 남반구는 서구가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거나 공감한다고 믿지 않습니다.

인도 외무장관 S. Jaishankar는 최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유럽은 유럽의 문제가 세계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도 세계의 문제가 유럽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개발도상국은 전염병의 여파, 높은 부채 상환 비용, 환경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기후 위기부터 빈곤, 식량 부족, 가뭄, 높은 에너지 가격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서방은 남반구가 러시아를 제재하는 데 동참할 것을 주장하면서도 위에 언급된 수많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거의 입술로만 말하지 실제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Covid 전염병은 완벽한 예입니다. 생명을 구한다는 목표로 백신에 대한 지적 재산을 공유해 달라는 남반구의 거듭된 간청에도 불구하고, 어떤 서구 국가도 이를 기꺼이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는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대륙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제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필요한 지적 재산이 없어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실제적 도움은 러시아, 중국, 인도에서 왔습니다. 알제리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백신 첫 배치를 받은 후 2021년 1월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이집트는 거의 같은 시기에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맞은 뒤 접종을 시작했고, 남아공은 인도 혈청연구소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100만 도스를 조달 받았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스푸트니크가 국가백신 프로그램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서구에서는 자신들의 재정 자원을 사용하여 수백만 개의 복용량을 미리 구입한 다음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종종 폐기하는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서구가 남반구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귀하 국가의 전염병은 우리 문제가 아니라 귀하의 문제입니다”.

  1. 역사의 중요성: 식민 시대와 독립 이후에 누가 어디에 서 있었는가?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많은 국가는 서구와는 다른 렌즈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봅니다. 그들 구식민제국 세력이 다시 서방 동맹의 구성원으로 재편성되는 것을 봅니다. 대부분의 경우 유럽 연합과 NATO의 회원국 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이들 동맹(구식민제국)들이 러시아를 제재한 국가들로 구성됩니다. 대조적으로 식민대상이었던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과 중동,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거의 모든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기피하면서 러시아 및 서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서구의 식민정책을 경험했던 과거사를 해소하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서구에서는 거의 잊고 있었던 트라우마를 기억하기 때문일까요?

넬슨 만델라는 남아공인들이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타도하도록 고무시킨 것은 도덕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소련의 지원이었다고 자주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의 러시아를 여전히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여전히 호의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이 전후에 독립을 이룬 후, 제한된 자원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지원한 것은 소련이었습니다. 1971년에 완공된 이집트의 아스완 댐은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Hydro Project Institute가 설계했으며 대부분 소련이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새로 독립한 인도의 첫 번째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인 Bhilai 철강 공장 역시 1959년 소련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가나, 말리, 수단, 앙골라, 베냉, 에티오피아, 우간다, 모잠비크 등 다른 국가들도 구 소련이 제공한 정치적, 경제적 지원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2023년 2월18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 연합 정상회의에서 오동고 우간다 외무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과거의 식민 제국들이 우리를 식민지화하지 않은 러시아의 적이 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게 공정한가요? 우리를 위해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들의 적은 그들의 적일 뿐이며, 우리의 친구는 우리의 친구일 뿐입니다.”

옳든 그르든 오늘날의 러시아를 남반구의 많은 국가들은 구 소련의 이데올로기적 후계자로 간주합니다. 그들은 소련의 도움을 고맙게 기억하면서 이제 러시아를 독특하고 종종 호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를 두고 그들을 탓할 수 있을까요?

  1. 남반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 세계의 미래보다는 단지 유럽의 문제로 바라 봅니다.

냉전의 역사는 개발도상국들에게 강대국 분쟁에 휘말리는 것은 막대한 위험을 수반하지만 보상은 거의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우크라이나 대리전쟁을 전 세계의 미래보다 단지 유럽 안보의 미래에 관한 것으로 바라 봅니다. 남반구의 관점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비용 발생에 주의를 돌리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 식품 가격 상승, 부채상환 비용 증가, 인플레이션 증가 등이 포함되며, 따라서 이들에겐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가 발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급증한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최대 1억 4천만 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에너지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공급망과 궁극적으로 식품 및 기타 필수품을 포함한 소비자 품목에 대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서구보다 개발도상국에 훨씬 크고 광범한 피해를 줍니다.

서부는 “필요한 만큼” 전쟁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할 재정 자원과 자본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물론 그들은 유럽 안보의 미래에 대하여 깊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남반부는 이와 같은 사치를 누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유럽의 미래 안보를 위한 전쟁은 전 세계의 안보를 황폐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반구는 2021년 12월 러시아가 유럽에 대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수정안보 조약을 제안했지만 서구가 거부하여 협상의 기회를 놓친 것과 지금도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협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2022년 4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평화 협상도 부분적으로 러시아를 “약화”하기 위해 서방(역자: 미국과 영국)에 의해 거부되었습니다.

  1. 세계경제는 더 이상 미국이 지배하거나 서구가 주도하지 않는다는 사실:

글로벌 사우스에는 이제 다른 옵션이 있습니다. 남반구의 여러 국가는 더 이상 서구의 영향권에 있지 않은 국가들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것으로 점차 인식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런 견해가 과연 변화하는 힘의 균형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반영하는지 아니면 희망사항을 반영하는지 여부는 경험적인 질문이므로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실제 생산량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1년 21%에서 2021년 15%로 감소한 반면, 중국의 비중은 같은 기간 4%에서 19%로 증가했습니다. 중국은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구매력 기준 GDP는 이미 미국을 능가합니다. BRICS(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2021년 총 GDP는 42조 달러로 미국이 주도하는 G7의 41조 달러와 비교됩니다. 이들의 인구는 32억 명으로 G7 국가 전체 인구 7억 명보다 4.5배 이상 많습니다.

이들 BRICS는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지도, 상대방에게 무기를 공급하지도 않습니다. 러시아는 남반구를 위한 에너지와 곡물의 최대 공급국 중 하나인 반면,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자금 조달 및 인프라 프로젝트의 주요 공급업체로 남아 있습니다. 금융, 식량, 에너지 및 인프라와 관련하여 남반구는 서방보다 중국과 러시아에 더 의존해야 합니다. Global South는 또한 상해협력기구의 회원으로 확대되고 있고, BRICS에 가입하기를 원하는 많은 국가가 있으며, 현재 일부 국가들(약 40개국)은 달러, 유로를 배제한 채 제3국의 통화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탈산업화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전쟁 전에는 상황이 분명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서구의 경제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1.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신뢰를 잃고 쇠퇴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규칙기반 국제 질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자유주의의 보루이지만, 남반구의 많은 국가들은 이를 서방이 제멋대로 구상하고 일방적으로 다른 국가에 강요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비서구 국가들이 이러한 질서와 명령에 합의하여 서명한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남반부 국가들은 규칙기반 질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구가 일방적으로 정한 규칙의 현재 내용에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일방적으로 정한 규칙기반 국제질서가 서구에 제대로 적용되는가요?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남반구의 많은 사람들은 서구가 규칙을 따르는 데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한 길로 가는 것으로 지켜 보았습니다. 몇몇 국가들은 대부분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의 승인 없이 마음대로 침략당했습니다. 여기에는 구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시리아가 포함됩니다. 그 나라들은 누가 합의한(결정한) “규칙”에 따라 공격을 받거나 황폐화되었으며, 그러한 전쟁이 도발되었던가요?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적 도청을 고발한 Julian Assange는 감옥에서 늙어가고 있으며 Ed Snowden은 유사한 행동의 배후에 있는 진실을 폭로할 용기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서방이 40개국 이상에 가한 제재는 상당한 어려움과 고통을 안겨줍니다. 어떤 국제법 또는 “규칙에 기반한 질서”에 따라 서방이 경제력을 사용하여 이러한 제재를 가했습니까? 굶주림과 기근에 직면한 아프가니스탄의 자산이 왜 여전히 서방 은행에 동결되어 있습니까?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생존수준에 살고 있는 동안 베네수엘라의 금은 여전히 영국에서 담보물로 잡혀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세이모어 허쉬 기자의 폭로가 사실(역자: 99% 진실)이라면 서구는 어떤 ‘규칙 기반 질서’에 따라 Nord Stream 파이프라인을 파괴했습니까?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구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보다 다극적인 세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국제적 차이를 더욱 분명하게 만들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자신의 역사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새로운 경제흐름 때문에 남반구는 다극 세계를 바람직한 결과로 보고 있으며, 그러한 세계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더욱 잘 전달될 것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에 다음과 같은 말로 아메리칸 대학 연설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약한 국가들이 안전하고 강한 국가들이 정의로운 세계의 평화를 건설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도전에 무기력하거나 이의 성공에 대하여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자신감 있고 두려움 없이 우리는 평화의 전략을 향해 나가야 합니다.”

그가 평화의 전략을 선언한 것은 1963년 인류 앞에 놓인 도전이었고 오늘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도전에 직면하여 있습니다. 이제 남반구를 포함하여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인류 모두가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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