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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백년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1. The TOMORROW

2021년이 저뭅니다. 21세기도 벌써 20년이나 흘렀습니다. 22세기가 고작 80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921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백년을 돌아봅니다. 지난 천년의 역사를 능가하는 압축적인 변화가 일어난 격동의 백년이었습니다. 다음 백년은 그 변화의 속도와 범위가 지구의 안과 밖으로 더욱 심대할 것입니다. 새로운 천년의 첫 번째 백년, 그 21세기의 1/5을 지나는 시점에 다른백년 2.0, <The TOMORROW>가 출항합니다. 이래경 초대 이사장을 이어서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병한입니다.

The TOMORROW는 도래해야 할 미래의 생명문명을 으뜸의 화두로 내세웁니다. 바이올로지와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새로운 에콜로지를 천착합니다. 인간 이전의 생물은 물론이요 인간 이후의 사물까지도 아울러 만인과 만물이 공진화하는 공생자 행성을 탐구합니다. 명실상부 ‘다른백년’이라는 원대한 포부에 걸맞는 신문명 담론의 최전선이고 싶습니다.

다른백년은 2016년에 출범했습니다. 촛불항쟁이 타올랐던 바로 그해입니다. 부디 촛불혁명이 정권교체에 그치지 않기를 소망했습니다. 민주화세대의 권력탈환에 머물지 않기를 희구했습니다. 산업화의 공으로 이만큼 먹고 살게 되었고, 민주화의 덕으로 이만큼 말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1987년 이래 양 진영의 공/수 교대를 넘어서는 시대의 교체와 문명의 대전환을 표방했던 것입니다. 그간 시민의회와 양국체제, 생태문명 등 새로운 백년의 포석을 다지는 담론 개발과 확산에 주력해 왔습니다.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노라 자부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아쉬움 또한 적지 않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촛불의 여망으로 탄생한 정권이 끝물에 들었습니다. 혁명 정부로 시작했건만 흡족한 평가를 내리기 쉽지가 않습니다. 적폐청산의 깃발은 ‘내로남불’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너와 나를 날카롭게 가르고 아군과 적군의 적대를 동원의 동력으로 삼는 20세기형 정치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여야와 보혁과 남녀와 노소와 상하와 좌우를 막론하고 곳곳에서 혐오와 증오의 독기가 온통 가득합니다. 나라는 더 부강해졌다고 하는데, 과연 나와 우리는 더 건강해졌는가 통렬하게 자문해보게 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21세기 하고도 다섯 번째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건만, 다른백년에 값하는 큰 담론이 등장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정치세력의 실력을 탓할 수만도 없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민주화세대의 담론 생산력이 고갈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진보의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진부한 진보가 새 길을 열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1세기가 어떠한 백년이 될 것인지에 대한 방향 감각이 도통 부재합니다. 미래를 보는 안목은 부족하고, 미래를 만드는 역량은 부실합니다. 세계에 대한 감각은 부박하고, 시장에 대한 감각은 둔탁합니다. 역설적으로 40대 최고경영자부터 30대 임원까지 시대교체를 선도하는 쪽은 물질문명의 최전선인 주요 기업들입니다. 대학부터 언론이나 종교까지 말과 글을 생산하는 정신문명의 보루들은 정체되고 적체되어 있습니다. 이 부조화를 타개할 수 있는 전위가 갈급한 시점입니다. 다른백년이 솔선수범 환골탈태하여 2.0으로의 진화를 꾀하는 연유라 하겠습니다.

 

2. 뉴노멀 : 다른백년의 4대 대세

도처에서 전환이라는 말이 요란합니다. 산업문명의 폐해가 여실하니 그 이전의 과거를 낭만적으로 소급하는 쪽도 전환이라 말하고, MBN(메타버스, 블록체인, NFT)를 내세우며 디지털문명으로의 질주를 표방하는 쪽도 전환이라 말합니다. 그 어느 쪽도 우리가 어떠한 역사적 국면을 통과하고 있는가, 그 시중(時中)을 적확하게 꿰뚫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두텁게 흐릅니다. 겹겹의 역사적 시간대가 현재를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The TOMORROW는 그 중층적 역사 감각을 예리하게 벼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저는 앞으로 80년 동안 경험하게 될 뉴노멀, 21세기의 대세를 크게 넷으로 정리합니다.

첫째, Post-West입니다. 200년 단위의 전환입니다. 1840년 아편전쟁 이래 동/서의 역학관계가 뒤집힙니다. 미국과 유럽의 점유는 갈수록 줄어들 것입니다. 중국과 아세안과 인도와 이슬람의 비중은 나날이 늘어날 것입니다. 동/서와 신/구가 반전하는 것입니다. 그 동서와 신구의 대반전을 주밀하게 관찰하여 백년의 대계를 새로이 새워야 하겠습니다. 그 200년의 대전환이 가장 날카롭게 교차하고 교착하는 장소는 다시금 한반도일 것입니다. 지난백년 농업문명에서 산업문명으로의 이행기, 청일전쟁/러일전쟁부터 한국전쟁까지 파국의 연쇄를 경험했습니다. 산업문명에서 디지털문명으로의 이행기, 재차 미/중 패권경쟁의 한복판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전쟁 없는 문명 이행의 실험장으로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어떻게 건설하고 경영할 것인가를 숙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미가 협력할 수 있는 혈로를 남/북이 선도하여 뚫어내야 합니다.

둘째가 Post-Nature입니다. 10,000년 단위의 전환입니다. 농업문명이 가능했던 지구사의 예외적인 기후상태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동방의 현자 노자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 일컬었고, 서방의 사상가 루소가 ‘자연으로 돌아가라’ 일갈했던 1만 2천년의 홀로세가 저물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지질학적 시간대의 대전환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오래된 미래’로 상징되는 과거로의 회귀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근간입니다. 천지불인(天地不仁), 기후는 늘 인류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항상적인 기후 변동에 탄력적으로 적응해갈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건설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집과 도시와 국가와 문명 자체가 생물학적인, 유기적이고도 유동적인 속성을 띄어갈 것입니다. DNA부터 DATA까지, 기후와 기술이 공진화하는 신생물학적 창발이 요청됩니다.

셋째가 Post-Human입니다. 20만년/200만년 단위의 전환이라 하겠습니다. 슬기로운 사람, 사피엔스의 시대가 끝나갑니다. 포스트휴먼, 트랜스휴먼 등 우리가 다른 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예지적으로 설파하는 담론들이 분출합니다. 사물(things)에서 활물(living things->beings)로 진화한 기술이 인간의 몸과 마음 깊숙이 개입해 들어옵니다. 인간의 몸은 생물과 활물이 연결되는 플랫폼이 되고, 인간의 마음은 자연과 기술의 네트워크로 작동하는 OS(운영체계)가 될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하늘과 땅 사이를 연결했던 ‘인간’(人間)이라는 말은 이제 생물과 활물을 잇는 노드이자 지구의 안과 밖을 엮는 허브로 접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 새로운 인간들이 ‘메타어스’라는 지구보다 더 큰 지구를 만들어가고, ‘메타버스’라는 우주보다 더 큰 우주를 창출해 갑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넷째가 Post-Earth입니다. 46억년/137억년 단위의 대전환입니다. 지구라는 예외적인 행성의 고유한 현상이었던 생명과 생각이 우주로 확산되는 여명기입니다. 2021년은 우주여행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비행기의 발명부터 배낭여행과 저가항공의 등장까지 채 백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술의 진화 속도는 갈수록 가팔라지는 바, 우주시대의 개막 또한 불가피한 미래일 것입니다. 지구 안에서의 생명의 대전환, 물에서 뭍으로의 대도약에 견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물과 뭍을 잇는 각별한 종이 양서류였습니다. 어류와 인류 사이에 양서류가 있었습니다. 이제 인류가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특별난 종이 되고 있습니다. 사피엔스 이후의 인류가 다행성으로 진출하는 우주적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빅뱅(BIG BANG)으로 시작된 우주의 산물인 인간에서 인간이 산출하는 우주로의 딥뱅(DEEP BANG)으로 전변하고 있습니다. 백년 후, 2121년에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이 글을 읽고 있을지 모릅니다.

즉 다른백년의 4대 메가 트렌드(大勢)는 “Post-West”, “Post-Nature”, “Post-Human”, “Post-Earth”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천지인(天地人)이 모두 뒤바뀌는 각별한 시대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각변동을 넘어서는 천각변동입니다. 그야말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21세기에 대한 남다른 ‘기획된 창조력’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물질세계(유니버스)와 실질세계(메타버스)의 다중우주(멀티버스)를 자유자재하면서 생물과 활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인(無窮我)들이 집합적으로 등장해야 하겠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20세기와는 판이할 21세기, 22세기를 열어가는 다른백년의 활로도 활짝 열리게 될 것입니다.

 

3. DEEP BANG

11월부터 신진 이사진들이 합류하고 있습니다. 40대 이사장에 3/40대 이사진으로 진용을 갖추어 갑니다. 생명문명을 견인할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생활과 새로운 생산의 융합을 도모해 가려 합니다. 생각하는 사람들(Thinkers)과 생활하는 사람들(Activists)과 생산하는 사람들(Entrepreneurs)이 공진화하는 창발의 허브가 되고자 합니다. 생명-생각-생활-생산의 선순환을 꾀합니다.

12월부터 신진 필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30대 필진을 전면에 배치하려고 합니다. 월별로는 포럼을 개최하여 다른백년의 최전선에 서 있는 분들을 만나고, 분기별로는 독자적인 교육 사업도 진행할 것입니다. 연례행사로는 The TOMORROW의 정체성을 상징할 수 있는 전위적인 서밋도 준비 중입니다. 이 모든 것을 디지털 공간에 구현하는 홈페이지도 재구축할 것입니다. 포럼과 아카데미 등 다른백년의 창발을 촉발할 수 있는 독자적인 오프라인 공간도 마련하려고 합니다. 2022년 상반기에는 온-오프를 아울러 The TOMORROW의 일신된 면모를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1년, 대한민국은 명실 공히 ‘선진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물론이요 문화적으로도 ‘K’의 위상이 대단합니다. 이제 선진국에 걸맞게 사상과 담론 역시도 인류가 도달한 최전선에 자리해야 하겠습니다. 산업문명의 지식체계인 사회과학과 농업문명의 지식체제인 인문학에 안주하지 말아야 합니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장착하고 K-사상의 정수인 동학까지 겸장하여 미래형 생명문명 창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경천/경인/경물이라 읊으셨던 동학의 삼경사상을 유니버스와 메타버스, 생물과 활물을 잇는 지구 안팎의 생명문명 건설의 헌장으로 삼아도 모자람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에도 낙관하는 편입니다. 하기에 과거를 연구하기보다는 미래를 탐구합니다. 과거를 검색하기보다는 미래를 탐색하고 싶습니다. 과거를 경험하기보다는 미래를 탐험합니다. 탐구와 탐색과 탐험으로 미래를 개척하고 기획하고 싶습니다. 그 미래문명을 탐사하는 새 연재 <이병한의 미래견문 : PROTOPIA>를 시작합니다.

이병한

20대는 사회과학도였다. 서방을 선망했고, 새로운 이론의 습득에 골몰했다. 30대는 역사학자였다. 동방을 천착하고, 오랜 문명의 유산을 되새겼다. 자연스레 동/서의 회통과 고/금의 융합을 골똘히 고민했다. 그 소산으로 1000일 『유라시아 견문』을 마무리 짓고 40대를 맞이했다. 개벽학자이자 지구학자이며 미래학자를 지향한다. 개벽학은 동학 창도 이래, 이 땅의 자각적 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뜻이다. 동녘의 오래된 유학과 서편의 새로운 서학이 합류한 문명의 융합을 거대한 뿌리로 삼는다. 그러함에도 한국학, 한 나라에 한정되지 않는다. 북구부터 남미까지, 인도양부터 시베리아까지, 지구적 규모로 정보를 수집하고, 지구적 단위로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특히 인간이 창조한 인공의 세계, 인공지구와 인공생명과 인공지능의 도래를 주시한다. 인간 이전의 자연적 진화는 물론이요, 인간 이후의 자율적 진화에, 인간만의 자각적 진화를 두루 아울러야, 지구의 진화에 일조할 수 있는 미래학자의 자격이 갖추어진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공진화,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공진화, 생물과 활물과 인간의 공진화, 생명과 기술과 의식의 공진화, 만인과 만물과 만사의 공진화, 개벽학과 지구학과 미래학의 공진화, 이 모든 것을 아울러 깊은 미래(DEEP FUTURE)를 탐구하는 깊은 사람(Deep Self), 무궁아(無窮我)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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